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부터 손수건수집가라도 되는듯이 손수건매대를 돌아보기 즐겼고 그 때마다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한장씩 사들이군 했다단색에 가느다란 금이 몇개 그어진 것도 있었고 자잘한 이쁜 꽃 몇송이가 수놓아진 것도 있었고 이름난 화가들의 그림을 찍어낸 것도 있었고 때로는 귀여운 동물들을 그려넣은 것도 있었다그렇게 여러장이 차면 몇장씩 버리기도 하고 그리고 다시 마음에 드는 걸로 사들이군 했다

    

      어느 한번 백화상점에서 나로서는 거금이라고 할 수 있는 액수의 돈을 지불하고 손수건을 산적이 있다그리고는 스스로도 이러한 자신의 충동을 리해할 수가 없어 고개를 갸우뚱했다또 한번은 일본에서 미술관을 나오다가 그 곳에 있는 려행용품전매점에서 손수건을 고르느라 혼자  떨어진 적이 있었다손수건 한장을 골라서 돈을 지불하고 돌아보니 내곁에는 아무도 없었다말도 안 통하고 외국이라 전화도 안되여 바짝 긴장해졌다그날 결국 동생이 미술관 관리인원과 사정하여 다시 들어와 나를 찾는 해프닝이 벌어졌고 겨우 손수건 한장을 사들고 나온 나에게 그들은 도저히 리해할 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왜서였을가그 리유를 자신에게 물어본 적도 없고 또 물어보았다고 해도 대답하지 못했을지 모른다다만 내 마음이  나더러 그러라고 시켰고 나는 그냥 그 마음에 따랐을뿐이다그리고 오랜 세월 한번도 여기에 대해서는 반문조차도 제기하지 않은채 고스란히 그 어떤 의식처럼 수행해왔을뿐이다스스로도 신기하다.

    

     요즘은 모두 편리하게 휴지를 갖고다니기에 굳이 손수건을 휴대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줄로 안다게다가 나는 한번도 손수건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그냥 사서는 어딘가에 깊숙이 잘 간수해두었고 그러다 몇해가 지나 먼지가 오르거나 구겨지면 다시 잘 씻어서 정성스럽게 다리미질하여 또 넣어두군 했다

    

     왜 그랬을가굳이 리유를 만들어본다면 울고 싶어지는 시간을 위한 준비였을가손수건은 그 용도가 다양하겠지만 나는 어쩌면 눈물을 닦기 위해서 사들인듯싶다정말이지 나는 눈물이 헤프다그래서 가끔 바보스럽게 눈물을 흘릴 때도 참 많다그것은 자신을 위한 눈물일 때도 있었고 타인을 향한 눈물일 때도 있었다그것은 기쁨의 눈물일 때도 있었고 슬픔의 눈물일 때도 있었다일상의 어느 구체적인 상황에 맞닥뜨려 울 때도 있었고 아름다운 시구 때문에 울 때도 있었다… 나는 어쩌면 그렇게 눈물이 많은 자신을 직관적으로 깨달아있었고 손수건을 갖춤으로서 그 눈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고 위로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사놓은 손수건을 여태 한장도 꺼내쓰지 못했다휴지로 눈물을 닦아내거나 손등으로 찍어내거나 아니면 눈을 슴벅여 억지로 참아내거나 했을 뿐이다아직 손수건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쩌면 절망속에서 온 몸으로 사무치게 울어야 할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이 될가이제 언젠가 사용할 때가 있을지 모르겠다다만 그 준비 자체만으로도 나는 아픔을 스스로 치유해가는 법을 조금씩 익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손수건은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고 내면을 조금씩 강인하게 만들어줄 것임을 나는 믿는다손수건 한장에 너무 심각해진듯하나 판도라상자속의 희망처럼 내 서랍 속의 손수건은 나를 슬픔으로부터 견디게 해주고 있다눈물을 쓱쓱 닦아내고 다시금 래일의 태양을 향해 활짝 웃어야 한다는 걸 늘 깨우쳐주고 있다눈물을 흘리고 눈물을 닦아내며 우리는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익혀가고 그리움이나 기다림을 잘 다스려가고 깊은 외로움이나 고독속에서 마음의 소리를 들을줄 알고 부끄러움이나 죄스러움속에서 바른 길을 바라볼줄 알며 실패와 좌절속에서 다시 래일을 바라고 힘을 비축하게 될 것이다그렇게 하나하나의 아픔을 떨쳐내고 또다시 세상을 향해 자신을 뜨겁게 던져갈 것이다누구의 시구처럼 한번도 상처받지 않았던 것처럼

   

     손수건을 준비할 때 나는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울 수 있음을 알았던 것같다생활은 결코 완벽하지 않으며 누구에게나 아픔을 주기 마련다가벼운 상처라도 느끼기에 따라서 깊고 큰 상처가 될 수 있는게 아닌가그리고 손수건을 스스로 갖출 때 사람은 결국 혼자서 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같다울고 있는 자신에게 스스로 손수건을 내밀어주는 것그것은 결국 자신만이 자신의 눈물의 의미와 무게를 알고 있어서 잘 위로해주고 다독여줄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자신의 내면의 소리는 자신만이 가려들을 수 있고 그래서 소중한 자신을 더욱 사랑하기로 결심한 탓이다누구에게나 든든한 존재가 있기마련이고 타인의 공감과 위로도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 결국 자신의 의지로만이 슬픔에서 헤여나올 수밖에 없음을 알기에 자신의 의지의 필요성도 깨달아있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믿었을 것이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깨달은 것 같다울고 싶을 때 실컷 울고나서 다시 용기내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비겁한 일이 아니다. 뿌쉬낀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중의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라… 모든것은 지나간다…”등 시구를 외우며 애써 눈물을 삼키며 강한척 할 필요는 없다울고 싶으면 울어야 한다이것이 나같은 가장 평범한 인간들의 평범한 일이며 지극히 자연스러운 삶이다울고나서 상처가 다 가시지 않더라도 인차 웃을 수 없더라도 당금 해결책이 안 보이더라도 그래도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그냥 눈물이 흐르는대로 가만놔두어 내 몸이라도 흘리고 싶은 눈물을 쏟아내게 만들어서 눈물의 무게만큼이나마 가볍게 만들어주고 눈물 만큼의 축축함이나마 말리워줘야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착한 일이 행복해야 하는 것이라는 어디선과 읽은 누군가의 말을 믿는다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잘 달래서 다시 평화로운 마음으로 돌아와 세상과의 조화를 이루고 자신의 기쁨을 만들어가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나는 그래서  스스로를 온전히 책임지려 했으며 그 준비를 묵묵히 완수하고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랑이 아닐가사랑하는 누군가의 눈물이 내 마음에 닿아오면 가슴 아파지듯이 누군가도 내 눈물이 닿아가면 안타까와하고 걱정하리라그래서 눈물방울을 달고 마주할 대신 해맑은 웃음으로 바라보고 싶다그래서 소중한 그 사람의 얼굴에도 밝은 미소가 그려지게 하고 싶다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즐거움으로 물들게 하고 싶다

     우리는 눈물로 태여나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다가 눈물로 이 세상을 떠난다우리네 삶은 그만큼 눈물이 많다한번도 울어보지 못한 삶이라면 너무나 비현실적인 삶이고 너무나 비정상적인 인간일 수밖에 없다

      눈물은 늘 흘릴 리유가 있다나는 눈물을 사랑하기로 한다그것을 손수건을 갖추며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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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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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읽었습니다~
    눈물을 훔치는 손수건, 땀을 닦는 손수건, 상처를 싸매는 손수건, 놀이에서 돌려지는 손수건,
    손수건은 이렇듯 다양한 역할을 해낼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왜 양복 윗주머니 장식 용으로 우선 떠오르는지 서글퍼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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