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 사투리
– 박목월의 '사투리'의 오마주 또는 패러디

우리 모태서는
할머니를 할머이라 하고
어머니를 어마이라 하고
아버지를 아부지라고 했다.

아침이면 아침마다
우리 아부지는
고방을 향해
어마이, 깨까잠두?
하고 아침 문안을 드렸다.

미닫이가 드르륵 열리고
할머이께서 단정히 가르마를 탄 머리에
쪽지머리를 올리고 비네를 꽂으믄서
야, 홍하 아부지 잘 잤소.
라며 정지칸으로 나오시곤 했다.

나는 그 아침이 참 좋았다.

이랬소, 저랬소는
아즈바이, 아재들끼리
또는 어른들이 다 큰 아래사람한테 하는 말투였다.
나도 빨리 커서 누군가에게 이랬소, 저랬소 소리를 듣고 싶었다.

나는 바라던 대로 어른이 되여
그 모태를 떠나게 되였고
언제부터인가
내가 이랬소 저랬소 할 사람도
내게 이랬소 저랬소 할 사람도
아침마다 내가 "깨까잠두?" 하며 인사 드릴 할무이도 더는 안 계신다.

내가 살던 그 모태
감태가, 땅꽈리가 맛있던 그 모태
할머이, 어마이, 아부지,
다들 깨까잠두?

사투리는
그냥 말이 아니라
내 고향이다.

——————

박목월 시인의 '사투리'(<-링크) 를 패러디하야, 2018년 12월 18일에 쓴 글이다. 
그리고 어제는 나의 천사이신 할머님의 99세 생신이 되는 날이다. 살아 생전이셨다면 말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

들레

우리의 말과 글을 배우고 가르치고 따져 보는 걸 좋아합니다.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응원합니다 응원합니다
16
응원합니다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