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흰 목련이
속절없이
눈물만 뚝뚝 떨군다

그 옆 담벼락엔
노오란 개나리가
머리를 풀어헤친 채 넘실거리고
 
연분홍 벚꽃이
바람에 실려
정처없이 유랑한다

저어기 진분홍 진달래
소리없이 지고 있는
언덕 아래 얕으막한 기슭에는

빠알갛고 하얀 철쭉이
멋도 모르고
기지개를 켜고 있고

지치지도 않는
민들레꽃이
풀밭을 촘촘히 수놓는다

다들
더 깊은 봄의 정원으로 들어오라고 오라고
아우성인데
나는 아직 겨울을 산다
아, 사월

(2017.4.12)

같은 지금인데
나하고 너, 여기하고 거기, 온라인과 오프라인… 온도차가 크다.
문득, 내내 엄동설한이었던 5년 전의 사월이 생각났다.
잘랄루딘 루미의 시 ‘봄의 정원으로 오라’가 한없이 슬프게 읽혔던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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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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