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를 배우는 아이는 기본기술동작을 표현하는 품새는 좋아하지만 실제로 싸우는 겨루기는 싫어한다. 게다가 얼마전 체육학교 학생들과 겨루기 수업을 같이 보는 특별훈련에 다녀오더니, 이런 훈련에 다시는 안간다고 못을 박았고, 원래 참가하기로 예정된 겨루기 시합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

래일 두번째 특별훈련이 있다고 사범님이 련락이 왔다. 

– 애가 안간다고 하던데요? 사범님께는 말씀 안드렸나봅니다.

– 안간다고요? 제가 얘기해볼게요.

아이와 사범님이 통화했고 몇분 후 아이는 "내가 설득했어" 하면서 의기양양했다.

– 알았어. 특별훈련 가지마. 근데 너 다음주 겨루기 시합에는 나가기로 마음을 다시 바꿨잖아?

– 그건 사범님한테 매수당해서…

– 엥? 사범님이 너를 뭐로 매수했대?

– 가방이요. 

– 너 이런 사람이였어? 가방에 홀랑 넘어가고 그러는? 

– 헤헤헤

– 그럼, 나도 매수 한번 해보자. 래일 특별훈련에 가. 뭐든지 사달라는 사줄게.

– 뭐든지 다요?

– 어. 다만 이번 한번뿐이야. 10초 시간 줄게

십, 구, 팔… 이까지 셌을때 아이는 "90cm 고양이인형"이라고 소리 질렀다.

난 또, 애플폰이라도 튀여나올가봐 긴장했네.

– 너 정말 이런 사람이였어? 니네 부모님은 너를 이렇게 안키웠는데? 매수하고 그런거 안했는데?

– 헤헤헤

– 내가 왜 조건을 달고 미끼를 던지는거 안했는지 알아? 즉석에서 효과를 보기는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해. 오래 가려면 마약처럼 량을 늘려야 해. 늘리다보면 더 이상 만족시키기 어렵거든. 

– 흠…

– 근데 오늘 해보니 괜찮네. 가끔은 좋아. 호호호

가끔은, 아주 가끔은 외부의 자극을 빌어 아이의 마음을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이 어떤 두려움을 극복하는 계기로 된다면 더욱 고맙겠다. 

겨루기는 여전히 싫은 분야일테지만 가방이나 인형으로 조금만 더 밀어보고 그래도 안되면 포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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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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