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되어 흐르다
용암의 틈새를 뚫고
한알 영생이 튀어오른다
시간이 녹아내린 심연엔
바위가 영겁을 잠군 채
오늘도 너의 무게를 지닌다
주먹속 굳은 맹세는
세월의 핏줄로 뻗어
혼돈의 세상 위로
돌의 뿌리가 깊숙이 내린다
눈 감은 그 날의 햇살은
빈자리에 드리워져
아직도 너를 잃은 채 살아간다
속세의 짐을 잃어버리고
귀를 뜯고 산을 올랐을 때
바람이 너의 이름을 불렀다
愚石이라 한번 더 울부짖었다
돌의 무게를 짊어지고
입을 잠구고 바다로 내려갔을 때
파도는 너의 숨결을 담아
돌의 소리를 천번, 천번 되풀이한다
한 해가 흘러도 그 리듬이 변하지 않을때까지
산 속에 쌓아올린 돌탑 위엔
달빛이 밤마다 내려앉아
돌의 윤곽을 절구공이로 간다
너의 손가락이 그린 주름들이
오늘도 허공속에 선명히 남아있다
목탁소리 맞추어 흐르는
공든 탑의 운명
너의 맥박을 닮아
절의 향기와 함께
하늘위로 깊어진다
구멍난 영혼에 태양을 부치고
시간의 실로 하늘을 꿰맨다
오늘도 넌 돌 속에 살아 숨쉰다
한해가 흘러도 백년이 지나도
그 숨결은 식지 않는다
바다가 말라 사막이 될 때까지
가부좌에 앉아 묵언을 지키는 너
별이 식어 화석이 되는 날까지
두손 잡고 침묵하는 너
오늘은 너의 이름을 세번,
세번만 부르겠다
돌이 돌고 돌이 돌면
달이 지고 해가 가지만
너의 이름은 오늘도
돌 속에 박혀 움직이지 않는다
愚石이란 약속을 돌에 걸었다
愚石이란 약속을 시간의 석판에 적었다
愚石이란 약속을 세월의 강에 띄웟다
돌이 돈다, 달이 돈다
돌을 새긴다, 달을 새긴다
달을 한바퀴 에돌아
아침해는 또 갈길을 간다
돌이 벼랑에 굴러 떨어졌다
귀먹은 절벽에 이슬이 흐른다
한줄기 산맥이 은하수를 이룰때
온 우주엔 돌 한알이 살아 숨쉰다
그 숨결을 눈물에 빚어 돌 속에 부어넣었다
오늘 밤 달 한잔 원샷하고 나면
태양의 기억은 내일 더욱 차오를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