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의 영예를 휩쓸면서 천재괴짜감독 봉준호의 과거 영화들도 재조명된다. 당연히, 나는 <괴물>, <살인의 추억>, <설국열차>, <마더>, <옥자> 등 봉감독의 여태껏 모든 작품들에 감탄했었지만 그래도 기생충에 버금가는 작품 꼭 하나를 추천해라면 <마더>를 꼽을 것 같다. 왜냐면 이는 그냥 단지 모성애의 이야기라기보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 이기때문이다. 마치 <기생충>이 공생에 관한 영화인것처럼 말이다. 

<마더>의 오프닝 신 <살인 후 춤 장면>

실성한 듯 무심하게 또 알수 없는 미묘한 감정의 몸짓으로 춤 추는 장면이 압도적이었던 이 영화의 도입부는 정말 강렬했다. 심지어 사람을 죽이고 화장실과 계단에서 춤추는 <조커>모습에서 이 장면이 겹쳐보인 적 있다. 

이 영화는 2009년에 개봉 된 영화로 10년전에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봉준호 감독 작품중 단연 명작이라 생각되는 건, 비뚤어 진 모성애를 다루지만 그 안에서 삶을 지키고 자 하는 모든 엄마들의 고단함과 슬픔의 무게가콱!하고 내 가슴을 짓눌렀었고,  더 나아가 긴 인생을 살아가고 지켜내느라(요즘 같은 비상시기에도)고군분투중인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처럼 다가왔기때문이다. 참고로, 나는 아직 엄마는 아니지만 <마더>에서 분명 깊은 울림을 받았던 건 사실이다. 

이 영화는 나이답지 않게 제 앞가림을 못하는 아들과,살인자 추적에 있어서 서둘러 사건을 종결 지으려는 무책임한 경찰과 무능한 변호사를 등장시키며 그 과정에 엄마가 범인을 찾으며 아들을 구하는 이야기다. 기존의 오로지 너그럽고 따뜻한 이미지의 모성애와는 달리, 그 숭고함을 깨고 사실은 그 반면에 극도의 이기심도 동반한다는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철저히 까밝히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고정인식을 부셔버리는 반전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사실, 돌아켜보면 우리들이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은 다양한 것 같으면서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자식을 위해서 자신의 꿈을 포기해도  상관없는 엄마, 맞벌이를 하면서도 자식일엔 꼭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 워킹맘,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성적인 엄마(스카이캐슬이 생각난다), 자기가 낳고도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해 고통스러워 하는 엄마, 도움하나 없이 되려 자식의 짐이 되어 스스로 자책하는 엄마… <마더>속 엄마 외에도 이 세상엔 다양한 엄마들의 행동과 모습이 있지만, 결국 그 엄마들의 모습속에는 자식들을 우선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게 설사 잘못된 상황이라도 어김없이 나타냄을 짚어주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가 아닌가 싶다. 

예쁘지만 어두운 이야기-플로리다 프로젝트 또한 <아기자기한 촛불뒤에 슬픈 그림자같은 > 비뚤어 진 모성애영화가 아닌가 싶다. 마찬가지로 강추 드림! 

또 이런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엄마도, 사실 누군가에겐 사치일수 있다는 현실이 영화를 보는내내 더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었다. 아들의 죄를 대신 해 감옥에 들어간 종팔이(영화인물명)에게 <부모님은 계시니? 엄마 없어?> 라고 말을 던지며 통곡하던 그 <마더>의 모습은 <어쩌면 죄책감보다, 얘는 도와줄 어미가 없으니 내 아들 대신 총대를 메겠구나, 안 됏지만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내심 안도의<기쁨>의 눈물인 것>같기도 해서 더 가슴이 미어지고 소름돋았던 장면이다. 

이렇듯,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참 인간의 깊은 내면과 본성을 섬세하게 그리는 게 <엄마가 망친 아들, 그 아들이 망친 엄마를> 보여주면서 < 저런 엄마는 그럼 누가 보호해줄것인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면서도 <그럼, 저런 엄마마저 없는 그들은 누가 보호해줄까>라는 야속한 질문도 던져준다. 

<사실 나는 나의 모든 영화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마더>의 앤딩장면에 대한 자부심만큼은 강하다.>라고 봉준호 감독이 말한 앤딩컷 

사회에서 버림받은 아들을 필사적으로 지켜낸 엄마는, 아니 어떤 이유든 자식을 위한다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수많은 엄마들은, 저 한덩어리가 되어 석양속에서 춤추는 엄마들은, 어쩌면 <지옥의 용광로에서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는 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역광으로 찍어 누가 누구인지 모르는 그 실루엣은 마치 이 세상 모든 엄마를 말하는 것 같았으니까. 

마치 삶에 지친 엄마들이 그동안 묵혀왔던 스트레스를 풀려고 버스안에서 춤추며 고달픈 인생에서 구해달라고 발버둥치는 모습,  이 장면은 엄청난 혼돈을 여과없이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오히려 정반대되는 포근한 브금이 너무 잘 어울려 더 슬펐던 앤딩이다. 

마치 <살인의 추억> 송강호의 클로즈업 앤딩컷처럼 강렬하고 미묘한 감정이 섞여있다. 

<조커의 마지막 춤 신 >이 생각 나기도 했다.

사실, 현실에선 허황한 욕망을 갖는것부터가 절망일때도 많지만 모성애는 항상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었다.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 또한 죄의식에 의한 자식집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눈 가리고 웃는 거랑 v 입 가리고 우는 표정 )

오프닝이랑 앤딩만 봐도 정말 말이 필요없는 한편의 시를 보는 것 같은 이 영화는 보는 사람마다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우리 엄마는 어떤 엄마일까? 

또, 나는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하는가? 

엄마없는 그들은 누구를 탓해야 할까? 

미친듯한 춤 사위를 보여주는 결말은 마치 아들이란 종교에 빠진 광신도처럼 보인다. 엄마란 다 그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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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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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니님 평 보고 오늘 봤네요. 초점 잃은 두눈으로 카메라를 직시하며 춤추는 첫씬은 정말 너무 강렬해서 평생 못잊을것 같네요! 아들엄마는 아들이란 종교에 빠진 광신도라는 표현이 너무 와닿았습니다! ㅋㅋㅋ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아들엄마하고는 가깝게 지내게 안된다는….엄마가 망친 아들과 아들이 망친 엄마라는 표현이 묘한 것 같습니다! 집착을 넘어선 그 사랑이 약인지 독인지…

    1. 하하핫 저도 贴心小棉袄인 딸이 더 좋지 않을가 생각한다만 ^^ 아들이던 딸이던 사랑이던 독이던 부모가 자식에 대한 사랑은 엄청난 것 같습니당~ 사실 18세기까지만 해도 환경조건(굶주림/추위/위생/기타)으로 인해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죽어버리는 경우도 많아서 ,사실 엄마들도 아기를 낳고 버리는 경우나 고아시설에 보내는 일도 많았다고 합니다. 정을 주지 않았던 거죠, 죽을 확률이 많으니! 그 뒤로 산업혁명도 시작되고 생활이 좀 나아지면서 사회적으로 모성애란 구호를 외쳐댓죠, 봉감독의 디테일한 점은 바로 그 모성애의 대표주자같은 배우를 내세워 성스럽고 고귀하기만 한 이미지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인것 같습니다. 딱히 선과 악이 없는 인간의 본능을 그저 그려내기만 하죠,, 그게 더 슬프고 와닿지 않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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