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릭스에 꽂혀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 밤새가면서 정주행을 했다.
상콤발랄한 김태리랑 어깨가 멋진데 괜히 슬픈 주혁이의 이뤄지지 못한 첫사랑을 그린 드라마 … 너무 재밌게 봤고 나의 13살 첫사랑이 떠올라서 타임머신 타고 그때 그시절로 추억여행을 뿌슝~~~
나는 룡정중심소학교 4반을 다녔었다, 그때 룡문교 지나서 새학교를 세우면서 룡문다리 건너쪽 애들이 새학교를 다니게 되여 각 소학교에선 반을 재편성하는 일이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중심소학교에선 4반이 제비뽑기에 뽑혀 듣보잡 <<신안소학교 >>란 학교에 4학년부터 다니게 되였다 . 중심소학교보다 규모도 작고 교사도 낡았고 운동장도 작았다 . 시내중심에서 집하고 거리가 먼 구석진곳에 학교를 다니게 되니 기분이 말이 아니였다 .
그런데 우리반엔 맷짠 아이가 한명있었다 . 옷은 항상 새치사게 입었고 머리도 항상 반듯한 귀공자 스타일…이지만 매일 숙제를 안해서 매일 벌서는 아이 …
그 애를 잊을래야 잊을수가 없다 , 매일 숙제를 안하고 시간에 장난쳐서 선생님이 오죽했으면 걔만 교탁옆에 단독책상을 만들어 줘서 그책상에 외롭게 앉아 왜소한 뒷잔등만 보여주는 아이였다 . 그런데 반전은 젤 쏠라닥 거리고 집중력이 없고 숙제 안해오는 그아이는 수학천재였다. 모든 수학경기에선 무조건 순위에 드는 그런 반전매력을 가진 아이였다. 그애가 점점 내맘에 자리를 잡기 시작할쯤…
어느날 선생님이 편지한통을 나한테 주셨다 , 주소를 보니 발신인이 <<북신소학교>> 몇학년몇반 여자아이 이름으로 된 편지였다… 나는 북신소학교에 아는 애가 없는데 말이다. 뭐지 ? 잘못보낸거 같은데 하면서 휴식시간에 편지를 뜯었다 …심장이 정말 터져버리는줄 알았다 .
내 생애 우표까지 침으로 붙혀 우편함에 넣어서 같은도시에 살면서 며칠간 걸려서 받은 이렇게 공식적인 연애편지는 첨이기때문이다 . 날 좋아한다면서 네모칸이 빼곡한 작문지에 정성들여서 쓴 편지였다 , 심지어 필체도 어찌나 이뻣는지 감탄할정도였다. 곰돌이 인형 둘이 나란히 기대여있는 카드까지 넣은 센스, 카드 뒷면엔 소호대 노래가사 把你的心我的心串一串 이라고 적혀있었다.
그런데 본인정보는 그어디에도 적혀있지 않았고 자기가 누군지 밝히지 않은 치밀하게 계획된 연애편지였다…
소학교 6학년쯤이면 서로 좋아하는 애들도 생기고 이성에 대해서 눈을 막 뜰려는 몽글몽글 나이였다, 휴식시간이면 둘러앉아 누기 누굴 좋아한다고 놀려주기도 하고 , 장난도 치고 할때였다 . 편지쓴 애는 아마도 놀림받기 싫어서 본인정체를 숨겼으리라고 난 생각했다 . 나는 한동안 그편지를 고이고이 간직하면서 틈만 나면 꺼내서 읽어보곤 했다 , 내가 좋아하는 아이가 그편지를 썻을거란 직감이 들어서였다 .
한번은 중간체조 시간에 애들 다 나가고 교탁옆에 붙은 책상에 다가가 그 아이 필체를 확인했다 , 내가 받은 편지랑 똑같은 필체를 확인하고 얼굴이 붉게 물든채 온하루 설레였던것같다 .
정체불명의 <<연애편지>>를 받은 뒤로 나의 하루하루는 즐거웠다 , 딱히 회신을 할 필요는 없었지만 나의 시선과 그아이의 시선이 마주치는 날들이 꽤많았기 때문이다 . 그럴때마다 내 가슴은 콩닥콩닥 ,입가엔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그해의 시간은 유독 빨리 흘렀고 7월에는 소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다는 기쁨에 한창 들떠서 방학을 보냈던것 같다 , 그해 우린 13살이였다 .
하하하 재밌어요. 내가 좋아하는 애가 나를 좋아하는건 보통 기적이죠. 수학소년은 용기가 없었네요. 방정식이라도 써서 암시할거지 ㅋㅋ 필체 확인이 낭만적이었습니다.
X를 구해보니 하라언니 번호짐 ㅋㅋㅋㅋㅋㅋ
방정식으 못푸는매 ㅋㅋㅋ
2탄 있슴까? 어떻게 됐음까ㅜ그래서?
궁금하므 500원
동전 하나 동경 쪽으로 줴뿌릴게 잘 받으쇼에
나두 입가에 미소가 절루…ㅎㅎㅎ
히히 저 애 영 깜찍한 애였지무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