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회식이 사라졌다. 퇴근 이후 사람들은 각자의 방으로 흩어진다. 1인 비즈니스가 늘고, 일자리를 잃은 이들도 늘어난다. 혼자 보내는 시간이 조금씩 길어진다. 자발적으로 고립을 택한 사람과, 떠밀려 고립된 사람. 서로 다른 두 갈래의 고립이 같은 속도로 몸집을 키운다.

고립된 이들은 결국 어디로 가는가. SNS로, 커뮤니티로, 유튜브로—각자의 화면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런데 그 화면은 공평하지 않다. 알고리즘은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것만 골라 보여준다.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콘텐츠가 끊임없이 밀려온다. 다른 시선은 조용히 걸러지고, 편향은 매일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렇게 모두가 자신만은 옳다고 믿게 된다. 같은 사건 앞에서도 완전히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서로의 말이 서로에게 닿지 않는다. 대화는 사라지고, 그 자리엔 각자의 독백만 남는다. 설득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타협이라는 단어도 서서히 낡아간다.

사람은 사람과 부딪히며 사회성을 배운다. 불편함을 견디고, 맞춰가고, 한 걸음 양보하는 그 반복된 경험 속에서 예의와 질서는 몸에 새겨진다. 그런데 지금, 그 마찰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불편한 사람은 차단 버튼 하나로 지울 수 있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은 그냥 나가버리면 그만이다. 현실 속 관계를 유지하는 훈련이, 조용히 소멸하고 있다.

그 결과는 이미 드러나고 있다. 기본적인 예의가 흐려진다. 공공장소의 질서가 조금씩 무너진다. 나와 다른 사람을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 사회를 지탱하던 틀이 서서히 녹아내린다.

앞으로는 더할 것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과 몸으로 부딪힐 일은 줄어든다. 고립은 더 깊어지고, 편향은 더 견고해지며, 말은 점점 더 통하지 않게 된다. 각자가 만든 세계 속에서, 각자가 왕좌에 앉는 시대가 온다.

그런 시대에는 말이 통하는 사람을 찾는 일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니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그것이 얼마나 드물고 귀한 일인지—우리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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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qin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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