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뉴스를 보면 이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어제 오후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저번주 토요일에 주문한 물자가 아직 안 와서 내일이면 쌀이 다 떨어지는데 사회구역에 전화 했더니 아직 연길(도문물자를 연길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에서 아무것도 온게 없단다.언제 도착할지도 기약 없단다.
전화를 끊고 가도(街道办事处)에 전화를 걸었다.저번의 그 직원이 받았다.
'지금 물자가 온게 아무것도 없습니다.우리는 그저 물자가 도착하면 배송만 할뿐입니다.물자공급은 商务局?에서 책임집니다. 오늘저녁 6시 이후에야 공급이 가능한지 알수 있습니다.'
'이건 어제 주문한겁니다.'
'이건 그집 게 아니야.'
전화기너머로 나지막한 대화가 들렸다.도대체 무슨 작당들을 하는것인가? 우리 부모님 물자는 지난주 토요일에 이미 예약했다.그런데 어제 주문한 물자가 먼저 도착했다고?
'여보세요?지금 전 도문시가 다 물자공급이 긴장합니다. 아니면 구역에 한번 연락해보세요.'
익숙한 패턴이다.
부모님이 계신 구역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XX구역에 XX 분 가족입니다.지금 당장 쌀이 떨어지게 생겼는데.며칠전에 이미 주문 넣었는데 아직도 도착 안 한겁니까?로인들이 위챗으로 주문이 어려워서 구역인원들한테 부탁해서 대신 주문했는데 아직 오더를 내리지도 않은겁니까?'
'하아…제가 알아볼게요.'
오분후 나는 같은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피드백이 없었으므로.
'여보세요. 지금 진짜 물자가 없습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지금 필요한 물건을 주문하시면 제가 오더 넣어드릴께요. 오늘 저녁에 드실 게 없으면 제가 도시락을 주문해 드릴께요. 그리고 오늘 저녁 6시에 도착하는 물자에서 남는 쌀이 있으면 먼저 보내드릴께요. 만약 정 없으면 제가 저희 집 쌀을 먼저 보내드릴께요.'
'그럽시다.감사합니다.'
나는 그래도 한시름 놓았다고 생각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언제 주문한건지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트럭에서 보급물자를 부리우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저녁 부모님한테는 아무것도 배달되지 않았다. 도시락도 쌀도.
아침에 눈뜨자마자 구역에 전화를 걸었다.당신들이 해결해 줄수 없으면 내가 우리 집 쌀을 보낼테니 내보내면 당신들이 받아서 올려보낼수는 있냐고 물으니 그건 가능하단다. 그리고 그건 먼저 너희 구역 사람들한테 물어야 된다며 지금 어디 사는지 물었다. 집 주소를 대니 거긴 방공(防控)구역이라 힘들거라 그러면서 일단 전화해 보란다.
물어보나 마나다.
그래도 상황이 상황인만큼 질병예방사무실(防控办)에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 구역에서 보내줄수는 없느냐고 물었다.죽어도 못나간단다.자기도 지금 중의원(오공촌)에 갇겨있는데(기관 사람들은 단위에서 먹고자고 하는 모양이다.)자기 딸도 봉쇄구역에(封控区)에 격리됐는데 과일 먹고싶다는것도 못 보내준다면서. 그러면서 사회구역 인원들한테 쌀을 구해오든지 방법을 대라 하라고 시켜준다.아니면 일반구역에 있는 친척한테 보내달라고 하던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뭘 어떻게 할까 고민할새도 없이 엄마한테서 또 전화가 걸려왔다.구역일꾼들이 쌀은 없고 도시락을 하루 한번만 보내줄수 있다고 하더란다.
물자가 언제 도착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로인들한테하루 한끼만 먹으라니?
다시 질방예방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통화중이다.
12345에 전화를 걸었다.
대기자가 15명이다.
저번에 나한테 글 내리라고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안 받는다.
나는 각각의 번호로 한 10번씩 전화를 한후 위챗과 웨이보에 모두 글을 올렸다. 일부러 보라고 올렸다.보고 나한테 전화 오라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网信办?에 전화를 걸었다.어린 여자애가 받았다.나는 흥분된 목소리로 상황을 설명했다. 여자애는 다 듣고나서 자기는 알바(?)라서 이 민원이 여기 소관인지도 모르고 령도도 자리에 없어서 알아보고 다시 전화 주겠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한 2분도 안돼서 같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받으니 나한테 글 내리라던 목소리였다.
'예. 아까 또 글 올리셨습니까?'
세상에나!이렇게 효과가 빠를줄이야?
'방금 성이랑 주에서 전화 왔습니다.어떻게 된거냐고. 사실 여기는 민원을 해결하는데가 아닙니다.민원해결은 12345로 전화해서 상세한 정황을 얘기하세요. '
'그럼 도대체 어디에 고소 고발 해야 하는겁니까. 번호 알려주세요.'
'12345가 고소고발 번호입니다.(뻥이다. 그저 전화 번호나 알려주고 전화해서 상황파악이나 하는 역할 밖에 못한다.).그리고 글에서 전화가 안 통한다 하셨죠? 우리 요즘 낮에 전부 오공촌(집중격리시설로 추정된다.)이에 가 있습니다. 그래서 새벽4시부터 7시 사이,점심엔 1시무터 2시 사이,우리가 단위에서 밥을 먹습니다.그리고 저녁8,9시 사이 요 시간대에 단위에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 핸드폰 번호도 알려드릴께요.제가 밤에는 단위에서 잡니다. 그리고 글 올리셔도 어차피 제가 봅니다. 글 올리는게 문제해결엔 아무런 도움도 안되고 사람들한테 정부를 욕할 빌미만 제공할뿐입니다. 지금 정부일꾼들도 고생합니다.서로 좀 이해합시다.제가 해결할수 있는건 최대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저번에도 제가 해결했지 않습니까?(노력은 했지만 결국 자력으로 해결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저도 백성들이 일 해결 안되면 고발하는거 찬성합니다.12345에 전화해 보세요. 전화해서 로인들 굶게 생겼다,로인들한테 하루 한끼 먹으라는거냐 이렇게 얘기하세요.저도 개인적인 루트로 전화해 볼께요. 그리고 글들 좀 내려주세요.'
그는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많은 말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고소고발 번호는 끝까지 알려주지 않았다.
한번 속지 두번 속으랴?나는 저번처럼 전화를 끊자마자 위챗을 지우지 않았다.지우더래도 문제가 해결된후 지울거다.
12345에 전화했다.대기자가 17명이었다.
한 10분후 아까 그 번호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예.XX구역 당서기한테 전화 했습니다. 좀 있다 그 구역사람한테서 전화가 갈겁니다.'
전화를 끊은지 5분도 안돼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여기 XX구역입니다. XX십니까? 지금 전화 거신 분 우리 구역 어느 아파트 몇동 몇호에 사십니까?'
'XX구역 XX동 XX호입니다.'
'아 그집이구나. 안 그래도 어제 저녁 통화 했습니다.'
'쌀이 없어서 도시락을 주문해주겠다고 했다구요? 하루에 한번?그럼 하루 한끼만 배달하나요?아님 하루에 세끼분량을 배달하냐요?어제 남은 쌀은 없나요?'
'진짜 없습니다.지금 부모님이 계신 곳은 방공구역(放控区)이라 저희가 특별히 신경 쓰는데도 물자가 모자랍니다.'
'저번 토요일에 주문했다는데 오더는 들어간겁니까'
'예.저희가 통계를 다 했습니다.부모님이 모든 품목을 1개씩 다 주문했지요? 그런데 오늘까지 통계한 물품 리스트를 아직 올려보내지도 못했습니다. 아직 통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뭐라구요? 아직 오더도 못 넣었다구요?통지라니요?어디에서 통지를 받는단 말입니까?'
'위에서 통계한 오더를 올려보내라고 통지를 해야 우리가 올려보낼수 있습니다. 어제 도착한 물품은 요며칠 통계한 오더가 온것이 아니라 썩 전에 주문한 것들입니다. 저번에 부모님한테 갖다드린 채소도 주문한것이 도착한것이 아니라 그 전에 주문한 사람들이 안 가지겠다고 해서 남은 걸 먼저 갖다드린겁니다.'
'전 시가 다 그런겁니까 아니면 거기 구역만 그런겁니까? 우리 아파트는 어제 물자가 왔던데.'
'다른 구역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하지만 물자가 모자란건 사실입니다.'
'그럼 언제 오더를 내리고 도착할지 장담 못하는거 아닙니까?'
'예.저희도 통지만 기다립니다. 오더가 들어가면 이틀이면 도착합니다.'
'그럼 쌀 1개(모든 품목은 한개밖에 주문 못한다)는 얼마나 됩니까?얼마나 버틸수 있습니까?'
'그게 얼마 안될겁니다.한 일주일?'
이래놓고 물자공급이 충분하다고 맨날 언플질인건가?
'보급품도 없다,보내줄수도 없다,그럼 도대체 어쩌란 말입니까?! 로인들더러 밥을 굶으라는 겁니까?'
'봉쇄구역만 아니면 물자가 드나들수 있습니다.친척중에 혹시 일반구역에 계신 분 없습니까?'
'알았어요.전화해 볼게요.'
나는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방법이 없답니다. 봉쇄 안된 구역에서 배달하는 수밖에.큰아버지한테 보내달라 얘기해 보는게 어떻겠습니까?'
'큰아버지네 구역도 봉쇄구역이다.띠를 다 붙여놔서 밖에 못 나온다.'
진짜 돌아버리겠다!
'그럼 그 XX있잖아요.그 친한 친구.거기다 부탁해봐요.'
'야 거기다 어떻게 부탁하냐?번거롭게'
'그럼 어쩌겠다구?굶게 생겼는데.지금 그런거 가릴때야!'
'예예.수고했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아버지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야야.좀 기다려라.구역사람들이 온것 같다.다시 전화 할께.'
도시락?쌀?
뭔진 모르겠지만 급한 불은 끈것 같다.
그로부터 2,3분후 엄마한테 전화가 걸려와서 기쁜 목소리로 쌀이 도착했다고 알려왔다.구역일꾼들이 앞으로 일이 있으면 령도들한테 말하지 말고 자기들을 찾으라는 말도 덧붙이더라면서.
어제오후부터 니들을 찾았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됐니?
그들이 무슨 경로로 쌀을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내가 소셜미디어에 글을 남기지 않았다면,그래서 시에서 하층기관에 압력을 넣지 않았다면 과연 그들이 이렇게 빨리 문제를 해결했을까? 전화 한통에 해결될 일이면 애초에 해결 가능한 문제라는 얘기가 아닌가?
쌀을 받고 얼마 안지나 인터넷관리사무실(网信办)에서 문제가 해결됐냐고 전화가 왔다.나는 해결됐고 수고했다고 인사했다. 그는 다시 한번 급한 일이 생기면 언제는 자기 핸드폰으로 전화하라고 했다.전 단위 에 아까 그 여자애 혼자만 남아서 전화를 받고있어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될꺼라면서.일반적인 일은 12345로 전화하라고.
그 번호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대기자가 항 상 열명이 넘으니까.
그럴거란다.백성들이 갇겨있으니 필요한것도 많고 해달라는것도 많을수 밖에 없으니 좀 이해해주시고 화를 가라앉히라고 했다.
화낼 힘도 없다.아침 7시 반부터 세시간동안 공복에 전화와 씨름한 탓에 진이 다 빠졌다.
(그리고 나머지는 물품들은 열흘이 지난 29일에야 모두 배달됐다.)
기층일꾼들의 무위(不作为),안일한 윗분들의 대응(딸리는 물자공급)이 겹치면 백성들의 삶은 엉망진창이 된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기초적인 먹는 문제도 해결이 안된다. 21세기,2022년에 세계2위경제대국이라는 중국에서 쌀이 없어 배를 곯을수도 있게 된 이 상황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되는걸까? 진짜 단체로 해방전으로 돌아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