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릴 때부터 친할머니보다 외할머니한테 정이 더 많았다.
친할머니가 들으시면 섭섭하다 하시겠지만, 멀리 살아 일년에 두어 번 뵙는게 다였던 친가와는 달리, 어릴 때 한때는 한 집에 같이 살기도 했던 외가 쪽에 더 정이 가는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일이 바빠지면서 자주 뵙지 못하게 되면서 할머니는 내가 눈에 어른거린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다. 물론 나도 그랬다. 할머니가 늘 그리웠다. 잘 살고 계시는지, 외롭지는 않은지, 아픈데는 없는지 …
작년 겨울 쯤 할머니를 찾아뵈었을 때의 일이다.
점심상을 물리고 과일을 먹으며 앉아있는데, 미리 준비해 놓으셨던 돈봉투를 하나 내미신다. 액수를 떠나, 나이 서른 거의 먹은 손녀가 용돈을 드리지는 못할 망정 되려 받는건 아닌 것 같아, 안주셔도 된다고 손사래를 쳤는데, 이건 무조건 내가 지는 싸움이란걸 사실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그 봉투를 받아들고, 집에 갈 때가 되어 짐을 챙겨 나오는 길, 갑자기 무언가 생각나신 듯 잠깐만 기다리라며 급하게 방에 들어갔다 나오시는 할머니 손에 닭똥과자(?) 한 봉지가 들려있었다.
" 이 할미가 뭐라도 더 주고 싶은데 줄게 없다. 이거라도 가져가서 먹어라 …"

가뜩이나 이렇게 인사드리고 나올 때마다 다음에 또 언제 뵙게 될지 기약할 수 없어 떠나보내는 할머니도, 떠나오는 나도 늘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이별을 하던 참이었다. 이번에도 서로의 촉촉한 눈가는 못 본척하고 대신 아쉬워하시는 할머니를 꼭 안아드렸다.
늘 계속 주시기만 하고, 나는 지난 이십여 년을 받기만 한 것 같은데, 그래도 아쉽다고 부랴부랴 들고 나오신 과자 한봉지 …
할머니 마음이 담긴 봉투와 세상에서 제일 귀한 과자.

슬퍼하지 말고, 혼자 가슴 아파하지도, 죄스러워 하지도 말고, 무한히 감사한 마음만 오래오래 기억해야겠다.
❤️
할머니, 오래오래 건강하게 계셔주세요. 코로나 잠잠해지면 달려갈께요 !!!

아..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남다.. 항상 손수건에 꼬깃꼬깃 돈을 접어서 넣어둔걸 꺼내서 용돈을 줬던 기억이
봉투와 닭똥과자, 외할머니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저도 외할머니가 보고싶습니다. ㅠㅠ
할머니 생각이 나는 글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닭똥과자 사진을 연변말 사전에 써도 될까요?
네 !!! 사용하셔도 되요, 얼마든지요 !!!!
꼭 달려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