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박문수

뼛쭉뼛쭉 말라서 빠져버린 몸매
갈기갈기 찢겨져 나가버린 목선

가루되여 산산이 부서지는 알몸
락엽되여 우수수 흩날리는 영혼

순진한척 하얗게 던져진 종이컵
믹스되여 봉긋이 쌓여가는 무덤

스트레스로 꽉찬 울컥한 주전자
100°C로 온갖 불만을 토해낸다

맥심 빈봉다리 떨러덩 치켜들고
12g짜리 고민 씁쓸하게 젓는다

티스푼 굳이 필요해야만 햇을가
황금비율만 잘 타면 장땡아닌가

빈봉다리를 커피컵에 잠깐 담궈
불혹무덤에 비석 하나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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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朴文寿)

고향의 봄이 그리운 타향살이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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