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6일 밤

변기 위에 않아 있다가 문득, 인간으로서 우리가 사고하고 논쟁하는 모습이 꼭 이 변기 위의 행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사상이나 이론은, 그것을 내 놓을 때 바로 이 빛을 본 便처럼 따끈따끈한 것이나 결국에는 물에 밀려 내려가야 할 것이 아닌가. 그대로 두면 악취가 나고 오염원이 되어 버리는 것이, 인간 지혜의 한계가 아닐까. 생산되고 도태되고, 생산되고 도태되고를 반복하는 인생사, 그리고 인간사. 과연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한 역사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인간의 존엄은, 바로 이렇듯 불편한 진실 — 변기 위의 행위 앞에서도, 그것의 의미와 가치를 사고(이성)의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악필 원고

책장을 정리하다가 십년이 더 된 노트를 손에 들게 되었다. 이런 생각도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띄어쓰기와 두음법칙 등은 시간과 함께 일부 바뀐 흔적이 남아있다. 악필은 여전하다. 그래도 똥덩어리를 마주하고도 고민을 했던 그 시절 나름의 치열함이 묻어있어서 새삼스럽다. 

시간이 흐른 지금, 이리저리 내팽개쳐진 변들이 더더욱 난무한 세상이 되어있지 싶다. 지레를 주면 지구를 들어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아르키메데스를 자칭하는 이들. 정작 지레에 필요한 작용점을 갖고 있기나 한 걸까. 또 하나의 밤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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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돌다가 고전과 씨름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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