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도에 다녀와서 아이들한테 한주일간 계획표를 맡겼다.
저녁에 이튿날의 계획표를 써놓고 이튿날 아침에 입을 옷을 준비하여 개여두고 그 위에 계획표를 놓고 자기로 했다.
모든것은 잘 진행이 되였지만 엄마가 된 내 마음이 제일 문제였다. 도무지 공부양이 너무 적다는 것이였다.
해야 할 책들은 너무 두터운데, 과목도 많은데
세월아 네월아 하는 이 아이들의 계획표를 보니 이번 학기 계획을 완성을 못할것 같다는 불안감…
내 안에 무겁게 있는 불안감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무겁고 불편한 감정속에는 사실 엄마가 선생님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서 오는 어려움과 책임감이 함께 있다는 깨달음이 왔다.
1. 중국어와 우리말도 함께 넣다보니 과목이 많은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어느것도 포기할수 없어서 과목의 양이 꽤 많긴 하다. 내가 선택한 고생이다.
2. 나와 아이들 관계중에서 고질적인 부분이기도 한 문제점: 계획표를 두고 아이들과 토론과 협의가 필요한데 많은 상황에서 그 협상을 내가 굉장히 어려워한다는것이다. 나는 쩍 하면 아이들의 생각을 눌러놓고 일을 해결하려 한다는것…
또 한번 나 자신에게 아이들의 생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 마음에 어려움이 오는 순간에 그 감정에 압도당하지 않고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나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시어머니의 아들과도.. )
이러한 부분들이 정리되고 나니 계획표를 아이들이 쓰는가 내가 쓰는가는 아주 표면적인 문제이고
본질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보였다.
꼭 해야 하는 과목과 하루에 보장되어야하는 수업량을 정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을 물어봤다. 고칠 부분이 없는지, 혹시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더라도 오늘 해보고 어려웠던 부분이나 꼭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큰 애는 어려우면 이마를 찡그리고 별말 없이 잘 받아들이는 편인데 예전같으면 '엄마 생각을 받아들이네, 잘됐네" 하는 생각으로 잘사코니 넘었갔지만 다시 한번 부드럽게 그리고 정성들여 물어봤다.
걱정되거나 마음이 불편하게 느껴오는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 알려줄수 있는지 …
항상 유순하게 보이는 큰애한테는 이런 부분이 너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음을 오픈하여 알려줘서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째는 정말 진지하게 나한테 흥정을 한다.
어떤 때는 심지어 나한테 껌을 주고 5분의 스크린타임을 가지려 한다.
자기 주장이 너무 뚜렷한 이 아이는 어찌할가? 아직도 고민중이다…
내가 그토록 세워주고 싶은 주도성은 아이들 손에 계획표를 맡긴다고 하루이틀에 생기는것이 아닐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주도성은 내가 키워주는것이 아니라 아이와 나의 역동중에서 형성이 되는 자연스러운것일것이다.
…
우리 민족의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가 BJU 열독 교재에 있어서 참으로 흐뭇했다. 우리의 전통이야기를 복음적인 각도에서 보는 시각이 좋았다. 큰 아이가 읽어보면서 엄마가 어렸을때 들려준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반가워했다.

둘째가 홈스쿨링에 점점 적응하면서 BJU교재들을 보충하려고 보니 많은 교재를 살수 없게 되는 현실에 대면하게 되였다. 큰 아이 5학년 열독교재도 답안지가 없어서 그냥 책만 읽고 학습지를 못하고 있다.
코로나때문에 그리고 점점 엄격해지는 규정때문에 책을 미국에서 들여오는것이 점점 어려워진다고 책 주문을 책임진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냥 간단하게 넘겨도 될일을 나의 걱정을 듣고 정성들여 사정을 샅샅이 설명해주는 모습이 너무 고맙기도 하고… 어쩌면 또 교재를 바꾸게 되면 많이 미안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분들이 원본교재를 이렇게 들여온 덕분에, 그리고 아이들의 홈스쿨링에 대해서 위쳇 그룹에서 훈련과 교류를 많이 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왔는데… 함께 이 길을 가면서 一起守望하자고 말을 보내면서 마음 한켠이 짜릿해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음 학기 수업은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에 tps를 보면서 수업들을 쫌 찾아봤다. 아시아의 시차를 고려해서 아시안 아이들한테 수업을 선택할수 있는 우선권을 준다고 어서 찾아보라고 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것을 체험하는 지금도 좋지만, 참 이러한 작은 배려들이 감사하다.. )** 참고로 어른들의 ESL 도 참 좋다. 보면서 나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수업들이 있었다. ㅋㅋ
수업정보들을 찾는데 읽는것이 너무 느려서 인내심이 필요했다. 시간이 너무 들었다. 영어를 쫌만 잘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때도 전공과목에 신경을 별로 못쓰고 영어를 급제할려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이것이 내 아이 교육에도 이렇게 영향을 준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영어는 나에게 너무 어려운 숙제이다.
2년반전 홈스쿨링을 결정할때 사람들이 나한테 sonlight, abeka, bju,TPS 이 네가지를 주변에서 추천했다.
그때 TPS는 소학교 고급학년부터 있기에 선택하지 않았고 중국에는 abeka와 bju가 들어와 있었다 (혹은 내가 접할수 있었던것이 이 두가지였나? )
그러다가 왕징과 가까운 거리에 bju 로 직접 하는 홈스쿨링 맘이 있었다. 북경에서는 그분이 가장 경험이 있었고 상해에서는 杨太太(지금도 微信公众号에서 아주 활약적으로 杨太太成长日记를 쓰고 있는 85년생 변호사이다. 이분은 머리도 명석하지만, 법률안건을 처리하면서 알아간 인간세태에 대한 이해가 그의 기독교 신앙과 결부되면서 가끔은 너무 찬탄이 나가는 글을 써내군 한다. )가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이 교재를 사용한 경험담과 아이들에 대한 교육관에 대해 나누면 그때 많이 얻어 배웠던것 같다.
내가 홈스쿨링을 시작할때는 코로나가 시작되기 반년전이였다.
코로나가 시작될줄을 몰랐고,
여기저기 조언을 구해도, 나 자신의 역량을 생각해봐도 홈스쿨링을 할 상황이 도저히 아니였는데
깊은 기도를 할때 마다 홈스쿨링이 답이였고, 그리고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감동이 너무 진실했기에 했던 순종들…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지금도 부족한 투성이지만 그래도 현실중에 이루어가는 아주 작은 사랑들을 체감하며
더욱 깊은곳에 넓은 길을 내시는 인도하심을 따라가는것이 어떤것인지 실감한다.

진지하게 흥정을 하는 둘째가 귀엽습니다. 흥부전 놀부전 영어 버전이 저렇게 생겼네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맘속 깊이에는 든든한 믿음이 자리잡은 오뚜기같은 모습입니다
발도장 찍고 갑니다.. 쉽지 않는 선택 쉽지 않은 견지 .. 조용히 감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