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는 다중 큐비트 시스템을 기술하는 수학적 언어인 텐서곱 과 그 위에서 작동하는 선형 연산자를 다루었다. 텐서곱 공간은 양자 얽힘(Entanglement)이라는 기묘한 현상이 서식하는 무대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양자역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규정하는 공준(Postulates) 들을 정리하고, 이 규칙들이 낳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논쟁인 EPR 역설과 벨의 정리를 살펴본다.
1. 양자역학의 공준 (The Postulates of Quantum Mechanics)
양자역학은 몇 가지 기본 가정(Postulates) 위에 세워진 체계이다. 이 가정들은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실험 결과와 일치하기 때문에 참으로 받아들여지는 법칙들이다.
공준 1: 시스템의 상태 (Postulate 1: The State of a System)
For every physical system there is a Hilbert space H that comprises the state space of the system. The state of the system at time t is represented by a unit vector ψ(t) ∈ H. Anything that is in principle knowable about the system at time t can be learned from ψ(t).
The state space of a composite quantum system is the tensor product of the state spaces of its components. If systems
모든 물리적 시스템에는 그 상태 공간을 구성하는 힐베르트 공간
또한, 여러 시스템이 결합된복합 시스템의 상태 공간은 각 구성 요소의 상태 공간들의텐서곱(Tensor Product)으로 정의된다. 각 시스템이
예시:
단일 큐비트는 2차원 힐베르트 공간에 산다. 가장 익숙한 중첩 상태인
이 벡터의 길이는
공준 2: 관측 연산자 (Postulate 2: Observable Operators)
Every physically measurable quantity (or “observable”)
에너지, 스핀, 위치 등 물리적으로 측정 가능한 모든 양
예시:
우리가 큐비트가 ‘0’인지 ‘1’인지 측정하고 싶다면, 이는 물리적으로 스핀의 Z축 성분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이에 해당하는 연산자는파울리-Z 행렬이다.
이 행렬은 에르미트 행렬(자신의 켤레전치와 같음)이며, 우리가 측정하게 될 값은 이 행렬의 고유값인
공준 3: 측정 결과 (Postulate 3: Measurement Outcomes)
The only possible result of measuring the observable
When
When
관측량
예시:
다음과 같은 큐비트 상태가 있다고 하자.
이 상태를 측정(Z기저 측정)한다고 가정해 보자.
- 관측 가능한 결과값: ‘0’ 또는 ‘1’ (고유값).
- ‘0’이 나올 확률:
의 계수인 의 제곱, 즉 (75%). - ‘1’이 나올 확률:
의 계수인 의 제곱, 즉 (25%).
확률의 합은 항상 1이 된다.
공준 4: 파동함수의 붕괴 (Postulate 4: Reduction of the Wave Packet)
If the measurement of observable
상태
예시:
공준 3의 예시에서
이제 이 큐비트를 다시 측정하면 100% 확률로 ‘1’만 나온다. 첫 번째 측정이 원래 가지고 있던 ‘0’에 대한 정보(확률 75%)를 완전히 날려버린 것이다.
공준 5: 시스템의 시간 발전 (Time Evolution of a System)
The time evolution of an isolated quantum system is described by a unitary operator over its state space. In other words, the state
측정을 하지 않는 동안, 외부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고립된 양자 시스템은유니타리 연산자(Unitary Operator)
유니타리 변환은 확률(벡터의 길이)을 보존하며, 양자 상태가 결정론적이고, 가역적으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양자 컴퓨터에서 ‘계산’을 한다는 것은 바로 이 유니타리 연산자를 큐비트에 적용하는 과정이다. 양자 컴퓨터의 모든 게이트 연산(Gate Operation)은 이 공준에 기반한다.
예시:
초기에
우리의 시스템은 초기에
여기에 시간 발전 연산자
공준 5에 따라 시간
이 결과 벡터
2. EPR 역설 (The EPR Paradox)
1935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Einstein), 보리스 포돌스키(Podolsky), 네이선 로젠(Rosen)은 현대 물리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논문인“Can Quantum-Mechanical Description of Physical Reality Be Considered Complete? (물리적 실재에 대한 양자역학적 기술은 완전한가?)” 를 발표했다. 흔히 저자들의 앞글자를 따 EPR 역설이라 불리는 이 논문은 양자역학 해석의 심장을 겨냥한 정교한 사고 실험이였다.
여기서는 데이비드 봄(David Bohm)이 스핀 시스템을 이용해 재구성한 버전으로 이 역설을 파헤쳐 보겠다.
사고 실험: 얽힌 입자 쌍의 여행
스핀이
여기서
싱글렛 상태는구면 대칭(Spherically Symmetric) 이다. 우리가 어느 방향의 스핀을 보든 두 입자 시스템은 총 스핀 0을 가진다. EPR 논증을 위해서는
이제 입자 1과 2가 상태
그리고 입자 1이 자신의 SG 자석을 먼저 통과한다고 하자.
경우 1:
만약 입자 1에 대해
- 만약 입자 1이 위로 휘어진다면, 두 입자 시스템은 상태
로 사영된다. (따라서 입자 2는 반드시 아래로 휘어질 것이다.) - 만약 입자 1이 아래로 휘어진다면, 두 입자 시스템은 상태
로 사영된다. (따라서 입자 2는 반드시 위로 휘어질 것이다.)
경우 2:
마찬가지로, 만약 입자 1에 대해
- 만약 입자 1이 왼쪽으로 휘어진다면, 두 입자 시스템은 상태
로 사영된다. - 만약 입자 1이 오른쪽으로 휘어진다면, 두 입자 시스템은 상태
로 사영된다.
따라서 싱글렛 상태
지금까지는 별로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사실, 이것은 우리가 예상하는각운동량 보존 법칙(Conservation of Angular Momentum)처럼 들린다.
아인슈타인의 반격: 국소성과 실재성
하지만 이제 (1)번 식(혹은 (2)번 식)이얽힌 상태(Entangled State) 의 예시라는 점을 고려해 보자.
비록 두 입자가 수 광년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입자 1에 대한
EPR은 그들이 묘사한 상황이 다음 두 가지 중 하나로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입자 1이 측정될 때, 그 결과가 입자 2에게순간적으로(혹은 적어도 빛보다 빠르게) “전달(Communicated)”된다. (이는 특수 상대성 이론을 위배한다.)
- 양자 이론은불완전하며, 시스템의 실제 상태에 대한 통계적인 서술만을 제공할 뿐이다. 실제 상태는 직접적으로 관측할 수는 없지만 잘 정의된 어떤숨은 변수(Hidden Variables)에 의해 완전히 정의되어 있다.
아인슈타인은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서술 뒤에 결정론 적인 실재(숨은 변수)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이 논쟁은 1964년, 존 벨(Bell)이 등장하기 전까지 단순한 철학적 담론으로 남아 있었다.
3. 벨의 정리 (Bell’s Theorem)
1960년대, 물리학자 존 스튜어트 벨(John Stewart Bell)은 EPR이 상상했던 것과 같은 국소적 실재론적 숨은 변수 이론(Local Realistic Hidden Variables Theory)이 양자역학의 예측과는다른예측을 내놓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80년대부터 수행된 실험 결과들은 영자역학의 예측과 일치했다. 이 실험들은 국소적 실재론적 숨은 변수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 물리적 세계의 근본적인 특징인 것으로 보임을 확립했다.
EPR은 두 관찰자가동일한 축을 따라 측정하는 상황(즉, 둘 다 z축을 선택하거나, 둘 다 x축을 선택)에만 관심을 가졌다. 벨은 관찰자들이서로 다른 축을 따라 측정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질문함으로써 그의 유명한 부등식을 발견했다.
벨의 실험 버전에서는 슈테른-게를라흐 자석을 위한 세 가지 다른 방향
이제 이 실험 배치에 대한 숨은 변수 이론이 어떤 모습일지 고려해보자. 우리는 국소적 실재론적 숨은 변수 이론에 관심이 있다. 이 이론은 두 입자에 대해 동일한 측정이 수행될 때 나타나는 상관관계를 원격 작용(action-at-a-distance)에 의존하지 않고 설명해야 한다. 그러한 이론을 구성하는 자연스러운 접근 방식은 다음과 같다.
- 각 입자는
형태의 “지령 집합”을 부여받는다. 이것은 입자가 중 어떤 방향으로 정렬된 SG 장치와 상호작용할 때 어떻게 반응할지를 지정한다. 예를 들어, 입자는 자석에 의해 위로, 자석에 의해 아래로, 자석에 의해 위로 휘어질 것이 보장된다. - 입자가 SG 자석과 상호작용하여 얻어지는 측정 결과는 오직 자석의 방향과 그 입자의 지령 집합에만 의존한다. 결과는 공간적으로 분리된(spacelike separated) 다른 입자에 대해 수행될 수 있는 그 어떤 측정과도 무관하다.
- 입자의 지령 집합은 입자 고유의 것이다. 그것은 “실험 배치”(특히, 우리가 그 입자에 대해 어떤 실험을 수행하려고 의도하는지)와 무관하다.
- 입자 쌍이 싱글렛 스핀 상태로 준비될 때, 두 입자의 지령 집합은 서로 상보적이다. 예를 들어,
입자는 입자와 짝지어질 것이다.
이 기술과 일치하는 이론은 원격 작용에 의존하지 않고도 EPR 상관관계를 확실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달성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있는가?
벨이 보여준 것은 성질 (i)-(iv)를 만족하는 그 어떤 이론도 양자역학과는 다른 예측을 한다는 점이다. 그의 논증의 간단한 버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수많은 싱글렛 입자 쌍이 순차적으로 준비된다. 각 쌍의 한 입자는 앨리스의 SG 자석으로, 다른 입자는 밥의 자석으로 향한다. 각 입자에 대해, 앨리스와 밥은 무작위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그들의 자석 방향으로
아래 표는 관측된 상관관계(앨리스와 밥이 같은 자석 방향을 선택했을 때 서로 반대 결과를 얻는 것)와 일치하는 8가지 가능한 지령 집합 쌍을 나열한 것이다. 또한 주어진 실험에서 소스에 의해 생성된 각 쌍의 총 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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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집단 (Population) |
앨리스의 입자 (Alice’s particle) |
밥의 입자 (Bob’s parti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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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이 마지막 부등식을 확률로 다시 쓰면, 벨의 원래 부등식의 단순화된 버전인 “벨-위그너 부등식(Bell-Wigner inequality)”을 얻는다.
4.양자역학과 벨-위그너 부등식 (Quantum Mechanics and the Bell-Wigner Inequality)
이제 벨의 EPR 실험 버전에 대해 양자역학이 무엇을 말하는지 살펴보자. 우리는
여기서
이제 입자 1에 대해
2-입자 시스템은 상태
만약 우리가 입자 1에 대해 +1을 얻는다면, 2-입자 시스템은 상태
따라서,
이 논증에서 중요한 것은 오직
벨-위그너 부등식 (3)에 의해, 만약 우리가 원하는 종류의 숨은 변수 이론이 이러한 확률들을 재현하려면, 다음을 만족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 부등식은 임의의 각도에 대해서는 만족될 수 없다. 예를 들어,
결론은 스핀 성분의 9가지 가능한 측정 결과에 대한 양자역학 확률들은, 표에 나열된 8가지 시퀀스
이 결과는 때때로“Bell’s Telephone”라고 불린다. 결론은 유령 같은 원격 작용(spooky action-at-a-distance)은 실재하며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5. 마무리
양자역학의 공준이 제시하는 파동함수의 붕괴와 확률적 해석은 직관에 반하는 측면이 있으나, 수많은 실험을 통해 그 타당성이 완벽하게 입증되였다. 무엇보다 EPR 역설과 벨의 정리가 증명해 낸 비국소성과 얽힘의 실재는 고전 물리학의 직관을 근본적으로 뒤집었으며, 이는 곧 양자 컴퓨터가 지닌 막강한 연산 능력의 원천이기도 하다. 다음 노트에서는 지금까지 다룬 이론과 수식들을 직접 연습해 볼 수 있도록, 양자역학 수학 예제 풀이를 다뤄보겠다.
참고자료
- Dr. David Zaret (2022), Johns Hopkins University: Quantum Computation Lecture Notes (Quantum Mechanics Formalism Lecture)
- Dr. David Zaret (2022), Johns Hopkins University: Quantum Computation Lecture Notes (EPR and Bell Lecture Notes)
- Einstein, Podolsky, Rosen, “Can Quantum-Mechanical Description of Physical Reality be Considered Complete?”, Physical Review 47, 1935, pp. 777-780
- John S. Bell, “On the Einstein Podolsky Rosen Paradox”, Physics 1, 1964, pp.195-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