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매년 6~8월에 직원 건강검진을 시행한다. 불경기 속에서도 검진 비용은 꾸준히 오르는데, 이는 대중의 건강관리 인식이 높아진 반증이기도 하다(물론 통화가치 하락도 하나의 원인이다).
올해는 내 생에 병원을 가장 많이 드나든 해다. 병원에 질렸는지 검진 자체가 두려운지, 줄곧 미루다가 8월에야 검진을 받았다. 젊을 때는 검진을 소풍처럼 여겨 동료들과 웃고 떠들었지만, 몇 해 전부터는 진지하게 챙겨야 할 일이 되었다. 수십 년 써온 탓인지 몸 곳곳의 ‘부품’에 고장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건강검진의 핵심은 혈액검사, 초음파, 엑스레이이다. 고가 패키지 역시 대부분 추가 혈액검사로 채워져 있고 낯선 검사명이 많다. 다행히 올해 선택한 검진항목에서는 뚜렷한 이상 소견은 없었다.
유감스럽게도 건강검진과 발병은 가끔 별개의 일이다. 내가 사는 도시 유명 병원의 VIP 검진이었음에도, 수년간 이어진 이상 징후를 미리 포착하지 못했고 의사 소견에서도 특별히 경고하지 않았다. 더 안타까운 것은 내가 작년 검진 때 기다림이 싫어 늘 받던 간단한 검사를 건너뛴 일이다.
병은 노크 없이 찾아온다. 살금살금 몸에 스며드는 교활한 놈이다. 발병하고 뒤돌아보면 오래 전부터 신호가 있었건만, 나는 가볍게 여기고 몸을 방치했고 결국 스스로 병을 키운 셈이다.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심혈관 질환 위험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이럴 경우엔 일반 건강검진보다 정기 추적 검사가 중요하다. 건강검진은 넓은 범위를 스크리닝하는 것이고, 추적 검사는 의심 부위와 위험 인자를 주기적으로 관찰해 변화를 살피는 것이다. 그래야 필요한 의료 조치를 제때 취할 수 있다.
일부 질환은 아무리 검진해도 미리 막기 어렵다. 유전과 오랜 생활습관이 쌓여 생긴 경우다. 약으로 조절하는 질환은 현 의학으로 완치가 힘들고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하지만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기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젊은이들은 어쩌면 검진에 무심할 수도 있다. 몸의 기관이 아직 튼튼하고 면역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진센터나 병원의 시설·서비스만 괜찮으면 불만이 없다. 중년 이후는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을 찾게 되는데, 검사 기록 추적이 쉽고 이상 시 병원 간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건강방면의 책을 읽고 AI에 묻고 해마다 검진을 받아도, 직접 아픔을 겪지 않으면 건강의 소중함을 실감하기 어렵다. 건강할 때부터 몸을 아끼는 것이 유일한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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