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홀로 호수가를 거닐다가
발길에 걸려서 나뒹굴던
조약돌 하나를 발견햇다

하도 이뻐게 생겨보여서
허리를 굽혀 주으려햇다

서로 귓속말을 주고받듯
돌위에 묻어잇는 먼지를
입김으로 살살 불어내고
팔소매로 곱게 닦아줫다

먼 조상한테서 물려받은
오랜세월을 갈고 닦아둔
동글 납작하고 갸름햇던
단단해진 작은생각 한알

때를 기다리기라도 한듯
유리창마냥 깨지고 싶은
불투명한 얇은 호수 한장

고정 관념으로 굳어버린
흐를수가 없어서 괴로운
안스러웟던 한편의 사연

불현듯 꽂혓던 묘한 충동
몸을 낮게 구부리는 순간

연필을 잡는 기본자세로
힘껏 자갈을 뿌려던졋다

생각이 종이에 그려지듯
자갈이 수면을 스치운다

기대에 차올랏던 눈빛이  
유심히 살폇던 돌의 궤적

하나,  둘,  셋,  넷,  다섯…
수평면을 긁엇던 조약돌
하트마냥 커졋던 동심원
원점들을 이엇던 반직선

하잘것없엇던 내 령감은
한마디 비명도 못지르고
물속에 삼키우고 말앗다

숲처럼 무성햇던 파문들
함부로 헝클어진 소문들
결국 얼마 못가 사라진다

아무일 일어나지 않은듯
다시 랭정을 되찾은 호수

슬픈 하늘을 거꾸로 담은
맹랑하여 억울한 눈동자

한꺼번에 몰린 고민으로
막혀터질것 같은 세계관

왜서 내가 그것을 주엇고
왜서 내가 그것을 뿌렷지?

허공을 찔어 지구에 박힌
누군가 임의로 뿌려던진
한줌의 타버린 별똥별은
뭘 증명하고 싶엇던걸까?

날마다 거대한 부력으로
태양을 힘껏 들어올렷던
말없이 무던한 바다물은
뭘 인증받고 싶엇던걸까?

참 ! 내가 착각할뻔 햇네 !
로마는 결코 하루이틀에
이뤄지는게 아니라는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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