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만큼 物是人非를 실감나게 만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내가 가장 오랫동안 좋아했고 

그 후로 사랑의 죽음을 체감하게 했던 

그런 경험을 주었던 사람이다.

10년 만에 연락이 왔다.

이 10년간 나만 사랑의 길에서 방황했던 것이 아닌가 보다.

그도 마찬가지로 비틀길을 걸었던 모양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순수했던 기억들이 

서로에게

이를 초월할 수 없는 높은 담벽을 쌓아 놓았다.

비극은 항상 아름다운 것의 파괴에서 생성된다. 

비애는 항상 그 파괴된 잔상을 덤덤하게 바라보는 눈빛에 담겨 있다.

그렇게 10년만의 연락은 

서로의 자신에 대한 속죄이자 

청산의 시간이었다.

 첫 단추가 잘 못끼워지니 그 뒤에 끼워진 단추들이 다 제자리에 있을리가.

그는 말한다. 그래도 나는 너를 잘 대해줬자나.

나는 답한다. 반은 천국이었고, 반은 지옥이었어.

그의 연락은 나에게 잘 못 끼워진 첫 단추를 다시 돌려 놓는 기회가 되었다.

못다한 인연은 못다한 말들이 오가는 과정 속에서 점점 옅어 지는 것 같았다.

"이번 기회에 이 인연에 쌓인 업보를 다 풀고 가자. 제발 다음 생까지 남겨놓지 말자."

이렇게 풀고, 또 다시 남남이 되었다.

하나의 원이 마침내 완성되면서 

새로운 순환을 야기 하듯이.

만개한 만다라 모래 그림이 완성된 순간

사라지는 운명을 맞이 하듯이.

이 글을 공유하기:

kimjean312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좋아요 좋아요
9
좋아요
오~ 오~
0
오~
토닥토닥 토닥토닥
0
토닥토닥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