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결혼식에 왔다. 10년간 사귀던 나랑은 끝내야만 했고 새로 만난 그년이랑은 만난지 1년도 안돼 결혼해야만 했다? 어떤 년이길래… 나보다 예뻐? 젊어? 섹시해? 돈 많아? 정작 실물을 보니 나보다 뭐 딱히 잘난데가 없다. 싱겁다.
주례사가 끝없이 이어진다. 배가 고프다. 레이저처럼 두 연놈의 뒤통수에 꽂혀있던 내 시선은 복도 채광창 밑으로 보이는 주방 쪽으로 향한다.
주방 왼쪽 편의 큰 솥에서는 갈비탕이 설설 끓고 있다. 요리사가 양손에 집게 두 개를 들고 오더니 갈비가 잘 익었나 집어 본다. 뼈가 쏙 하니 고기에서 분리된다. 요리사가 만족스러운 듯 집게를 내려놓더니 손질해둔 전복이랑 대파를 넣는다. 그러고 이삼분 지났을까, 후춧가루인지 소금인지 양념으로 마무리를 한다. 전복갈비탕 완성!
아… 갈비가 억울하겠네. 전복갈비탕이 완성되기까지 갈비는 초벌 삶기, 찬물에 씻기, 그리고 푹 삶기까지 몇 시간이 필요한데 전복은 고작 몇 분 전에 넣으면 끝이라니. 뭐 각자 가장 맛있는 타이밍을 맞추려니 어쩔 수 없지만……
갑자기 영화 속 대사 하나가 떠오른다. ‘연애는 방귀고 결혼은 똥이야. 그냥 실컷 방귀 뀌다가 똥 마려울 때 결혼하는 거야.’
나와 그놈은 똥 마려울 때가 달랐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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