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목소리,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 문장들

                                                                     

요란한 문장이 있다.

예언자처럼 확신에 차있고 무언가를 선언하려 들며 기합이 서려있다.

때론 고함 같고 때론 번개 같다. 

대상을 뚫고 지나가며 목적지를 찾아가는 문장들… … 

문장은 정확해지지만 동시에 점점 외로워진다.

읽는이는 감탄할 뿐 머무르지 않는다.

반대로 조용한 문장이 있다.

그 문장은 마치

나를 부르지 않고도 내 귀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

말하지 않고 비추기만 하는 문장들…

천천히 퍼지는 문장들… …

그것들은 침묵 속에 베어있고

틈새 속에 끼어있다.

크게 말하지 않기…

말하지 않은 것들을 응시하게 만들기… …

그 속에서 나는 스미고 머물고 미끄러진다.

사랑을 정의하지 않는 문장들…

대신 사랑하는이의 어깨에 떨어진 먼지나 머리카락을 적는 문장들…

무언가 설명된 것 같지 않은데

그 문장이 어느새 내 안에 머물고 있다는 건;

감촉에 가까운 깨달음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글은 몇 가지 규칙을 버렸다. 

1. 직선적 서사를 버렸다. 원인-결과보다 장면의 파편적 느낌을 쌓아갔다.

2. 의미의 고정을 버렸다. 여러 방향으로 미끄러진다.

3.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감정이 머문 자리만 제시했다.

4. 고백은 하되 분석하지 않음. 

5. 여백, 침묵을 텍스트로 사용. 꽉 채우지 않음. 

6. 완결을 버림, 열려 있는 문장.

     … …

문장은 그냥 머물다 가면 된다.

이건 어떤 글쓰기보다 더 정직한 글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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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먹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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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제 아침에는 이 글을 읽었고; 오후에는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시인의 감정이 너무 꽉 차면 그래 굉장하네 하면서도 거부감이 들고 돌아서면 잊혀. 그래서 나는 이런 여백 있고 슬며시 들어오는 시가 좋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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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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