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일기(제5편)

교수님들도 내가 버거웠을까?


이번 달엔 피곤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그리고 더욱 피곤해 질 것만 같은 다음 달이 두려워 진다

그러한 두려움 속에서 어느덧 나의 페이스를 찾게 되었다

박사 과정을 끝마치고 귀국하여 8개월 동안 정신없이 중국 곳곳을 돌아다니다 연말 상하이의 작은 대학으로부터 면접 합격 소식을 받게 되었다.

취업의 기쁨도 느끼지 못한 채 나는 곧바로 배워 본 적도 없는 디자인 전공의 실기수업을 준비해야 했다.이렇게 나의 첫 번째 대학 수업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걷고 있는 것 마냥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으며 한걸음씩 나아가야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놓인 이 공간의 앞과 뒤, 양쪽과 밑 위를 파악할 여력도 마음가짐도 없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서 방학이 되니 이런 저런 병들로 인해 병원살이를 하게 되었다.

이토록 허무하게 방학을 보내고 나서 또 다시 새학기가 시작 되었다. 이번 학기야말로 신입생들이 입학하는 첫 학기였던 것이다. 그제야 나도 취직한 사실을 실감 했는지 간만에 설레였다.

비록 이미 한 학기 수강 트레이닝을 겪어 봤지만 이번 학기에는 또 다른 수업들을 맡아야 했기에 수업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이 남고 가끔은 싱숭생숭 한 마음이 들게 된다.

사실 나는 아직까지도 모든 학생들이 버겁게 느꺼진다. 

그리고 나는 나의 지도교수님들을 떠올리게 된다. 

교수님들도 내가 버거웠을까? 

내가 대학을 다녔을 때에는 전공 했던 분야에 대해 열정이넘쳤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유익한 정보들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 또한 교수님들과 거리낌 없이 대화를 하며 정말 많은 질문과 자기 주장들을 떵떵거리며서 펼쳐냈었다. 

내가 선생이 되고 나니 질문이 없는 학생들이 너무나도 고마운 것이다. 

자기 주장은 커녕 제발 아무도 연락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교수님들은 나를 어떻게 감당하셨던 걸까? 

교수님은 어떻게 그토록 예리하게 나의 모든 질문들에 대해 현명한 대안을 내어 주셨던 것일까?

그것은 얼마나 많은 학식과 지혜 그리고 포용력을 바탕으로 하여야 그 수 많은 학생들의 걷잡을 수 없는 생각들을 대처하고 나아가 새로운 시사점까지 제시 해줄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은 어떻게 학생에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학생들보다 더욱 앞서서 학생이 스스로 질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섰던 것일까?

그들은 어떻게 몇십년 동안 한결같이 배움에 목말라 있으며 자신의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학자로 잘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선생이 되고나서야 진정으로 그들의 학생이 되었다.

이제 나의 페이스를 찾았으니 언젠가 두려움도 가실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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