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가 한창 쓰고 있는 위챗(WeChat)과 예전에 사용하였던 메신저, QQ, 校内网(人人), 싸이월드, 그 이전에 연변채팅(YbChat)이 있었다. 서비스의 본질, 사용자 수량, 유명한 정도, 회사이름 등을 떠나서 서비스가 존재한 시간축으로만 보면 "WeChat, 그 이전에 YbChat이 있었다". 주로 70,80后들이 많이 사용하였을 것이고, 90后부터는 거의 모를 "연변채팅"에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겠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추억으로,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소개로 다시 기억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2001년 2월 21일 – 시험운영

내가 연변채팅의 과거로 가볼수 있는 제일 끝은 2001년이였다. 시험운영중이였을 것이고 첫 시작임에도 불구하고 2개월동안 총 55218명의 방문자가 있었다(이미지 참고). 또한 사이트 소개정보를 찾을수 있는 유일한 페이지였는데 그 정보는 아래와 같았다.

“연변대화방-친구들과의 즐거운 만남의 장소, 당신의 가면구를 벗어 버리고 이 자유의 공간에서 마음껏 꿈의 날개를 펼치여 갑시다. 마음과 마음, 정감과 정감의 교류의 장소입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우리 모두 진실한 자신을 찾아 봅시다. “ – 연변채팅

2001년 2월 21일 스크린 캡쳐
 
 

2002년 9월 28일 – 채팅방 분류

"천당의 생명" – 익숙한 이름인데 다시 듣거나 보지 않으면 기억할수 없는 이름이다. 나도 자료를 정리하면서 캡쳐한 이미지를 들여다 보고 나서야 "아… 그때 그 관리자 이름이… 천당의 생명이였지"하고 기억이 났다. 이때부터 채팅방들의 분류가 생기기 시작했다. 10대방, 20대방, 훈춘방, 화룡방… 

2002년 9월 28일 스크린 캡쳐
 

2003년 6월 10일 – 나에게는 제일 익숙한 화면

정리한 자료들을 보니 2003년 어느날의 이 화면이 제일 낯에 익었다. 그때 나는 초중에서 고중으로 넘어가던 시기였고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이 한창 많을 때였다. PC방에 가서 QQ를 등록하여 화면의 오른쪽 우의 모서리에 끌어다 놓는것을 제1순위로 여긴 시절도 있었고, 시간이 조금더 지나서 MSN 메신저를 사용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우리한테는 연변채팅방에 익명으로 등록하여 채팅하던 시절도 있었다. 하나의 방에 몇십명이 동시에 접속하여 하는 채팅이라, 그리고 실명제가 아닌지라, 이런저런 특수한 사용자들도 많았고 "천당의 생명" 관리자님이 질서를 관리하느라 많이 바쁘셨을거 같다. 그때 10대였던 내가 20대 방으로 들어가 놀기도 했는데, 나같은 사람들 또한 많았을 것이다.

2003년 6월 10일 스크린 캡쳐
 

2004년 11월 12일 – 아바타샵, 회원사진첩

서비스에 여러가지 기능을 추가하면서 확장을 계획한 한해였던거 같다. 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그랬듯 연변채팅도 아바타샵, 회원사진첩, 뉴스 등 기능과 페이지들을 추가하였다. 솔직히 나는 사용해 본적이 없는 기능들이다. 2003년의 버전을 마지막으로 연변채팅을 더이상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4년 11월 12일 스크린 캡쳐
 

2005~2010 – 업데이트 되지 않은 디자인

2004년과 비교하면 2005년에도 큰 사이트 업데이트가 있었다. 뉴스, 음악, 채팅 등을 포함한 커뮤니티 사이트로 성장해가고 있었던거 같다. 하지만 안타까운것은 2010년까지 5년동안 다른 업데이트가 없었다. 적어도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본 2005~2010 사이의 연변채팅은 그러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연변채팅에서는 아마 페이지 컨셉 업데이트보다 콘텐츠 모으기에 더 집중했을거 같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의 사이트 디자인은 변하지 않았다.
 

2011년 2월 7일 – 다시 본질에 집중하다

2011년, 연변채팅이 드디여 새로운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5년동안 사용했던 디자인과 컨셉과는 많이 달라졌고 심플해 졌다. 채팅과 뉴스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거의 빼버렸다. 다시 연변채팅의 본질과 핵심 기능에만 집중하기 시작한거 같다. "less is more"라고 했던가.

2011년 2월 7일 스크린 캡쳐
 

2015년 8월 10일 – 또 다른 시도?

2011년에 바뀌였던 깔끔한 디자인으로 거의 5년동안 서비스를 하다가, 드디여 2015년 하반기에 새로운 디자인으로 업데이트 되였다. 보다싶이 게시판과 영화/드라마 부분들이 새로 추가되였고 10대방, 20대방, 예전의 컨셉도 볼수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디자인과 컨셉으로 서비스가 되지 않은거 같다. 아래의 2016년 2월 페이지를 보면 알겠지만 다시 원래대로 돌아갔다.

2015년 8월 10일 스크린 캡쳐
 

2016년 2월 5일 – 마직막 캡쳐

2016년 연변채팅은 원래의 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와서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이해 말부터 사이트에 접속할수가 없었다. 아마 새로운 도전을 구상할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다른 업데이트나 소식이 없다.

2016년 2월 5일 스크린 캡쳐
 

15년 동안의 기나긴 여정

연변채팅은 2001년부터 운영되여서 2016년 말까지 서비스가 지속 되였으니 15년도 더 된 시간동안 존재했다. 우리가 부동한 시기에 잠깐잠깐 들르면서 스쳐갔었다. 그리고 이 기간동안에 너무도 많은 회사들이 거액의 투자를 받으면서 많은 서비스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메신저, 싸이월드, 校内网(人人), 微博, 지금의 위챗(WeChat)까지. 또한 비슷한 시기에 나왔지만 성공 못하고 사라져버린 것들까지 합하면 많은 서비스들이 그동안 나와서 사람들을 끌려고 이런저런 시도를 했었다. 

사람들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혜택을 주는 서비스에로 자연적으로 몰려간다. 연변채팅이 뭘 잘못한것도 아니고, 우리가 지키지 못한것도 아니다. 자금과 자원에서 많이 부족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 수익을 창출하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했을 것이다. 그리고 제한적인 작은 시장에 있다보니, 넓은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큰 업체들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였을 것이다.

우리한테 잠깐이지만 그래도 우리말 채팅이라는 경험을 준 연변채팅에 감사하다. 또 그런걸 추억할수 있다는게 더욱더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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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범이

UX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느끼는 생각과 경험들을 글로 적습니다. 때로는 주제를 벗어나는 글을 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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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imdj랑 연변채팅에 관한 글….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화면사진까지 제시하니 몰입감 장난 아니오. 혹시라도 이 자료가 사라질까바 문장과 그림을 통채로 카피해서 제 컴퓨터에 저장했습니다. ㅎㅎ 당신은 죽은자를 귀환시키는 영매같소… 근데 이 사이트는 채팅방이나 다음카페처럼 실시간접속자랑 채팅하는 기능이 없나요? 연변채팅 읽다가 생각나서 여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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