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어리빼기


우울한 일들이 좀 있었다.

한두개가 아니고 몇개가 뭉쳐서 덩어리처럼. 

해소할 방법을 생각했다.

그 방법은; 살 빼기

살을 빼버리면 그 덩어리도 같이 빠져나갈 거 같았다.

어렸을 때, 

나는 엄마가 퇴근해 오기를 늘 손꼽아 기다렸다.

엄마가 반갑기보다

엄마 손에 들린 맛있는 거에 관심이 많았다.

어떤날은 유난히 풍성했다.

커서야 알았다.

그날은 엄마가 진짜 힘든 날이었다는 걸. 

엄마는 내 배를 풍성하게 해주는 것으로 해소를 했다.

빼어버리는 것과 더하는 것은 

거의 같은 뜻처럼 느껴진다. 

사랑하는 일과 견디는 일 역시 

가끔은 같은 뜻처럼 느껴진다. 

나는, 드뎌 생각지도 못한 몸무게까지 빼버렸다. 

마치 여드름 농포가 노오랗게 익어 와르르 빠져나오듯.

한결 가벼워진 내 몸이 

다시 힘내고 싶어진다. 

어렸을 때 엄마손에 들려 온 맛잇는 걸 허겁지겁 

가득 먹구 배불러 뻗어있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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