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를 읽고나니 습지소녀 카야가 생각났다. 그때 몰입했던 기억, 과몰입하여 번역까지 해보면서. 원글을 마음에 품고 읽어서 그런가, 나는 내가 번역해놓은 토막을 보면서도 웃기게도 남의 글을 읽듯이 감동이란걸 했고 지금도 꽤 그런 편이다. 언제 기회되면 한국어판에서 이 대목을 찾아봐야겠다. 

3.5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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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지인의 소개로 읽게 된 책, 모를 단어가 무더기로 나오는 생태묘사는 어려웠으나, 의외로 줄거리가 몰입이 잘 되어서 어제 오늘 조금씩 읽어나가는 중이다. 오늘 읽은 분량에서 나오던 마지막 단락이 좋아서 (여기 모를 단어가 적어서 이해가 잘 되어 그런걸지도) 바쁜 오전에 부랴부랴 오리발로 필사를 했고 저녁에도 생각이 나서 번역을 해봤다. 

주인공 카야는 가족모두가 떠난 습지에서 혼자 사는 여섯살짜리 소녀다.

“Months passed, winter easing gently into place, as southern winters do. The sun, warm as a blanket, wrapped Kya’s shoulders, coaxing her deeper into the marsh. Sometimes she heard night-sounds she didn’t know or jumped from lighting too close, but whenever she stumbled, it was the land that caught her. Until at last, at some unclaimed moment, the heart-pain seeped away like water into sand. Still there, but deep. Kya laid her hand upon the breathing, wet earth, and the marsh became her mother. ” 
            a quote from p.34, Where the Crawdads Sing by Delia Owens

“몇달이 지나갔고 겨울은 남부의 겨울철이 자주 그러듯이 슬며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태양은 포근한 담요마냥 카야의 어깨를 감싸 습지로 더욱 깊이 보듬어 안았다. 카야는 때론 알 수 없는 밤의 동정을 듣거나 바싹 다가온 번개에 소스라쳐 놀라기도 했는데, 넘어질때마다 아이를 잡아준것은 땅이였다. 종내에 어느샌가 카야 마음속의 아릿함은 물이 모래로 스며들듯이 내려앉았다. 사라진 것은 아니나, 조금 더 깊은 곳으로 가라앉은 것이다. 숨을 쉬는 축축한 땅 위에 카야는 손을 얹었고, 그렇게 습지는 카야에게 어머니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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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맡겨진 소녀”를 읽고나니, 소녀 카야 옆에 그런 어른들이 있었더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랬다면 외로움 속에 핀 꽃인 카야는 또 다른 모습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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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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