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감자 조림
어느 한두어 뿌리에
함께 주렁주렁 있다가
오늘 나한테 왔구나
흙에서 뽑힐때 난 생채기들일가
감자자루에 담겨 올때 부대낀 흔적들일가
너희가 지나온 시간들
너희가 무언가를 만났던 곳엔
이렇게 자리가 나는구나
그게 아프다면
아픈 자리조차 서로 닮은 그 모습
오늘 너희들 한가마속에
간장 많이, 소금 죄끔
달큰한 물엿에
파와 빨간 고추, 하얀 마늘 다 넣고
속 깊은 곳까지 한번 푹 삶아본다
그 아팠던 곳에
간장도 들어가고
고춧물도 들어가고
더 아프겠지만
나는 알지
더 맛있어지는 과정을 겪고 있음을
그 누군가의 모난곳에 맞았던곳에
그래서 깊은 상처가 난곳에
더욱 많은 맛들이 우러들어
결국 그게 진정한 맛으로 되지
그렇게 푹 익고 나면
더욱 부드러운 가슴 속살을 보여주며
서로 으깨여지며 함께하는 너희들
평범한 한끼
오늘의 감사
안도현의 간장게장 시가 생각남다, 스며드는것. 근데 이미지가 완전 긍정적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