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짧게 쓰는 미덕을 발휘하지 못하였으므로 밑줄 그은 부분만 읽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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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제목을 심심찮게 보았던 이 책을 중고책을 거래하는 단톡방에서 선뜻 산 것은 표지에 있는 부제목의 첫줄에 끌려서였다.

‘간단함, 병맛, 솔직함’
오, 키워드 흥미진진. 거기에 일렬종대로 대차게 전진하는 7인의 젊은이. 맨앞에 깃발까지 펄럭인다.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 뭔가 할 말이 많아보인다.
샀다.
재미는 있었다. 독립출판물스러운 표지를 보면서 가볍게 읽기 좋겠다고 생각한 나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보량이 꽤 많은 책이었다.
문학서는 절대 아니고, 자기계발서도 아니고, 약간 보고서를 읽는 느낌? 책을 다 읽고 나서 표지를 응시하다가 그제서야 두번째 줄이 눈에 들어왔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기업 오너나, 관리자들이 읽어야 할 책, 또는 90년생들이 주 소비층인 현재 시장에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깊은 사회학적인 분석은 없었으나, 현상을 대량 열거하면서 설명을 곁들이므로 꽤 실용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90년대 생이 정말 이 책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지는 모르겠지만, 책에서 읽은 모습들이 우리 윗세대에서는 본적 없고 80년생인 나와도 다른 면이 많은 것으로 보아, 작가가 아주 픽션을 쓴 것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세 주제로 나뉜다. 90년대 생의 출현, 그들이 직원이 되었을 때, 그리고 그들이 소비자가 되었을 때이다.
90년 생의 출현에서는 그들이 태어나고 성장해온 밑그림인 지난 20여년의 한국 사회를 요약하고, 유난히 공무원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은 90년대 생을 언급한 뒤, 90년생의 특징을 말한다. 일단 90년생은 표지에서도 썼듯이 간단한 것을 선호하고, 재미에 끌리며, 솔직함과 정직함을 추구한다고 한다. 90년 생을 의미하는 쥬링허우라는 단어가 중국에서 먼저 보급된 단어인 만큼, 중국청년들과의 비교도 일정부분 나온다.
이제 그들은 기업의 일원이 된다. 그 언제든지 세대차이가 간과될 수 없는 주제인 것은, 다양한 세대는 따로 살수 있는게 아닌 이 사회속에서 함께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90년대 생들은 성인이 되고 중요한 노동력으로 각 직군에 들어왔다. ‘그래봤자 아직 신입이고 후배이니 교육하고 다스리면 되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은 들어오기전부터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압박면접의 경험에 대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개하는 것이 그 한 예이다. 또한 ‘워라밸, 칼퇴‘ 등 단어를 지니고 입사한다. 굳이 노사관계까지 거론하지 않아도, 개개인이 자신의 입장을 슬며시 또는 당당히 밝힌다.
‘돈도 좋지만, 퇴근후의 삶을 갖고 싶습니다‘,
‘먼저 오면 월급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미리 와야죠? 십분 먼저와서 업무준비 하는게 예의라면, 퇴근 십분전에도 미리 짐싸고 문앞에서 대기해도 되나요?’
목요일에 휴가를 내는 이유 또한 패기가 넘친다. ‘다음날이 마침 휴일이어서’.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내 기억에 ‘남은 것은 ‘회사안에는 저의 꿈이 없습니다만‘이라는 태도다. 하긴 평균 근속기간이 10년인 기업에서, 신입직원에게 회사에서의 10년뒤 꿈이 무엇이냐고 묻는 것은 희망고문이나 다름없다. 90년대 생들은 사뿐히 이런 희망을 거부한다. 80년 생인 인사과 담당자는 그 뒤로 ‘회사에서의 꿈’이 아닌 ‘회사에서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워딩을 바꾼다.
기업이 90년대 생을 알아야 할 더 큰 이유는 그들은 피 고용인일뿐만 아니라 동시에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정보검색이 쉬워지고 가격비교에 능한 이들은 ‘호갱’ 즉 호구고객 노릇을 거부한다. 식당이나 배달을 이용하고 나면 90년대 생들은 익명으로 배달앱에 후기를 남기고 불이익을 당했던 소비경험을 공개한다.
해외시장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은 해외직구를 사용하며,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가격을 매기는 기업의 상품은 외면당한다. 또한 직원, 대리점 또는 고객을 향해 갑질을 행사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에는 깔끔하게 불매로 응수한다.
거창하게 불매운동을 벌이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응, 안사요’라는 태도.
그럼 기업윤리를 잘 지키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면 잘 팔리는 기업이 될까?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고객의 편리를 1순위에 두고, 예전처럼 고객서비스 게시판에 집중돼있지도 않고 여기저기 SNS에 널려있는 고객의 목소리를 수집하여 제품과 서비스의 개선에 반영하고, 가능한 한 모든 번거로움을 제거하여 만족스러운 소비경험을 주는 기업의 상품이라야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책을 읽고나서 느낀 것은 표지의 깃발은 디자인적으로는 예뻤으나, 90년 생의 정서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깃발은 의미와 단체의식을 강조하는 70년생까지 어울렸다. 개혁개방시대에 태어난 80년생들은 개인주의를 강조하면서도, 기성세대의 이해를 받으려고 하는 편이다. 이와 달리 90년생들은 슬로건을 내세우는 세대가 아니다. 기존 세대를 설득하려 하지도 않고, 인정받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며칠에 걸쳐 책을 거의 읽어가던 무렵, 위챗 계정에서 중국어로 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보았다. 아마 최근에 번역된 모양이다. 요즘처럼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3년 지난 실용서가 출판되었다는 것은 아직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말인걸로 보아 지금 읽어도 늦지 않은 책이긴 한가 보다.
물론 사람은 다양하고 획일적이지 않으니, 책에 나오는 내용이 모든 90년생을 정의할 수는 없고 소위 ‘사람by사람‘으로 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대기업에서 마케팅과 신입사원교육을 오래 맡은 회사원이라고 하니, 기업을 다녀본 기억이 아득한 나로서는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며 재밌게 읽기에 충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한테 돌렸다는 그 책. 저도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ㅋㅋ 다시 사서 보기엔 좀 그랬는데… 이렇게 정리한데서 조금이나마 아이디어를 얻어가서 좋습니다. 이젠 “00년생도 온다”가 슬슬 트렌드로 되어 많이 연구되고 하겠네요. 80후로서 가끔은 80후가 참 안타깝게 여겨질때도 있습니다. 하라는대로 햇고 (학교에서든 회사에서든), 배운대로 다시 써먹으려고 하니 90, 00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도전을 하고. 우에서 눌렀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뭐 모든 경우가 다 이렇다는건 아니고, 그냥 하나의 관점일뿐입니다. ㅋㅋ
안타깝지 않은 세대가 없지 않겠습니까? 하하. 댓글 감사합니다. 저의 요약은 그리 전면적이지 못하고 그래도 90에 가까운 범이님은 한번 읽어봐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90과 가깝다고 믿고 싶지만, 소위 말하는 90의 behavior들을 보면 저랑은 거리가 멀어서.. ㅋㅋ 이제 시간되면 읽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