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너무 가난했던 우리는 1년에 고기라곤 두어 번 밖에 못 먹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어쩌다 맡는 돼지고기 냄새가 너무 싫었다. 그나마 뼈에 붙은 살코기는 먹을만했다.
대여섯 살 되던 어느 설 그믐으로 기억되는 밤, 삼촌의 작은 신혼집에서 우리 가족은 막 재혼한 삼촌네와 식사를 하고 있었다.
명절임에도 밥은 모래알처럼 까칠까칠한 조밥이었고 반찬이라곤 맵고 짠 장아찌와 김치, 속이 물릴 정도로 먹은 감자, 그리고 어렵게 구한 돼지고기 수육이 전부였다. 어른들은 고기를 맛있게 드셨지만 비게 냄새가 싫었던 나는 숙모님께 뼈다귀 없냐고, 뼈다귀 달라고 졸라댔다. 분명 고기 삶을 때 봤는데…
'아즈마이, 내 뼈다귀 좀 주쇼'
…
'아즈마이~ 뼈다귀 주쇼!'
…
'아즈마~~이~~~'
나도 어른들도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을 때쯤 숙모가 벌떡 일어나 주방에 가더니 뼈다귀를 들고 와 내 앞에, 그릇 위도 아닌 밥상에, 탁 하고 던져 놓았다.
순간 분위기는 싸해졌고, 어린 나이였음에도 그 신경질적인 몸짓과 표정이 내 뇌리에 깊숙이 꽂혀버렸다. 그날 나는 아무것도 안 먹었다.

002 최악의 명절음식
혹시 먼 후날
최악의 명절음식을 경험한다면
이 글제목이 떠오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날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