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불

타닥, 타닥
아버지가 불을 지핀다

땅보다 낮은 곳
그림자가 웅크린다

찬 밤을 녹이려
아궁이에 불씨를 심는다

검은 돌 틈에
불을 가두었다

톱밥이 끓을 때
눈동자에 불이 살아난다

젖은 장작은 제 몸 비틀며
속으로만 운다

아궁이 앞 두 손 모아
담배 한 대 말아 문다

눈 내리는 날
발자국보다 먼저
재가 마당길을 낸다

온 생을 태우고도
다 타지 못한 심지

타닥, 타닥
허공에서 별이 불탄다

짙은 어둠 밀어내고
하늘 끝에 걸린
식지 않는 한 덩이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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