실은 아무도 정답이 무엇인지 모른다. 

만일 모든 돈벌이가 취업에 해당된다면 나는 이미 한동안 취업 했다고 보아야 될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랜서와 취업은 상대적인 개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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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는 귀인이 참으로 많다.

하지만 나는 귀인의 힘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라고 점집에서 말한다.

실제로 나는 나를 향하는 도움의 손길을 마다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과 같은 흐름에 있지 않은 제안들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뿐이다.

취업마저도 예술적 태도로 소화해버리니 나라는 인간은 참으로(사촌 언니의 말을 빌리자면):

아직 사회에 덜 치였구나.

덜 치였으면 더 치루겠다는 사람이 

바로 나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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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튜브 채널 "로꼬와 샤오모"의 애청자다. 

사람들이 묻는다. "박사가 돼도 저 사이비 지식을 전파하는 유튜버의 말을 믿는단 말인가?"

나는 말한다. "그럼 예술이 당신이 일컫는 과학을 믿어야만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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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 이 채널에서 업로드된 주제는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였다. 이 내용은 양자역학을 전공한 타사카 히로시(田坂志) 박사의 저서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를 근거하여 제작되었다. 원전을 읽지 않는 나로서 책에 대해서 뭐라할 수는 없지만 그냥 로꼬가 말하는 내용에서 흥미로운 부분들이 있어서 끄적여본다.

히로시는 사후의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로꼬가 해석한 히로시의 논리는 이러하다.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것을 보면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이 잠재적으로 존재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임사체험(한번 죽다 살아난 사람들이 기술한 체험들)에서 이러한 증언을 많이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애초에 과학적이지 않은 기술(记述)은 흔히 잘못된 것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과학으로 증명할 수 없는 것은 잘못된 것과는 다른 것이다. 

히로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과학과 거리가먼 종교에 믿음을 갖지 않았었다. 하지만 양자역학을 접하면서부터 그는 종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로꼬는 웃으개 소리로 과학자들이 나이들면 죄다 신학을 믿게 된다고 말한다. 그 이유에 대해 그의 아내인 샤오모는 그들도 죽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받아친다.

로꼬는 히로시의 이 책을 한 과학자가 죽음에 대한 과학적인 해석의 시도라고 보았다. 히로시에 의하면 사람들의 육체는 죽을 수도 있겠지만 정신, 사상, 의식에는 죽음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모든 정신과 의식은 영속적으로 존재할 것이며 그 저장소의 위치가 바로 “제로 포인트 필드(Zero Point Field)”라는 곳이다.

(왜 자꾸 주제가 산으로 가니?)

그럼 제로 포인트 필드가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진공 속엔 열 또는 에너지 그 어떤것도 없다는 것이 전통 과학의 정설이다. 하지만 현재 양자진공의 해석은 이와 다르다. 절대 진공에도 어떠한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에너지가 바로 "제로 에너지"다.이 에너지는 그 어떤 물질에도 의거하지 않을 수 있으며 단지 공간에 의해 존재한다. 따라서 공간이 존재하는 우주 곳곳에 이 에너지가 채워져 있다. 로꼬는 이것이 가설이 아니라 카시미르 효화를 증명하는 실험에서 이미 증명되었다고 말한다.

(이름이 요란한데 무튼 그렇단다.)

전기다마(전구) 만한 부피의 제로에너지는 온 지구의 바다를 증발 시킬 수 있는 잠재에너지를 갖고 있다.(여기서부터 그냥 이해를 포기하고 이야기로 들었다) 진공을 볼 때 정지된 것처럼 느끼는 것은 정말 아무것도 없어서가 아니라 플러스와 마이너스 양극의 에너지가 상쇄되어 정지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진공에는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논리인것 같다.)

312-1, 2021우주 전체가 하나의 제로 포인트 필드(이하 제로 필드로 대체)이며 우주의 필드 속에는 우리의 모든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다. 종교에서는 이 장소를 아카식 레코드(akashic records)라고 부른다. 

따라서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가 서서히 드러난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옥에 대한 묘사는 대다수 육신적인의 고통이다. 인간이 죽으면 육신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지옥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 지옥에 대한 묘사에서는 정신적인 고통이 많지 않다. 따라서 지옥의 체험은 우리 모두가 하고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지옥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어디까지가 로꼬의 해석이고 어디까지가 히로시의 이론인지 구분이 잘 안된다. 그런데 책을 좋아하지 않은 일인이라 확인할 의욕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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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제부터 시작인데 서두가 너무 길었다. 세계의 모든 물질이 파동이라면 정신은 소위 물질이 아니라 역시 파동, 즉 정보이다. 따라서 우리도 사후에 정보의 형태로 남겨진다. (베르그손의 물질 개념은 여기서 오히려 후자-정보에 가깝다.)

여기서 내가 오늘의 글에서 언급하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 드러난다. 정보는 2차원적 이미지도 문자도 데이터나 코드의 형식도 아니며 무형의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홀로그램의 형식으로 저장되는 것이다.(立投影,全息投影과 유사) 왜냐하면 2차원의 데이터로 3차원적 메시지를 저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로 필드의 모든 메시지는 삼차원적인 것이다.

그러니까 저 위에서 부터 다시 잇자면, 우리가 죽은 다음 그 정신이라는 것이 제로 필드에 저장되는데 그것은 홀로그램의 형식으로 저장 된다는 것이다. 

그 다음 로꼬는 이에 대한 깨달음을 덧붙인다. 우리의 좌측 뇌는 언어와 논리(0,1논리)를 기억하고 식별하지만 우측 뇌는 형상, 영상, 상상과 같은 메시지를 처리하게 된다. 후자는 입체적인 메시지다. 즉 좌뇌 보다 한차원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측 뇌가 아카식 레코드 또는 제로 포인트 필드에 접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차원은 언어로 묘사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메시지가 제로 필드에 삼차원적 형식으로 저장되고 있다. 하지만 제로 포인트 필드 속에는 유독 우리의 미래와 관련된 메시지만 확정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여기에 미래에 관한 모든 가능성(평행우주)이 저장 되어 있기에 우리의 미래가 도대체 어느 우주에서 어떤 방식으로 펼쳐 나아갈지 불확실 해지는 것이다.(즉 미래의 불확정성이 우리가 평행우주를 넘나 들 수 있다는 반증.) 

Concept-Image(Potenzieren), 2021

이에 샤오모는 묻는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우리 자신의 미래가 담겨있는 우주를 찾을 수 있는 것일까?(이것은 마지막 쯤에 답이 나온다.)

로꼬는 제로 포인트 필드에 저장된 모든 것은 사실 기록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기록은 2차원적인 것이지만 기억은 3차원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동물이 주로 우뇌를 사용하는 것 또한 논리와 사유 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아서이다. 하지만 우뇌를 사용할 때에만 제로필드에 더욱 더 가까워 질 수 있다. 조현병 환자 또한 아주 큰 확률로 제로필드의 메시지(삼차원 환영)를 접했을 수가 있는데 그는 논리적으로 설명할 능력이 결핍되어 때론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제로필드에서는 과거의 메시지만 소환할 수 있다. 왜냐하면 산 사람에 대한 메시지는 제로필드에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1인칭의 시점으로 소환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에 관한 과거의 메시지는 1인칭 즉 자아로 소환될 수 있지만 미래의 메시지는 의 기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지니게 된다.(묘하다 묘해. 어쩜 나의 <이인칭 자리> 온라인 전시와 이리도 일맥상통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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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샤오모의 질문으로 돌아와 우리는 어떻게 제로 필드에서 자신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일까? 초능력을 제외하고는 꿈, 최면, 명상이 제로 필드에 가장 근접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결국은 “믿음”이다. 꿈, 최면 또는 명상의 상태에 진입되면 우리는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을 거의 의심하지 않게 된다. 이때 우리에게 펼쳐지는 것은 특정한 미래가 아니라 제로필드 속에 있는 메시지 파편들이다. 실제로 미래의 모든 층위들도 제로필드에 저장되어 있다면 우리는 믿음으로 원하는 삶의 양태를 끌어당길 수도 있다. 꿈이 진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인들에게 이러한 경우들은 운이 좋다로만 받아들이게 된다. 히로시의 가설을 따른다면 실제로 좋은 운은 한 사람이 아카식 레코드(제로 필드)에 연결되는 능력의 상징이기도 하다.(요즘 명상을 좀 해보아야 하나?ㅎㅎ)

Concept-Image(Self-Limitation), 2021히로시는 말한다. 이 세상에 공부잘하는 사람 또는 천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위인의 성공은 그들의 총명한 두되에서 연유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제로 필드-아카식 레코드에 연결 될수 있는 능력이 높을 뿐이다. 다시 말해 그들은 영적으로 깨어있거나 오성이 발달된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천재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히로시에게 영감 또는 창의력 또한 이 사람의 재능과 연관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제로 필드에 연결할 수 있는 능력에 달린 것으로 본다. 재능과 창의력은 우리 의식의 소유가 아니라 제로필드에 귀속된다. 따라서 사람들은 이 제로필드에서 영감을 얻기 위해, 즉 우뇌로 사유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게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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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것이 나의 취업과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취업과는 관련되지 않지만 취업마저도 예술적 태도로 소화해버리는 나의 행위와 연관되어 있는 듯 하다.

아무리 과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도 이러한 내용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을 해완던 분들에겐 이 내용은 적어도 삶에 양분을 공급해줄 수 있는 하나의 가능한 계시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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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ean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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