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벚꽃이 그렇게도 좋냐 이 바보들아! …몽땅 망해라!
Y: 꽃은 언제 봐도 좋지! 봄이면 꼭 한번은 듣게 되는 시즌송처럼 때에 맞춰 펴주는 꽃. 그중에도 벚꽃은 너무 빨리 져서 유독 사람들이 예뻐하는구려.
A: ㅎㅎㅎㅎ 맞아! 벚꽃이 피기도 전부터 뇌가 알아서 장범준 메들리송을 들으라고 명령을 내린듯.. 하하 무한반복으로 듣고 있어. 비 한번에 땅으로 내려앉은 벚꽃잎들… 이렇게 못보내!
Y: 벚꽃 is 장범준 ㅋㅋㅋ. 봄이면 벚꽃이 떠오르는 것처럼 이 계절에 어울리는 책이 뭐가 있을까?
A: 책은 늘 내곁에. ㅋㅋㅋㅋ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고, 어찌구 저찌구 해서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하잖아. 그에 비해 봄은 독서의 비수기(?!) 느낌이야.
Y: 오. 나는 정작 가을에도 책을 많이 읽은 적이 없었던 것 같아. 나한테는 너무 낭만적인 표현-독서의 계절. 아, 언제 이렇게 됐는지. 특히나 봄은 밖에 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팔려서 마음이 산란해진달까.
A: 봄에 비해 덜 아름다운 책이 봄을 양보해야지 어쩌겠어. ㅎㅎ 봄이면 찾게 되는 책은 딱히 떠오르진 않지만, 새해에 세웠던 독서계획들을 하나하나 실행하기 시작하는 계절이지. 날씨도 좋은데, 봄구경 하러 나간 김에 서점에 들러서 책도 사면서.
Y: 오호 맞아. 기지개를 켜고 계획을 시작하기 좋은 이맘때. 서점에 들러보는 것도 좋은 휴일이 될것 같아! 내일은 참 너의 말대로 그런 여유를 가져봐야겠어. 차분하게 내린 봄비가 지나면 또 무더위가 시작될텐데, 지금 불어오는 산들바람을 쐬면서 감성이나 충전해보기로.
A: 옳다구니~!
Y: 사타구니~!
A: 앜!!!!!!!
Y: ㅋㅋㅋㅋㅋ 라임이 쩌는구만.
A: 책에 관한 대화는 이쯤 …
Y: 오 벌써?? ㅎㅎㅎ
A: 책 읽을 시간을 아껴둬야 된다는 변명으로…? ㅋㅋㅋㅋㅋ
Y: 오호 난 찬성이야!
A: 그럼 책 읽으러나 가보자공!
Y: 고고씽!
비하인드:
[A의 말]
책에도 제철이 있다. 나물이나 과일 같은 제철음식처럼 책도 그러하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5년 전부터 작정하고 독서노트를 만들었는데, 데이터들을 다시 살피면서 봄에 찾는 책, 여름에 찾는 책이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해의 시작은 세계의 이모저모에 관련한 책들을 읽었다. 세계사에 관련한 책들로 리스트를 채웠다. 세상이 따사로운 봄으로 물들면 책들도 얇아지고 산뜻해졌다. 에세이가 위주였고, 소설들도 읽었다.
초여름이 되면 경제 관련 도서들을 찾아 읽었다. 경제학입문서, 소비심리, 국제금융위기 등 책들에 관심이 갔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여행 책들에 눈길이 갔다. 유럽 여행기와 건축물들을 찾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더위가 한풀 꺾이고 선선해진 가을이면 과학 분야 도서들을 집어들었다. 뇌과학, 과학자 전기, 환경과학 등 분야에 관심을 쏟았다.
한겹한겹 두꺼운 옷들을 찾아 걸치는 겨울이면, 인간 세상에 관한 책들로 마음을 덥혔다. 교육, 영화, 법률 등 사회의 이슈들을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여 읽었다.
사소함으로 시작한, 시시해 보일지언정 나만이 느끼는 소소한 발견은 책과 더 애틋한 사이로 만들었다. 책에 관한 관심은 적금을 붓는 것에 가깝다. 사소함에서 비롯되어 서서히 번져든다. 복닥복닥한 일상의 연장선상에서 책은 소소하지만 화끈한 희열을 야금야금 느끼게 한다.
그리하여 책을 행복이라 하겠다. 책은 나에게 뭉근하게 온몸을 감싸는 행복이다.
[Y의 말]
언제부턴가 삶에서 책의 존재가 사라졌다. 가장 최근에 본건 주황마켓에서 산 토익책과 자격증 책, 그마저도 되팔았다. 그래서인가 책을 소유물이라기보다 잠시 스쳐가는 이야기나 기사처럼 가볍게 생각하게 됐다.
아 그런데 말이다. 책에 적힌 말들은 고정적이라 이상하게도 더 신뢰가 간다. 무언갈 공부할때도 꼭 연필로 표시하거나 글로 적어야 내용이 손에 잡힌다.
회의는 대부분 말로 하는데 회의록이 그만큼 중요하고, 대외적인 홍보도 매끄러운 문구로 이뤄진 자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책은 글을 가장 책임감 있게 기록하고 있는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책 속의 도리는 다르게 적용된다. 어제의 나에 비해 조금은 다르고 깊이 있는 생각을 하게 될수도 있다. 그리고 최근에 나에게 다시 돌아온 ‘책’이 있다. 과거의 내가 영문을 모르고 지나보냈던 글이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느낀 바가 많이 달랐는데 이건 Y의 개인글에서 풀겠다.
썸네일 BY 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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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ang Geulbang
책에도 제철이 있다, 참신하네요. 제철음식도 그때그때 먹고 또 좋아하는 음식도 꾸준히 먹잖아요? 제철 책을 읽으면서도 꾸준히, 늘 찾은 책은 없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