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


나는 여전히 눈물범벅이 되여서 꿈속에서 깨어날때가 있다.

아주 오래오래전의 일들을 한번 또 한번,수도없이 회억해본다.

본의 아니게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좋았던 일들도 많았을텐데 왜 하필이면…

이젠 잊혀질법도 한데 기억속의 어린아이가 불쑥불쑥 나타나서 날 불러낸다. 흥건히 젖어버린 베개는 그애가 왔다간 증거이다.뒤숭숭한 마음에 난 오늘 이 글을 남긴다.

엄마의 웃는 얼굴에 대한 내 기억은 동생 첫돌에 같이 찍은 가족사진이 전부이다.내 기억속의 엄마는 잘 웃지 않았다.고단하고 냉정한 표정이 많았다.내 말에 대꾸도 잘 하지않았고 나한테 잘 웃지도 않았던것 같다.내게는 애교와 응석이였던 행동들을 엄마는 늘 짜증으로 답변했었다.그래서 어릴적의 난,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것으로 단언했었다.엄마가 나를 싫어한다고 결정을 내렸었다.

나랑 동생은 저녁마다 엄마랑 함께 자기를 원했었다.엄마 품을 떠나기 싫어했던 수많은 새끼들처럼 말이다.아빠는 저녁늦게까지 드라마를 보기때문에 우리를 재워주기를 원하지 않았다.때문에 나와 동생은 매일밤마다 엄마 쟁탈전을 벌려야 했다.선택의 여지가 있기만 하면 엄마는 동생을 선택했다.하지만 나도 한참 어린지라,우리는 한 침대에서 함께 잘수밖에 없었다.엄마가 가운데.동생이랑 내가 양옆에.큰 침대라 셋이 누워도 넉넉했다.하지만 엄마는 늘 등을 돌려 동생을 안고 자군했다.처음에는 자고있는 엄마를 굳이 깨워서 내 방향으로 돌려놓군 했다.엄마는 짜증을 내면서 돌아누웠지만 얼마 안 지나 또 등을 내게로 돌렸다.겨우 한살 차이밖에 나지 않은 나이인자라,나는 왜 동생은 그렇게 엄마의 품이 필요하고 난 없어도 되는지 리해할수가 없었다.한번,두번,세번…이런일이 반복되자 난 무언가를 확인하고 싶었다.엄마는 여전히 불 끈지 얼마 되지 않아 등을 돌렸다.나는 전처럼 엄마를 깨우지 않고 고스란히 누워서 기다렸다.엄마가 언제 날 봐줄까.엄마가 내 기다림을 혹시나 발견하지 못할가 이불을 박차고 침대에서 내려와 차가운 바닥에 내려와 누웠다.차디찬 바닥의 온도가 내 몸 전체에 퍼지면서 뜨거운 눈물이 볼을 스쳐 바닥으로 떨어진다.감기라도 걸리면 엄마는 동생을 제쳐내고 날 봐주려나.하늘공중에 떠았는 달을 보면서 달속으로 사라져버리면 엄마가 후회하며 눈물을 흘리려나.너무 사랑이라는 증명이 필요했던  유치하고 쉽게 부서지는 어린 아이였다.너무 조용한 밤이었고 너무 힘든 기다림이였다.반복되는 기다림속에서 ,젖었다 마르고 또 다시 축축해지는 베개속에서,혼자만의 슬픈 밤속에서 마음속의 무언가가 산산쪼각이 났다.어린아이가 생각해낸 유일한 방법은 더이상 엄마를 사랑하지 않는것이였다.자기혼자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긴 너무나도 어린 나이라,사랑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는 나이라서…그래서 더이상 엄마를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복수 마냥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하는 물음에 늘 아빠라고 했고 늘 엄마가 싫다고 했다.늘 탁하게 말을 했고 엄마의 포옹을 피했다.그래야 내가 밤마다 돌려졌던 엄마의 등을,밤마다 혼자 눈물로 적셨던 밤들을 조금이나마 잊을수 있을것 같았다.참 힘든 일이였다.

난 아마도 태여나는 순간부터 엄마를 사랑하도록 태어난것 같다.난 엄마의 품과 손이 좋았지만 엄마의 티나게 기울어진 마음이 나를 아프게 했다.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한다는건 힘든 일이다.하지만 어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난 엄마를 미워할수밖에 없었다.엄마가 나에 대한 태도는 내가 중학생이 되면서 점점 너그러워 졌다.우리의 싸움은 점점 잦아들었고 엄마는 전처럼 자꾸 내게 화를 내지않았다.반면 내 심술도 종종 받아들여줬다.엄마를 미워한다는건 나한테는 진짜 힘든일이었다.엄마를 사랑하는 내 본능적인 마음과 여전히 티나게 기울리는 엄마의 마음이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아마도 내 사랑처럼 엄마가 동생에게로 기울린 마음도 본능적이지 아닐가.내가 기를 써봤자 개변시킬수 없는 것들이 있다.받아들일수 밖에 없었다.엄마가 동생을 더 사랑한다는 사실을.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사랑도록 만들여진 내 마음을

시간은 많은것들을 잊게 한다.기쁨도 슬픔도.하지만 잊었다고 해서 진짜 잊혀진게 아니다.기억속 깊이 묻혔던 그 어린아이는 아직도 많이 고달픈가 보다.축축하게 적셔진 베개가 순식간에 나를 추운 그날로 끌고간다.참 슬프게 흐느끼는 어린아이에게 그 무엇도 해줄수가 없다.어른이 되여서도 완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실을 어린아이에게 강요하는것은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다.그래서 그냥 이렇게 서서 바라만 볼 뿐이다.

이 글을 공유하기: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