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진지 version은 브런치에서 제 이름으로 검색이 됩니다!)
서울대 MBA 다니면서 사람들이 자꾸 물어보는 게 있더라.
“컨설팅 어떻게 했어요?” “빅4 어떻게 들어가요?”
그런데 또 다른 이야기는 술자리에서만 나오는 거야
조선족 관련 궁금한 것들.
고민이 되더라고, 이 이야기를 좀 더 진지한 자리에서 해보면 어떨까?
술 말고, 커피 마시면서.
그래서 특강을 해버렸어.
주제는 “커리어 인사이트 그리고 정체성”
부제는 더 거창하게 “Defining Professionalism, Redefining Roots”
그러고 보니 여러 맥락으로 항상 ‘소수’였긴 했어.
‘다수’한테 ‘소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 봐.
내가 “비공개로 하고 싶다”고 했더니
원우 A가 “내가 개인적으로 메시지 돌릴게!”
원우 B가 “세미나실 예약했어요, 발표 화이팅!”
모 클럽에서는 점심 샌드위치랑 커피를 후원해줌
이게 바로 팀워크지 (물론 발표자는 발표 전날 밤샘)
단톡방에 특강 공지 올릴 때 강사가 누군지는 안 밝혔거든
근데 25명이 참여 의사를 밝힘 (나중에 알고 보니 3명 빼곤 다 짐작하고 있었다고 함)
PPT는 당연히 전날 밤 마무리.
2주나 시간이 있었는데 수업, 과제, MBA 활동들에 치이고
결국 발표 전날 밤에 겨우 끝냄, 스크립트는 없음
45분 동안 머릿속에 있는 걸로만 버티기로 함 (될까?)
일단 오프닝에서는 내 정보를 해시태그로 정리해서 보여줌
#빅4 #컨설턴트 #조선족 #서울대MBA
여기서 거수투표를 해봤어
“커리어 이야기 듣고 싶은 사람?”
“정체성 이야기 듣고 싶은 사람?”
결과: 정체성 아슬아슬하게 승.
휴, 다행이다
사실 나 임기응변은 정체성 쪽이 더 자신 있었거든
그리고 커리어 인사이트, 세 가지 질문으로 구성함
“부티크 펌도 컨설팅 펌?”
“보험회사에게 이노베이션이란?”
“컨설팅 안 할 꺼면서 왜 Big 4?”
막상 한국어로 하려니까 중간중간 방향이 이상하게 흐를 뻔함
급해서 드립 섞으며 넘어감
‘뭐 어때, 원우들끼리, 오히려 좋아.”
마지막으로 정체성 이야기 (이게 진짜 본론)
“‘조선족’이라는 단어는” (역사 수업)
“동질감에서 이질감으로” (내 성장 이야기)
“정체성의 재정의” (요즘 고민)
여기서 어릴 적 사진 공개함
한복 입고 백일장 시상식 갔던 사진
발표하다가 갑자기
그 백일장 주최하셨던 김진경 총장님이 생각남
잠깐 멍 때림 (발표 중 회상 모드)
세션 끝나고 검색해보니 그분 근황이 궁금해짐
마지막에 슬쩍 ‘우리나무 사이트’ 홍보도 함
지금은 운영진 아니지만
예전에 진짜 열심히 시간을 쏟았거든.
클로징은 오프닝 때 썼던 해시태그 다시 보여주고 옆에 to-be 버전을 붙임
내가 앞으로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 정리해보니 세 단어 나옴
“탁월한 적응력”, “글로벌 마인드셋”, “진정성 있는 태도”
그리고 친한 원우랑 대화하다 알게 된 Why-How-What 공식으로
내 미션부터 비전까지 정리해버림 (따끈따끈한 버전, 10대 때 고민하던 거랑 비슷함)
Q&A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
“정체성 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을 것 같은데, 괜찮아요?”
이 질문 듣고 싶었어, 그런데 답은 준비 안 했거든?
일단 입이 먼저 열리더라.
“저한테 정체성 고민은 태어나서부터 평생 안고 가야 할 숙명인 것 같아요.
물론 10대 후반에 대외활동 할 때 스트레스 제일 많이 받았죠.
근데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이 충분히 의미 있었고 지금은 스트레스보다는 일상이에요.”
발표 끝나고 단체샷
나는 꼭 사진을 찍고 싶었어, 이게 한국에서 하는 첫 한국어 발표니까
그리고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만 골라 담은 발표니까
지난 10년 커리어 훑고
내 정체성, 심지어 비전까지 언급한 날
2026년 2월 5일 목요일
20년, 30년 지나도 계속 기억날 것 같은 순간
발표 준비하면서 자료 찾고
스크립트 없이 임기응변으로 버티면서
새로운 발견이 많았어
발표 내내 따뜻한 눈으로 봐준 청중들 덕분에 더 힘을 냈고.
내가 발표에서 말한 대로만 시간이 흘러가면 좋겠다.

글의 ‘진지 version’을 보고 싶네요. ㅋㅋ 발표 잘했고, 반응도 좋았겠네요.
솔직히 반응이 기대 이상이긴 했어서 뿌듯하기도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ㅎㅎ 그리고 생각들도 많아지더라고요, 내가 다른 주제로 특강을 열어도 최소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지, 그러려면 어떤 분야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등등 (이 글 ‘진지 version’은 브런치에서 Katherine 으로 작가이름 검색하면 나올겁니다 ㅋㅋㅋ 그걸 여기에 옮기기에는 뭔가 중복되는 느낌이 있어서)
수고했슴다~
후기를 내심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렇게 글로 엿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