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무는 브런치보다 못한 글쓰기 플랫폼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우리나무 사이트가 서비스 종료를 하려 한다고 한다. (안내글)

운영팀의 안내글에서 얘기한 종료 이유는 "최근 조선족 인구의 감소와 사용자 유입의 어려움, 운영 여건 등"이라고 한다. 글쓰기 플랫폼으로서 글을 쓰는 작가와 글을 읽는 독자, 아울러 말하면 사이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너무 적은 원인이 크겠다. 

근데 한편으로 말이다. 정말로 사용자가 적은가? 만약에 적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로 적은 걸까? 

우리나무가 초기에 한국의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참고의 대상으로 삼은 적이 있는 걸로 안다. 그렇다면 브런치는 어느 정도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어느 정도의 트래픽(流量)을 가지고 있을까? 브런치가 상장회사는 아니니 상세한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찾을 수 있는 범위에서 가장 최근의 정보를 제시하자면, 2024년 4월 16일짜 인터넷 기사를 보자. 2015년 6월에 출시하여 2024년 4월까지 8년 10개월 동안 7만명의 작가를 모았다고 한다. (한경닷컴, <"숏폼 두고 누가 읽나" 했는데…7만 작가 모인 브런치, 반전 노린다>. 물론 2025년 10월 시점에서는 더 늘었을 수 있다.)

한국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현재 한국 인구는 51,684,564명이라고 한다. 이밖에 재외동포 인구가 700만명을 넘는다. 그건 제외하더라도 브런치 작가 7만을 인구 대비 비율로 환산하면 0.135% 정도이다. 실제로 재외동포도 브런치 작가에 들어가 있지만 그건 일단 넣지 않았다. 

그렇다면 우리나무는 어떠한가? 현재 조선족 인구의 최신 데이터는 2010년에 진행된 중국 제7차 인구 센서스의 수치로 1,702,479명이라고 한다(위키백과의 2차인용). 우리나무 운영팀 공식계정에 따르면, 2019년 3월 정식 운영한 이래(성장일기), 우리나무 사이트의 작가는 2024년 8월에 이미 400명을 넘어섰다. 조선족 인구 비율로 계산하면 0.023% 정도이다. 플랫폼 작가 인구가 브런치의 17% 정도의 비율에 그친다고 하겠다. 이게 적은걸까?

브런치도 우리나무도 저기 작가 숫자 중 휴면중이거나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 계정도 적지 않게 포함될 것이다. 브런치의 강점이라면 카카오라고 하는 주주의 방대한 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 홍보 강도가 훨씬 더 높다는 점, 글을 잘 쓰다 보면 책으로 출판할 수 있다는 매력 등이 있다. 반대로 브런치와 같은 여건이 하나도 없는, 어찌 보면 맨땅에 헤딩한 우리나무가 이 정도의 데이터를 보유한 것은 기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브런치에서 매일 발행되는 글은 몇 편인지, 전체 클릭수는 어느 정도인지 나는 모른다. 우리나무가 작가와 독자의 절대 숫자가 작다 보니 글이 얼마나 올라오는 지, 클릭수는 어느 정도인지 조금만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체감적으로 느낄 수 가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더 저조한 모습이 보여 이 사이트가 계속 존재할 의미가 있는 지 회의감이 들 지도 모르겠다. 

다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면, 워낙에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게 아니였다. 공장의 생산 라인 가동하 듯이 원하면 아웃풋이 되는 분야가 아니다. 그건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적지만 내켜서 글을 쓰는, 서로의 글을 읽어 주는 그런 공동체, 우리나무 마을이 생겼다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나무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 준다고 생각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선족 미디어나 플랫폼 중, 우리나무가 보유한 종류의 콘텐츠를 찾아 볼 수 있는 데는 그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다. 놀랍게도 우리나무는 이미 존재 자체가 그 가치를 역설하고 있다. 지금이, 혹은 최근 몇 년이 미미해 보일지라도 더 긴 안광에서 보면 우리나무는 역사와 자료적 가치를 충분히 지니고 있다. 

운영 자금이나 관리 여건 즉 금전적인 문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이 정도 공동체에서는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이 가능하다. 그보다도 플랫폼 자체가 요구하는 트래픽(流量)에 대해서 작가나 독자나 모두 등한했던 것이 지금 상황에 이어진 것이 아닐까. 

우리나무에 조금이라도 애착을 가지고 있다면 한 사용자가 한 달에 글 한 편만 공유해 주더라도 크게 달라지리라고 믿는다. 우리나무는 아직 푸르다. 나무등걸로 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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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이 글을 발행하고 나서 생성된 링크를 보니 https://wulinamu.com/wlnm/44443/ 이다. 마지막 숫자가 44443으로 끝난다. 그 뜻인즉슨 이 글이 어림잡아 우리나무 사이트에서 발행된 4만 4천 4백 몇 번째 정도의 글이라는 말이다. 우리나무 작가가 400명 정도이니 한명 당 평균 글 100편 정도는 쓴 셈이다. 조선족 범위 만이 아니고 전 세계에도 이런 플랫폼이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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