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네덜란드 총리부부의 안락사를 보며


밥 먹는 시간을 빼고 하루종일 드러누워있으니 하는 짓이라곤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일뿐이다. 그러다가 보게 된 네덜란드 전 총리부부의 안락사 뉴스. 70년을 함께 해로한 ,함께 불치병에 걸린 부부한텐 어쩌면 생을 가장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덜컥 겁이 났다.

내 또래의 사람들이 운신을 못할 나이가 되면 적어도 아시아 국가 중 하나라도 안락사가 합법화 되어 있을까? 

진행상황을 보면 그리 난관적이지 않다.

내가 비혼을 택한 이유 중 하나에는 이것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내가 건강하게 움직일수 있을때까지 살다가 안 좋은 병에라도 걸리면 안락사를 선택해서 깔끔하게 가리라.

네덜란드나 스위스 같은 일부 북미국가들에선 심신의 돌이킬수 없는 파괴,즉 암과 같은 불치병이나 정신질환(캐나다에서 우울증과 PTSD에 안락사 허용)에 한해 안락사를 합법화 하고있다.

그에 반해 아시아국가 중에선 일본이나 한국 정도가 겨우 연명치료중단을 허용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다.그마저도 윤리와 법제도의 미성숙 등으로 의료진을 고소하는 등 후유증이 뒤따르고 있다.

고작 감기증상 갖고 엄살이 심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1인가구한테는 언제고 닥칠 문제다.(내 짝이 있어도 나중에 남겨진 사람들은 겪어야 된다.)

그리고 설에 모인 친척들 입을 통해 내 또래의 비혼주의자들은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고있다는것도 알았다.(사촌언니 단위 사람들이 사내에서 서로 어울릴것 같은 싱글 남녀한테 소개팅을 주선했다가 미팅장소에서 둘이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고 나중에 주선자들을 째려봤다나 어쨌다나ㅋㅋ)

안락사가 합법화 안되면 운신이 힘든 상태에서 생명을 유지하는데는 많은 비용이 든다.

자식이 없거나 식물인 수준의 중풍에 걸린 사람은 시설에서 잘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간병인을 쓰면 연변기준 한달에 만원정도 든다고 한다.  약값,의료기기 등 기타 병원비도 포함하면 그 비용은 훨씬 늘어난다. 

또 누구는 자기 부모가 ICU에 10흘동안 입원해 있었는데 의료보험 적용하고도 병원비가 16만원이 들었갔다고 했다.

높은 의료보험 공제률이 적용되는 고위공무원이나 부자가 아닌 이상 3000원 정도가 평균인 본인의 퇴직금으로는 감당 불가능한 액수라는 얘기다. 자식이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조금 나을수 있다. 그러나 언젠가 직장 동료가 만약 자기 부모가 그 상황일때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간병할수는 없지 않겠냐고, 부모님은 돌아가셔도 나는 계속 살아야 되는데?'라고 반문할때 꼭 그렇지 않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들이 비혼주의 자식들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도 '아플때 물이라도 떠줄 사람이 없다.'는 거다. 사회보장체계가 미비한 중국같은 환경에서는 더더욱.

하루빨리 아시아에서도 안락사가 합법화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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