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이웃>에 나오는 글들입니다.
1. 나는 어디를 가든 제육덮밥만 먹습니다. 그게 무엇때문인지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알지 못했습니다. 아주머니가 해준 제육덮밥이 먹고 싶습니다.
2. 노예가 되었던 요셉이 다른 형제들을 용서하고 감싸 안았던 것처럼 형제 사이의 불화를 끊는 건 어쩌면 가장 상처받은 사람이 먼저 용기를 낼 때에만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가장 상처받은 사람이 먼저 용기를 내는 것 말입니다.
3. 혹시 아픈 친구가 있는데 어떻게 연락을 하거나 말을 걸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이 계시나요? 위로하려 애쓰지 마시고, 찾아가서 손을 꼭 잡아주세요. 그리고 평소처럼 놀아주세요. 그냥 그거면 됩니다.
4. 사랑의 반대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누군가는 증오라고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관심이라고도 합니다. 저는 사랑의 반대말이 소유라고 생각합니다.
5. 사랑은 신의를 낳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믿는 토대 위에서 동등하게 자유롭습니다.
6.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세상을 인내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렇게 감싸 안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없이 무력하게만 느껴지는 내가 참 싫은 아침입니다.
7. 서로에게 맞는 사람이 되기 위해 가끔 우리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일에 친숙해져야 합니다. 그렇다고 내가 좋아하는 걸 포기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 어리석은 거니까요. 사랑은 두 사람의 삶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의 삶만큼 넓어지는 일일 겁니다.
8. 오직 자기 자신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상황에서만, 나는 결코 가해자일 수 없다는 확신 아래서만, 그러므로 나는 늘 정의롭고 이치에 맞는 행동을 하며 언제나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맹신 안에서만 이번 사건처럼 이야기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후회 없는 폭력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9. 소년 가해자의 미래를 염려해 소년 피해자의 죽음에 익숙해져야 하는 악순환을 깨야 합니다.
10. 이웃나라에 고통을 주고 싶다는 원색적이고 치졸하며 납작하기 짝이 없는 말들 앞에서, 저는 오히려 그들을 걱정하게 됩니다. 남 탓에 골몰하여 매진할수록 더욱 초라하고 시시해지는 건 결국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입니다.
11. 한국은 의전 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딱히 권력자만 그런게 아닙니다. 사회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의전이 생활화되어 있고, 자신에게 걸맞지 않은 대우라는 생각이 들면 자꾸 이렇게 관등성명을 복창하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12. 강물이 넘치지 않는 결과는 둑이 막고 있기때문이라는 원인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이걸 봐라, 강물이 조금도 넘치지 않는데 왜 이렇게 큰 둑이 필요한가. 이런 사람들에게 힘이 실리면 결국 둑은 해체되고 마을은 물에 잠기게 됩니다.
13. 지금 우리 사회에는 배려하고 희생하는 사람들의 세계와 지금 당장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에 탐닉하는 사람들의 세계가 겹쳐져 있습니다.
14. 이웃은 성별이나 정체성, 겉모습과 가치관, 너의 편과 나의 편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오직 행동으로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15. 저는 사람을 구분 짓는 데 관심도 없고 능력도 없습니다. 다만 천한 사람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는 기분입니다. 생각이 천한 사람은 스스로도 문제가 뭔지 모르기 때문에 구제하기 어렵습니다.
16. 그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작은 권력을 가지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구는 자들의 알량한 폭력에 쉽게 굴복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그곳이 갇힌 세계이기 때문입니다. 갇힌 세계에서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도무지 품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17. 지금 고통을 겪고 있는 거기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며 반드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허락하는 것. 누군가는 성공을 하고 또 누군가는 실패하겠지만 적어도 누구도 고립되게 하지 않는 것. 그런 것이 가정폭력, 학교 폭력, 직장 내 따돌림에 대처하는 첫걸음이 아닐까요.
18. 타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는 일은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나와 남 사이의 보편성을 확인하며 안심하고, 다른 점을 바라보며 우월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 내가 가지고 있는 견해와 수집한 사실이 서로 모순되는 걸 인지부조화의 상태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이런 인지부조화의 상태를 견디기 어려워 합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자기 견해를 강화하는 사실만을 편향해서 수집합니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합니다.
20. 피해의식이 서로 진실의 왕좌를 다투며 사람과 사람 사이 벽을 두텁게 쌓고 적이 되어 등 돌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21. 성서를 읽으려고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22. 마틴 루서 킹은 "비탄과 증오로 가득 찬 술잔을 들이켜는 것으로 갈증을 달래려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습니다.
23. 입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이라면, 그건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세상의 유일한 진짜 모습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할 겁니다. 확신할 수 없다면 단정 지어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 또한 조심해야 하겠지요.
24. 중요한 건 그 사람의 정체성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25.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여유와 관용, 무엇보다 유머를 가지고 대응할 줄 아는 모습이 너무나 드물고 귀했습니다.
26. 나와 생각이 전혀 다른 사람들 앞에 의견을 제시하는 일은 고됩니다. 조롱과 비아냥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27. 왜 일부의 문제를 들어 박해하냐 화를 내고 순교하겠다고 나서기 전에, 어떤 이유로 그런 편견이 존재하는지 고민하고 인정하고 타협해야 비로소 편견을 부수고 공존할 수 있습니다.
28. 프랑스 혁명 이후입니다. 어제의 혁명 세력은 오늘의 반동이 되고 오늘의 반동은 내일의 혁명 세력이 되어 수없이 많은 목이 달아났습니다. 그러다 다시 왕정이 복고되어 혁명을 논하는 것 자체가 불온한 일이 되었습니다. 옳고 그름의 기준이 석 달마다 바뀔 만큼 혼란한 시대였습니다. 빅토르 위고는 그런 시대 한복판을 정확히 관통해 살았습니다. 그럼에도 객관적이고 공정한 자세로 사유할 줄 알았습니다. 대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천재라는 수사보다 그 누구보다 인간다운 인간이었다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29. 빛이 없는 곳에서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래서 우리가 전력을 다할 수 있도록 조용히 돕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일은 숭고합니다. 사실 대개의 중요한 일이란 그렇게 조용하고 겸허하게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30.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의지도 노력도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까지 감싸 안아야 한다는건 정말 어렵고 고된 일입니다. 우리는 위인도 성자도 아닙니다.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입니다. 내가 왜 이런 사람들을 참아주어야 하는 것인가. 화가 납니다. 그럴 때는 여태 살아온 시간을 돌이켜보는 일이 도움이 됩니다. 그래도 이게 원칙이다. 그래도 이게 옳은 일이다.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 이외에는 별 방도가 없다. 그렇게 보다 넓고 단단한 마음만이 늘 올바른 방향이었습니다. 길게 보면 말이지요. 당장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괴로울지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 당신이 옳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옳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 덕분에 훗날 평안할 겁니다.
32. 다리만 만지고 있는 나는 몸통만 만지고 있는 너와 대화하지 않고서는 결국 코끼리의 온전한 모습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코끼리를 알려면 너와 내가 대화를 해야 합니다.
33. 시대의 비극으로부터 일어나 회복으로 이끄는 힘은 세련되고 거창한 말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과격한 우격다짐에서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거창하고 과격한 것들에 휩쓸리지 않는 평정과 극단의 열기를 경계하는 온화함에서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시대의 위기 또한 같은 방법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평정과 온화함 말입니다.
34. 역사가 되풀이된다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가라타니 고진은 역사가 되풀이 될때의 내용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게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형식과 구조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35. 우리가 그(이순신)에게 이토록 오랜 시간 열광하고 마음을 쏟는 게, 단지 승전의 기록과 영웅적 신화때문만은 아닐 겁니다. 외부의 침략에 맞서면서도 내부의 시기와 질투에 더 많이 흔들리고 힘들었던 것. 심지어 왕의 견제와 미움으로 몇 번씩 거듭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던 것. 나라를 구했음에도 단 한 번도 제대로 고맙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이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직하게 자기 할 일을 그치지 않았던 것. 그런 삶이 여러 세대에 걸쳐 수많은 이에게 영감과 감동을 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36. 경험이 많으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걸까요.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경험을 재료로 사유를 하고 스스로를 갈고 닦는 사람이 있는 반면, 똑같은 양의 경험을 빌미로 그 경험에 사로잡혀 일을 그르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37. 선조와 인조는 참 공통점이 많습니다. 명백한 경고와 위협을 무시했습니다. 정확한 정세를 읽는 게 아닌 혐오 정서와 이데올로기에 기반해 판단했습니다. 백성이 도륙당할 때 자기 안위만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공이 있는 자를 두려워하고 하찮은 자들을 높게 샀습니다…그렇다면 그들은 나라를 망치려고 작정을 한 자들일까요. 아니면 누구든 위기 상황에서 그와 같이 행동할 수 있는 싹을 타고나는 걸까요. 사실 전시가 아닌 평시였다면 선조와 인조가 그리 나쁜 지도자는 아니었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요. 그들이 위기에 대응하고 수습하는 방법으로 남 탓하기를 택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가요. 모든 걸 남의 탓으로 돌리는 쉽고 빠른 길을 걷기보다 겸허하게 내 탓을 돌아보고 주변을 공정하게 상찬할 줄 아는 리더였다면 또한 어땠을까요.
38. 솔론의 개혁은 실패한 게 아니었습니다. 단지 시간이 더 필요했던 겁니다. 지금의 행복을 들어 교만하지 말라는 솔론조차, 지금의 불행을 들어 비관할 필요 또한 없다는 건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잘 살다가, 잘 죽을 것, 늘 겸허할 것. 함부로 결론을 내리지 말것. 인생은 예측할 수 없으니까요.
39. 불편한 사람들이 생기면 논쟁이 생기고 논쟁이 생기면 사람이 사고하기 시작합니다. 자유롭게 사고하고 표현하는 인간은 핵미사일만큼 무서우니까요.
40. 결국 자기 몸 크기만큼의 땅에 묻힙니다.
41. 내게 반대하는 모든 이는 악마이고, 나를 둘러싼 음모가 있고, 그러므로 나를 지키기 위해 무슨 짓을 하든 그건 국가를 위한 일이라고 믿었던 리처드 닉슨은 그렇게 몰락했습니다. 전쟁도, 도청도, 케네디도 아니었습니다. 닉슨을 쓰러뜨린 건 그 자신이었습니다.
42. 혹시 창피를 당할까 봐 무언가 미루고 있는 분이 있나요. 미루지 말고, 뒤돌아 도망치지 말고. 용기를 내서 당장 실행하세요. 잘될 겁니다.
43. 인간으로서 지을 수 있는 가장 무거운 죄다. 널 고발한다. 인생을 낭비한 죄다.
44. 확실한 건 현실에서 우리의 노력이 대부분 보답받지 못한다는 사실일 겁니다. 나의 쓸모를 제대로 알아주는 조직은 드뭅니다. 헌신에 고마워하는 파트너도 희귀합니다. 분노하지 말고, 실망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 버팁시다.
45. 뭔가를 강하게 주장하는 걸 넘어서, 어라 저 사람 너무 멀리 가는데? 싶을 정도로 치달아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조금은 거리를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해 그렇게 행동하기보다, 자신이 저지를 뭔가를 정당화하려고 그런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46. 자신의 내적 갈등 때문에 무고한 주변 세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이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무언가에 과몰입하여 지나치게 과격해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늘 스스로를 살피고 다스려야 하겠습니다.
47. 가장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직면했을 때 내게 당연한 것들을 당연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마음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
48. 세상을 살다 보면 크고 거대한 문제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걸 앞에 두고 과몰입하거나 압도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조금 다른 시야가 생겼을 때는 그게 사실 그리 크고 위중한 일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습니다. 거기 그렇게까지 휘둘릴 만한게 아니었다는 실감 또한 자주 합니다.
49. 조용하고 강인한 평정 안에서 무엇보다 자유로운 사람이기를 바랍니다.
50. 당신의 억울함은 당신이 행사하는 폭력을 정당화해주지 않습니다.
51. 사실이란 늘 한결같이 복잡하고 맥락이 있으며 두텁습니다. 제일 좋은 시절이면서 가장 나쁜 시절에 불행을 누르고 평정을 되찾기 위해선, 눈앞에 직면한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그 복잡함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만 합니다.
52. 쇼생크탈출에서 그린마일, 미저리, 캐리, 그리고 미스트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걸작을 단 한사람이 썼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마다 소름이 돋고는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깊고 강한 떨림은 그가 얼마나 좋은 소설을 써왔는가보다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꾸준히 써왔는가로부터 온다고 생각합니다.
53. 30대에는 과거의 나를 바보같이 여기는 일이 많았고 40대에는 과거의 나에게 패배하는 일이 갈수록 잦아집니다. 50대가 되고 60대가 되면 또 어떨가요. 30대의 나와 40대의 나 모두를 감싸 안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좋겠습니다.
54. 진실을 찾는 사람에게 귀를 기울이되, 진실을 찾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경계하라는 겁니다. 전자는 세상을 보다 밝고 단단하게 만들지만, 후자는 세상을 그저 어지럽히고 망가트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어지럽고 망가진 세상에서 우상이 되어 돈을 법니다.
55. 사유가 더해지지 않은 극복의 경험은 그저 고생일 뿐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괜한 고생이겠지요.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며 경험을 재료로 나만의 답을 찾는 것. 그리고 그 답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고 겸허한 마음으로 나의 쓸모를 찾는것. 중요한 건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에 달려 있다.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56. 미리 안다고 해서 달라질게 없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지요. 미리 알려다 망치고 허문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겁니다.
57. 대기권을 벗어난 우주비행사는 지구가 둥글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지구로 돌아온 우주비행사는 지구의 모양이 어땠냐는 기자의 질문에 결코 대답할 수 없었습니다. 논란이 일었습니다. 사람들은 불편해졌습니다. 우주개발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것이 되었습니다.
58. 야, 아무리 안식일이라고 해도 애나 소가 웅덩이게 빠지면 그걸 끌어내겠니 안 끌어내겠니, 생각이라는 걸 좀 해봐라. 지혜롭습니다.
59. 칭찬과 인정해주는 문화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라에서 청년에게 자존감이 부족한 건 당연한게 아닐까. 칭찬과 인정이 없는 세월을 견디며 생존한 어른이라면 오히려 더 수월하게 청년의 부족한 자존감을 배려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60. 지혜란 책 속의 정보 값에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저자의 아이디어와 내 생각이 만나 동의와 비판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기는 겁니다.
61. 자주 떠올리는 말이 있는데요. 구미호가 결코 사람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하루를 기다리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눈앞의 고통에 과몰입하면 평시에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던 일을 이기지 못하고 내 안에 쌓인 분노를 엉뚱한 주변에 쏟게 됩니다. 그런 종류의 분노는 우리가 지난 시간 셀 수 없이 많은 비극을 보고 겪으며 확인했듯, 나와 타인의 삶을 영영 망칠 수도 있습니다.
62. 고통은 구체적이지만 희망은 관념적이지요. 고통은 실체가 또렷하지만 희망은 흐릿합니다. 하지만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그 존재를 부정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정말 사라지고 맙니다. 저는 희망이 고통에 대한 반사작용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통이 있으면 거기 반드시 희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평정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평정을 찾아 희망에 닿기 위해선 이미 벌어진 일에 속박되지 않고 감당할 줄 아는 담대함, 그리고 타인을 염려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마음입니다. 찾을 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사라진 게 아니라 다만 잠시 희미해졌을 뿐입니다. 나의 일을 감당하고 남의 일을 염려하다 보면 반드시 평정에 이를 수 있습니다.
#4번을 보면서 즉시로 떠오른 생각….
사랑의 다른 이름은 아픔이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며칠 사이 야윈 널 달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
이 댓글탓에 속으로 불러봤잖습니까. 한참 헤맸습니다. 2절이더군요.
네 네. ㅋㅋ
2023년의 “가질수 없는 너” 가사를 다시 작성해 보았습니다. 한번 보러 와주세요. ㅋㅋ
https://wulinamu.com/music/34213/
사랑이 아픔이라면 그 반대어는 무감각?
ㅋㅋㅋㅋ 그럴수도요. 무감각의 동의어는 “권태”이구요.
42, 43 새겨읽었고, 45웃겼습니다. 그리고 58도. 따분하다고 오해받는 두꺼운 책에는 재밌는것도 사실 많죠. 물론 오늘도 저는 읽고싶은 것만 읽습니다. 이것도 확증편향(19)이겠죠? 삶의 어떤 부분들은 편향이 있어야 재밌을것 같다는 생각을 편향하겠습니다. 😀 태클아님.
재미를 기준으로 할때 선택이 훨씬 쉬워진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봄이기도 해서, 재미있는 사람들과 일들과 글과 생각으로 윤택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