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면 봉쇄가 풀릴꺼라는 나의 기대는 산산이 부서졌다.어디보자 ~가구당 한번에 한사람씩 일주일에 세번 나갈수 있으니 마스크 30개면  몇주치 분량이지?

이것은 가가멜수프?

갇혀있는 동안 나 자신에 대해서 새롭게 안 사실들이 꽤 많다.

내가 생각보다 훨씬 고기에 진심이라는것.

구하는 과정이 무척 험난했다 ㅠㅠ

내가 푸르름을 좋아한다는것.

그리고….내가 혼자 있는걸 좋아한다는 사실까지.

과일은 사치품이 된지 오래다. 과일구매과정은 첩보작전을 방불케한다.

정부는 6월 1일에 6월 6일부터 슈퍼를 연다는 통지를 내리고는 그 전에 주민들이 넣은 채소나 고기의 주문을 모두 취소시켰다. 그러나 6일 열기로 했던 계획은 한 구역에서 개방 첫날 많은 주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되는 상황이 발생하자 또 다시 사흘간 연기됐다.

개방 첫날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였다. 슈퍼에 도착한 물품들은 오랜 기간 봉쇄로 냉장고가 텅텅 빈 아파트 주민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거기다가 동마다 지정슈퍼가 정해진 탓에 해당슈퍼의 물품이 떨어져도 다른 슈퍼에 가서 살수 없다.방역일꾼들과 지원자들이 통행증과 일일이 대조하며 지정 동의 주민이 맞는지 확인하고 아니면 가차없이 돌려보낸다.심지어 지정슈퍼가 맞고 물품이 있어도 미리 예약한 물품이외엔 구매가 불가능하다. 방역일꾼들이 슈퍼주위를 어슬렁거리며 감시한다.물품을 사려는 주민들과 슈퍼주인, 방역일꾼들 사이의 눈치게임이 한바탕 벌어진다.그래도 불안한지 오늘엔 아예 일일이 아파트단지 아래로 배달해줬다.

한쪽에선 야채나 과일이 썩어나가고 다른데서는 구하기 못해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연출됐다.  끝끝내 물품을 구하지 못한 몇몇 주민들은 방역일꾼들이 퇴근하는 시간인 저녁 8시나 9시이후 개인적으로 슈퍼주인한테 연락해 밀거래를 시도한다. 그래서 위와 같은 촌극이 빚어지는 것이다. 아파트단지의 위챗 단톡방에선 인터넷주문을 할줄 모르는 사람들의 질문과 아우성이 난무한다.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되는 건 아직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는 마인드로 아무 댓가도 바라지 않고 이웃을 도와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거다.

스톡홀롬증후군의 마지막 단계가 감사라 했던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식욕마저 거세당한채 단체로 봉쇄에 들어간지도 어언 한달이 되어간다. 내돈 내고 산 물건을 받고 좋아하는(이거라도 어디냐?)  나 자신이 참 한심해보였다.  내가 겨우 고기 몇덩어리에 길들여졌단 말인가? 정녕 내 그릇이 겨우 그정도였더란 말인가? 

외교부의 높으신 분이 화상회의에서 한 연설로 곳곳에서 자행되는 봉쇄의 목적은 이미 비밀도 아니게 됐다. 쿵푸팬더3가 왜 중국에서 상영금지 됐는지도 알것 같다.

이번 러시아-우크라 전쟁을 겪으면서 점점 많은 나라들에서 무역보호주의를 채택한다고 한다. 꼭 자원의 무기화가 아니더라도 해외자원의 의존도를 줄여 외부의 압박에 버텨낼수 있는 힘을 기르는것이다.

(상상하기 싫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중국은 모든 자원을 100프로 자급자족 할수 있을까? 만약 봉쇄기간의 물자공급상황처럼 모든 국민의 수요를 만족시킬만큼 물자가 충족하지 않다면 과연 14억 인구는 얼마동안이나 이 상황을 인내할수 있을까?소비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가 비가역성이다.이미 물질문명의 달콤함을 맛본 사람들이 해방전 수준의 삶을  언제까지 얌전하게 견뎌줄수 있을까? 과연 이성이 본능을 이길수 있을까?

큰 소요사태로 발전하진 않았지만 이미 상해나 명문대학들에선 주민들의 항의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미 일상화된 핵산검사와 인신자유의 침해로 사람들의 피로감과 불만은 날로 늘어간다. 

재정에도 구멍이 숭숭 뚫리시 시작했다.  핵산검사비용으로 전체 재정의 8.4프로를 지출했다는 기사도 나왔다. 급기야 눈덩이처럼 불어난 비용을 감당할수 없어진 의료보험기금에서 지방정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러자  몇몇 지방정부들에선 그 비용을 백성들에게 전가하기에 이르렀다. 상해는 7월부터 주민들이 자비로 사흘에 한번꼴로  검사를 진행해야 된다고 한다. 사평에서는 핵산비용을 자비로 지급하라는 공고를 냈다가 주민들의 항의로  몇시간만에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하지만 봉쇄기간이 길어진다면 점점 더 많은 지방정부들이 상해와 같은 조치를 취할것이다…

14억인구의 스톡홀롬증후군 집단감염…정말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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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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