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linois Tech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에 다닐 때, 'Less is More'(적을수록 많다) 라는 슬로건을 자주 봤다. 이 슬로건은 학교의 정신적 토템과 같았다. 학교 캠퍼스를 돌아다니면 이러한 철학이 반영된 빌딩, 가구, 디자인들을 볼 수 있었다. 'Less is More'는 Ludwig Mies van der Rohe의 예술 철학이었고, Illinois Tech 학생들은 아직도 그 철학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 S. R. Crown Hall [1]
Mies는 근대 건축의 개척자로 꼽힌다. 그는 이성적인 접근으로 건축 설계의 창조적 과정을 인도하려고 노력했고, 이는 그의 격언인 'less is more'와 'God is in the details'(신은 세부 사항에 있다)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마지막 Bauhaus 디렉터이기도 했고, 바우하우스 철학을 그대로 우리 학교에까지 가지고 왔다. 바우하우스 양식은 현대식 건축과 디자인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후 예술, 건축, 그래픽 디자인, 실내 디자인, 공업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발전에도 깊은 영향을 미쳤다.
바우하우스는 이전 장인 시대에서 산업 디자인 시대로 넘어가는 분수령 역할을 하면서 현대 디자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 디자인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는데,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특징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처럼 단순화되고 기능적인 형태미로 드러난다. 기능을 따른 형태의 디자인을 보여주는 예는 요즘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Bauhaus 영향을 받은 제품들 [2]
우리 학교에는 Interprofessional Projects (IPRO) Program 수업이 있다. 모든 학생들은 두 학기 동안 이 프로그램에 꼭 참가해야 했고, 참가하지 않은 학생은 졸업할 수 없었다. IPRO 수업은 일반적으로 3명의 전문 교수와 여러 명의 다양한 전공을 하는 학생들로 이루어졌다. IPRO 수업 주제도 다양했다. 리튬 배터리 효율 연구, 자동화 농업 생산, 장애인을 도와줄 수 있는 설비 디자인, 개발도상국 여성 인권 연구 등 몇십 가지의 수업이 있었다.
농업자동화 IPRO 전단지 [3]
나는 예전부터 자동화 농업과 수직 농업에 관심이 많아서 그 주제와 연관되는 수업을 선택했다. 아니 글쎄, 농사를 평생 못 해보고 컴퓨터과학 전공을 하던 내가 그 수업에서 진짜 학교 빈 땅을 이용해서 농작물을 심어야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물론 삽질도 하고 씨앗도 뿌리고 여러 가지 센서를 땅에 심고, 코드를 쳐서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어서 식물 상태, 습도, 온도 데이터를 모니터링한 경험은 큰 도움이 되었고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진짜 싫었고, IPRO라는 수업을 왜 강요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미학 수업을 듣기 전까지는…
어느 학기에 미학(Aesthetics) 수업을 듣고 있는데, 교수님이 Bauhaus를 설명하다가 이런 질문을 했다. 'Bauhaus가 없어진 지 몇십 년이 지났지만, 우리 학교는 유일하게 Bauhaus 정신을 아직도 계승하고 있다. 그게 무슨 수업때문인지 알아?' 그 누구도 대답을 못 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힌트를 주셨다. 'Gesamtkunstwerk!(한글로 "총체 예술 작품"이라는데 영어로는 Comprehensive Artwork 라고 한다.) 예술가와 공예가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그래도 학생 그 누구도 답을 몰랐다. 그러자 답답한 교수님은 'IPRO가 Bauhaus 철학에서 만들어진 수업이다.'라고 답을 알려주셨다.
바우하우스는 예술가와 장인의 구분을 없애고 함께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수의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추구했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협력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필요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이 였다. 이러한 철학 덕분에 IPRO에 대해 관심이 더 커졌고, 자부심도 많이 생겼다.

Bauhaus 디자인 [4]
세상에는 소수의 천재가 세상을 바꾸고 엘리트들이 사회 발전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엘리트가 되려고 평생을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이런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 엘리트주의는 오만과 편견으로 가득 차 있으며,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을 못하는 태도를 조장한다고 생각한다. 바우하우스의 영향을 받은 나는, 이러한 엘리트주의에 더욱 강하게 반대하게 되었다. 나는 천재가 될 수 없고 엘리트도 아니기에,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그들과의 협력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거라 생각한다.
참고자료들
[1] Wikipedia contributors. (2024, August 18). S. R. Crown Hall. Wikipedia. https://en.wikipedia.org/wiki/S._R._Crown_Hall
[2] Suenaga, C. T. (2023, May 3). Bauhaus, a revolução máxima da arquitetura e do design. Medium. https://medium.com/@helpsuenaga/bauhaus-a-revolu%C3%A7%C3%A3o-m%C3%A1xima-da-arquitetura-e-do-design-acdf6f0d34fa
[3] Instagram. (n.d.). https://www.instagram.com/ufarmiit/
[4] Italia, W.-. S. I. P.-. S.-. T.-. (n.d.). Bauhaus: places to see and events not to be missed – Italian Design Contract. Italian Design Contract. https://www.italiandesigncontract.com/en/blog/bauhaus-places-to-see-and-events-not-to-be-missed/

다음 주 수업 내용임다 하하! 덕분에 자료가 더 풍성해지겠네요. 수업용으로 출처 밝히고 이미지외 부분 내용 퍼가도 됨까?
아~그럼 타이밍을 잘 맞춰서 글을 올렸군요 ㅋㅋㅋㅋ. 출처 귀찮아서 처음에 안 썻는데, 글을 다시 수정해서 이미지 출처를 추가 했슴다. 세번째 이미지는 제가 직접 찍은 거라서 출처는 없고 수업할때 마케팅용으로 만들었던 Instagram 링크로 출처 대체 했습니다. 수업용으로 모든 내용 사용하셔도 됨다.
아이고 고마워라! 또 이렇게 꼼꼼하게 출처를 다 제공해주시고 감동입니다! 그냥 칠시님 닉네임과 이 글의 출처만 밝히려고 했는데 덕분에 더욱 디데일하게 준비할 수 있겠네요. 네 어쩜 딱 미술사 수업 마지막 주 내용과 겹치게 돼서 반갑고 신기하네요. 잘 이용하겠습니다~~
바우하우스, 칠시 글로 보니 또 다르게 느껴짐다.
어제 마침 지식인사이드 채널에서 김정운 박사 인터뷰 형식 강연편을 보면서
그 중 [창조는 편집이다] 책 소개 중에서 바우하우스를 중점으로 언급했었슴다.
글 잘 읽고 갑니다~
다시 확인해보니 소개한 책은 최신 [창조적 시선]이고,
창조는 편집이다 — 이 문구는 전 편 [에디톨로지]의 부제였슴다~
지식인사이드 검색하고 현재 들으면서 코딩하고 있슴다. 정보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