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래생이 있다면 무엇으로 태어나면 좋을지 생각해본적이 있다.

사실 이 질문의 답은 늘 (이 생도 살고 싶지 않은데… 무슨…)이라고 몇년간 마무리 되었던것 같다.

이러다가는 내일이 없을지도 모를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2026년 6월 1일 고향으로 '휴가'를 떠났다. 한달을 기약으로 잡았던 휴가는 3개월이 걸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단지 먹고 싶던 고향음식을 매일 먹고 잠도 자며 가끔 산책도 하고 생에 처음 아버지랑 낚시도 하며 별도 보고 읽고 싶던 책도 읽고 그렇게 보냈다.

그러던 어느 하루 핸드폰을 보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다. 슬픔의 눈물도 기쁨의 눈물도 아니었다. 사람이 생을 떠날쯤이면 주마등처럼 추억들이 스친다고 들었던것 같다. 순간 힘들었던, 하루하루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몇년간이 사진첩처럼 주르륵 머리속을 지나갔다.

조용한 눈물을 흘리며 곁에 있던 아버지에게 얘기했다.
"아빠, 나 이제 끝이 나려나봐."

2017년부터 시작된 지독한 나와의 싸움이 끝을 보려나 보다 하고 별다른 기대를 품지 않은채 2026년 8월 29일 비행기로 한국으로 돌아왔다.

느낄수 있었다. 마음이 가벼워 졌고 끝없던 생각들이 희미해졌다.

그리고 우리나무에서 '홀가분함'이란 단어를 마주하며 나는 이것들이 오랜만에 느껴보는 혹은 처음 느껴보는 '홀가분함'이라는 감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세상은 늘 그대로였고 변하는 것은 늘 나였다.

세상이 미워보였던것도 내가 미워진거였고 내가 나의 단점과 장점을 있는 그대로, 그래, 꾸밈없는 그냥 나라는 사람 그대로 받아 들이고 인정하니 나의 세상이 가벼워졌다.

아직도 서툴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는 바람의 내음을 느낄수가 있다.

다시 서론으로 돌아가, 래생이 있다면 무엇으로 태어나면 좋을지 정한다면 난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은 언제나 걱정거리나 부담감없이 마음이 가벼운 상태로 존재하지 않을가? '홀가분함'처럼.

예전에 들었던 "우리는 원석에서 다이아몬드가 되는거야."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만의 다이아몬드에 손이 닿은것 같다.

그 손 끝에 바람의 내음으로 가득차는 순간순간들이 가득하기를 바래본다.

이 글을 공유하기:

Healing

책을 좋아합니다.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좋아요 좋아요
4
좋아요
오~ 오~
0
오~
토닥토닥 토닥토닥
1
토닥토닥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