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은 했었다. 눈치보기가 제1의 생존능력인 시스템이니까…

하지만 일주일도 아닌 고작 하루만에 손바닥 뒤집 듯 뒤집을 줄은 몰랐다.

옆동네가 전원핵산을 취소한지 사흘만에 내가 사는 곳도 눈치를 보더니 슬며시 '20조'에 부합되는 정책을 실시한다고 전 시에 통보했다. 공짜검측소와 공공장소출입시 건강코드를 스캔하는것은 그대로 남겨둔채 말이다.

그러나 모 성의 서기가 전면개방을 종용한 '죄'로 위로 불려가 차를 마셨다는 소문에 겁먹어서였을까? 6월 이후 확진자 한명 없이도 수개월동안 아무 의미도 없는 전원핵산검사를 쭉 진행했던 우리 동네는 취소발표 하루만에 다시 원래상태로 돌아간다고 통보해왔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취소를 통보한 이튿날 검사대기줄의 길이가 전날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3년동안의 세뇌로 사람들은 이미 핵산검사에 길들여져 있었던 것이다.

풀어 놓으면 사람들이 좋아하고 경제도 되살아날거라는 정부의 기대도 빗나갔다. 전면개방을 선택한 석가장에서는 사람들의 왜 취소하냐는 항의가 빗발쳤고 학부모들이 단체로 애들을 학교로 보내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고 노인들도 집밖에 나가기를 두려워했으며 출근족들도 출근을 기피해 휴가를 맡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덕분에 도시풍경은 도시봉쇄를 단행했을때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무분별한 핵산검사로 국가재정도 바닥이 나서 이젠  가격이 200여원 정도밖에  안되는 약품도 국가가 계획구매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십여년전 드라마속 대사가 진리일 줄은 몰랐다.

세뇌(코로나 걸리면 죽는다)당한 사람들한테 모 사회구역 서기의 '코로나는 그저 경미한 감기입니다.'라는 외침이 먹혀들리 만무했다. 그들을 비난할수 없는것은 취소 첫날 병원에 줄서있다가 내 앞의 중년여성이 기침을 하면서 목이 가려워서 링거를 맞으러 왔다는 소리에 1미터 밖으로 물러서는 내 모습때문이다.(분명 어제까지 전원핵산 검사를 하고 아직 공공장소에서는 건강코드를 스캔하는데도 말이다.)

3년동안 이어진 코로나와 엄격한 방역으로 사람들간의 물리적인 거리와 마음의 거리 모두 멀어졌다. 길가다 맞은 편에서 사람이 다가오면 방향을 틀고 기침소리라도 들리면 마스크부터 단단히 여민다. 

진짜 적은 어쩌면 바이러스가 아니라 사람들의 불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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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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