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전 이 맘때 쯤 사직을 하겠다는 마음을 굳게 먹고, 사직에 대한 의사를 상사에게 말했다. 상사 뿐만 아니라 주변 대부분 지인들이 반대했다. 사직은 미친 짓이라고… 공부해 봤자 또 어디 취직이나하겠냐고… 그래봤자 다 그냥 그렇다… 시집이나 가라… 때를 놓지면 니 못간다… 등. 다 맞는 말이고 나를 위한 말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직을 했다. 일을 마무리하고 이틀 뒤 바로 한국으로 떠났다. 주변 지인들과 인사할 틈도 없었고, 인사할 맥도 없었다. 걱정하는 눈 빛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피한것도 있다. 스스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내린 결정이기에 수십번 수백번을 다짐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직 전 꽤 오래 동안 실면증에 시달렸었다. 눈을 뜨면 항상 새벽이었고, 컴컴한 터널을 걸어가는데 방향을 잃은것 같았다. 그리고 맥 빠진 이 몸을 끌고 서울에 도착했을땐 더욱 더 큰 우울감과 끝없는 잠에 시달렸었다.  

금방 졸업하고 취직을 위해 고향에 갔을땐 2-3년 정도 시간을 잡고 좀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선택하고 싶다며 여유를 부렸다. 20대 중반의 나는 꿈이 너무 컸다. 실패 하고 싶지 않았다. 유학을 한 탓인지, 중국의 취업 현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졸업했다. 심지어 졸업하고도 1년 정도 쉬고 싶다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중국 취업 현황에 应届生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무지했다. 하지만 운 좋게 나는 졸업한지 4개월 만에 취업에 성공했고, 일을 시작한지 1년 반 쯤 되었을땐 코로나가 터지면서, 약 3년간 코로나 시기인데 다른 곳에 떠나기가 두려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멈춰 있음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커져갔고, 결혼이라는 울타리는 더욱 더 거부하게 된것 같다. 

6년 전 중국에서 취직하고 싶다고 했을때, 나에게 '가지말라고'말해준 사람이 생각난다. 그리고 다시 공부하러 한국에 가고 싶다고 고민 여쭸을때도 ' 인생에는 정답이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면 된다. '고 말해주었다. 장학금 지원을 받는다고 말했을 때에도 나보다 더 기뻐 해주며 '장학금은 돈 문제가 아니라 영예다.'라고 콕 짚어 인정 해주었던 순간도 다시 기억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는 20대의 나는 큰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았기에, 공주같은 꿈과 허상이 너무 컸다. 그리고 취직해서 노력하면 당연히 승승장구 하고, 당연히 결혼하고 아이 낳고 살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6년뒤 나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나라는 사람은 변했다. 이젠 사람과 사람의 진실된 만남의 소중함을 알고, 꿈과 희망을 마음에 품고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도 알고, 현실과 꿈 사이에서 부모님을 조금 더 챙길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이 것이 5년 동안 일을 하면서 나에게 준 가장 큰 성장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내가 가야할 길은 더욱 더 캄캄하고 긴 터널일 것이니, 가는 길에 주변에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다. 함께 정답이 없는 인생의 윤곽을 그려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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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H

예술과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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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래 꿈이 현실로 될 때 기쁨은 한 순간, 그 후 막막함으로 채워지죠. 그게 꿈의 대가죠. 하지만 잘 버티고 견뎌낸다면 아마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성장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박사과정의 난점은 학문적 체계를 수립하는 일도 있겠지만 그 학문을 담아 낼 수 있는 지적 인식적 인간적 수련도 병행해야 된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잘 해내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끊임없이 출구를 찾아보자구요!

  2.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닐수도 있으니 그 “캄캄하고 긴 터널”, 횃불(Torch)을 들고 들어가길, 가면서 터널 벽에 혹시라도 있을 멋지고 유닉한 뷰도 감상하고, 가끔 낙서도 하면서 나만의 흔적을 남기고… 하다보면 어느샌가 벌써 EXIT의 빛이 보여서 나가기 아쉬울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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