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즈음에 1

기록


체온계 사건(https://wulinamu.com/wlnm/40727/) 이후 심각한 마음의 병을 앓았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병가를 내고 싶어 하는 아이, 아이패드에 빠져 늦게 자니 낮에 피곤해서 쉬고 싶은거라는 에미의 논리; 눈물 글썽+징징+짜증+불쌍한척을 다 해 끝내 이튿날 쉬기로 하더니 바로 방긋 웃는 아이, 그렇게 가기 싫은 학교라면 다니지 않아도 되니 재미나는걸 찾아보라는 에미 그리고 개무시하는 아이. 

코로나땐 아픈 증상만 있으면 학교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아야 복학하는 날을 정할 수 있었다. 많이 아프지 않아도 집에서 쉴수 있네? 그러다 한달에 하루쯤  아프지 않으도 피곤하면 쉰다. 

그 한달에 하루쯤이, 일주일에 하루로 치닿으려 한다. 지난주에 이미 쉬였잖아!

경보가 울렸다. 내 몸 어디서. 

– 너, 밤에 안자고 낮에 졸리고, 주말에 안쉬고 평일에 쉬고. 주말엔 공부 안한대메, 그러면 평일엔 해야 할거 아니야? 

= 병가만 내면 왜 그래요! 주말에 공부하면 되지. 

– 지난주엔 안그랬잖아. 병가가 문제야? 너무 빈번한게 문제지! 왜 그리 자주 아픈데, 자지 않아서 그렇지!

= 아픈 사람한테 관심은 주지 못할망정. 아픈지 안아픈지는 내가 판단해요. 자는 시간도 내가 알아서 정해요. 

%#%^&&#@$

너무 괘씸하다. 그 정도 아픈걸로 병가를 내는게 속에 걸리긴 하나보지. 에미한테 아파보이는 것으로 병가를 합리화하고 싶은가보지. 에미를 딛고 넘어가야 할 장애물로 보면 내적모순이 외화되면서 덜 부끄러운가보지. 

감히 나를 장애물로 보다니. 실컷 자유를 줬더니 결국 이 모양이라니. 배신자. 

이누무시키, 니 놈이 아무리 날뛰여도 경제독립을 못한 이상, 그렇지, 용돈을 제한할가, 그리고? 

밤에 늦게 자는게 문제니까 아예 기숙사로 보낼가. 와, 좋은 생각이야. 니눔이 아픈지 안아픈지를 판단한다면, 기숙사로 보낼지 안보낼지는 내가 판단해! 어떤 상황이면 기숙사로 보내겠다고 할가?  

머리속이 온통 어떻게 '복수'할가로 가득찼다. 

그리고 평소와 달리 방문을 꾹 닫고 있었다.  

어쩌다 거실에 나갈 때면, 마찬가지로 닫겨 있는 아이 방문을 박차고 들어가 고딩이 제정신이냐고, 기숙사 보낼거라고 소리지르고 싶은걸 참느라 애썼다. 

아이를 윽박지르던 남편 모습이 떠올랐다. 이런 느낌이였겠구나. 

그땐 그 모습이 싫었는데, 내가 똑같이 하고 있구나. 

그런데 나는 왜 싫어하는 모습을 하고 있을가?

1 내가 장애물로 간주되니 화가 나서. 

감히 내게 꼼수를 쓰다니. 내 앞에서 연극을 하다니. 

니 눈에 내가 그리 바보로 보이냐? 

2 퍼부은만큼 돌아오지 않으니 밑지는것 같아서. 

그만큼 자유를 주었으니 성과가 나야 할거 아니야?

어떻게 점점 망태기야?

3 호르몬 분비가 안정적이지 않아서. 

아마도…

괴롭고 싶은데 건더기가 필요해서. 

***

1은, 바보로 보이면 어때, 에미랑 잘 싸워 이겨야 밖에 나가서도 자신을 잘 지켜. 그리고 살짝 아플때마다 쉬는게, 참다 쌓여서 크게 아프기보다 백배 나아. 쉬고 싶다는 신호를 바로바로 감지하는 몸, 그리고 기어이 쉬려는 의지와 추진력, 좋잖아.  

2는, 자유를 주는건 내가 주고싶어서 주는거지, 뭘 바라고 하는게 아니잖아.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에게는 요구도 높게, 지지도 많이(高标准 高支持) 하라고 했어. 요구를 높이는건 좋아, 지지도 많이 주자, 특히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과 여유. 

3은, 그렇다면 늙어가는 내 몸은 어찌할고. 

기록하자. 어떻게 늙어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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