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가서 불을 피우고 멍을 때리는 것을
불멍 이라고 한다.
나는 집 근처 공원에 가서 자주 멍을 때린다.
호수멍.
불멍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별빛을
내 가까이에 주어담는 느낌이라면
호수멍은 하늘끝으로 멀어져가는 노을빛을
내 가까이에 풀어주는 느낌이다.
불멍은
자작나무가 타오르는 소리가 따뜻하고
호수멍은
거북이가 바위에 머물러있는 모습이 따뜻하다.
불멍을 하면 눈을 감게 된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상상하려고.
호수멍을 하면 수면위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운 사람의 반짝이는 얼굴을 상상하려고.
호수멍 풍경들:
커플이랑 산책하다가 털썩 길바닥에 주저앉는 강아지
호수인지 바다인지 헷갈리는 낚시장비가 제법인 두 남자
첫째, 둘째, 셋째로 보이는 아이셋과 넷째인 푸들
호수위 마지막 찬란함까지 훌쩍 들고 떠나는 둥근해
…
그리고,
무탈하게 커가고 있는 우리 별이의 뒷모습
호수는 어른 같다.
늘 차분하고 침착하고 나긋하다.
울고 싶은 날이 있다면
불멍보단 호수멍과 함께이고 싶다.
불멍은 내 눈물을 마르게 할 것 같지만
호수멍은 저 분수처럼 울분을 다 토해내게 할 것 같다.
언젠가
내 마음도 호수처럼 고즈넉했으면 좋겠다.
날아오는 돌멩이들을
다 삼키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듯
그러고 싶다.
호수멍, 신박하네
꽃멍, 비멍,하늘멍 이런거두 쓸게요 ㅎㅎ
멍멍멍
이건 우리집 별이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