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이 사진의 한 장으로 시작되었다. 우연하게 클릭한 사진에 끌려 나는 그렇게 러시안블루를 키우게 되었다. 비취색 나는 보석 같은 눈동자에, 거부할 수 없는 실버 컬러에 나는 그냥 마구 마구 빠져들었다.

이렇게 두 마리를 키우고 싶었는데… 두 마리를 처음부터 같이 키우면 몰라도 영역동물인 고양이에게 합사란 늘 쉽지않다. 엄마랑 애기 고양이를 같이 키우면 아기 고양이가 화장실 실수를 했거나 세게 물었거나 하면 엄마 고양이가 알아서 교육을 시켜준다고 한다. 

펫샵에는 뱅갈, 샴, 아비시니안,폴드,아메리칸 숏헤어 등 여러 고양이가 있었다.두 마리 러시안블루가 있었는데 딸아이는 릴리를 고집했다. 그걸 보아내기라도 한 듯이 펫샵 주인은 다른 러시안 블루는 60만이지만 얘는 이쁘게 생겨서 백만 이하는 안된다고 고집을 했다. 애가 빈 손으로 집에 가면 대성통곡을 할 분위기였으니. 릴리는 그렇게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지금 보면 펫샵 말고 입양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는 몰랐다. 

이름을 지어줘야 하는데…  It's Lily! 딸아이가 옆에서 부르짖었다.수컷인데 릴리라니. 모처럼 아이가 지어준 이름인데, 안된다 하기도 그렇고. 그렇게 릴리는 릴리가 되었다.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릴리는 두려워 하는 모습이 전혀 없었다.  보통 고양이들은 낯선 환경이면 구석에 숨어서 안 나오는데 말이다. 

아기 고양이는 놀다가도 순간 잠들어버린다. 소파에서 점프하면서 뛰다가도 입을 헤 벌리고 잠들기 일쑤이다. 업어가도 모른다. 아기때는 잠들 때 손톱을 잘라줬는데 말이다.  이젠 어림도 없다. 고양이 장난감도 애기 때 좋아하지 좀만 더 크면 움직이기 귀찮아한다. 애기때 모습이 너무 그립다. 그래서 어렸을 때 사진을 많이 찍어둬야 한다. 고양이든 아이든.  금방 커버리니까.

캣타워 고르는 것도 일도 쉽지 않았다. 1미터 남짓한 캣타워는 고양이가 좀 만 더 커도 넘어지기 일쑤고. 이것 저것 둘러보다 결국은 벽 높이를 재고 맞춤 제작으로 선택했다. 캣타워 해먹은 릴리의 최애템이다. 아이가 귀찮게 굴면 캣타워로 피신한다. 낮잠도 늘 캣타워 해먹에서 잔다.

심심하면 만져달라고 다가오는 울 집 개냥이. 이빨 드러내면 무섭다는 사람도 있지만 릴리는 사람을 좋아하는 착한 냥이다. 박스를 한번 물면 순식간에 구멍이 펑펑 뚤리지만, 집사면 영광의 상처가 있기 마련이라고 하지만, 릴리는 한 번도 물거나 할퀸 적이 없다. 조금만 다가가고 하악질 하는 고양이들도 당연히 있다. 고양이 성격도 자식처럼 복불복이다. 

내 간식을 늘 탐내는 릴리. 바삭거리는 소리만 들리면 어디서든 뛰어와서 내 무릎을 박박 긁는다. 치사하게 혼자 먹기 없기~ 뭔 고양이가 생고기는 안먹고 과자랑 칩을 좋아하냐. 너한테 안 좋은 정크푸드라고. 수의사에게 상담을 한 적도 있다. 릴리가 이런 걸 좋아하는데 먹여도 괜찮냐고. 수의사가 한마디 했다. 아유.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가끔 주는 건 괜찮아요. 사람도 건강한 음식만 먹는 건 아니잖아요.팩폭 수의사. 맘에 든다. 그냥 건강하게, 오래 오래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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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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