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 – 4. 다중 큐비트 시스템 선형 연산자와 텐서곱

선형 연산자와 텐서곱 (Linear Operations and Tensor Product)


  1. 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 – 1. 새로운 컴퓨팅의 시작
  2. 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 – 2. 양자컴퓨터의 기본단위와 표기법
  3. 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 – 3. 싱글 큐비트 시스템의 연산법
  4. 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 – 4. 다중 큐비트 시스템 선형 연산자와 텐서곱
  5. 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5 – 양자역학 공준, EPR 역설, 벨의 정리
  6. 양자 컴퓨팅 공부 노트6 – 양자역학 기초 수학 실전 연습 1

지난 노트에서는 큐비트 하나가 어떻게 생겼고, 힐베르트 공간이라는 무대 위에서 어떻게 춤추는지 소개했다. 그런데 양자 컴퓨터가 진짜 강력한 이유는 큐비트 혼자가 아니라, 여러 큐비트가동시에춤을 추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 춤판을 벌이는 수학적 규칙인텐서곱(Tensor Product) 과, 그 위에서 작동하는선형 연산자(Linear Operator)에 대해 파헤쳐 보겠다.

1. 다중 큐비트 시스템 (Multiple Qubit System)

단일 큐비트를 이해하는 것은 2차원 평면에서의 벡터 연산과 유사하여 비교적 직관적이다. 하지만 큐비트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우리가 다뤄야 할 정보의 공간은 단순히 덧셈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곱셈의 형태로 폭발적인 확장을 겪게 된다. 이것이 바로 양자 컴퓨팅 파워의 원천이자, 동시에 양자 시스템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장벽이기도 하다. 

이러한 공간 확장을 설명하는 수학적 도구가 바로 텐서곱 이다. 텐서곱 없이는 양자역학의 가장 기이하고도 강력한 특성인 얽힘을 설명할 길이 없다. 얽힘 상태에서는 개별 큐비트의 상태를 정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며, 오직 전체 시스템의 상태로서만 기술될 수 있다.

1.1 공간의 기하급수적 확장 (Exponential Growth)

양자 시스템의 확장은 상태 벡터가 존재하는 힐베르트 공간의 차원 확장으로 정의된다. 중요한 점은 큐비트를 더할 때 차원이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곱해진다는 사실이다. 큐비트 1의 상태 공간을 (2차원), 큐비트 2의 상태 공간을 (2차원)라 할 때, 이 둘을 결합한 전체 시스템의 공간은로 표기하며, 그 차원은차원이 된다.

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시스템의 전체 차원은이다.

  • 1 큐비트:차원 (기저: )
  • 2 큐비트:차원 (기저: )
  • 3 큐비트:차원 (기저:  ~ )
  • 10 큐비트:차원
  • 300 큐비트:차원.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수보다 많은 숫자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실로 엄청나다. 고작 300개의 큐비트만으로도 우주 전체의 정보량을 압도하는 상태 공간을 생성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이 양자 컴퓨터가 특정 문제에서 고전 컴퓨터를 압도하는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의 수학적 기반이다.

1.2 왜 텐서곱이 필요한가?

고전적인 비트 시스템과 비교해보면 텐서곱의 필요성이 명확해진다.

고전컴퓨터 (2비트): 비트가 가질수 있는 상태는 00, 01, 10, 11 중 오직 하나이다따라서 시스템의 상태를 기술하는 2비트의 정보량만 있으면 된다.

양자컴퓨터 (2큐비트): 큐비트는 00, 01, 10, 11 가지상태의모든가능한중첩상태를가질있다

예를 들면

이 상태를 완벽하게 기술하기 위해서는라는 4개의 복소수 계수가 필요하다. 큐비트가 3개면 8개의 계수, 개면개의 계수가 필요하다. 이처럼 개별 큐비트의 단순한 나열()로는 전체 시스템의 복잡한 중첩 상태를 표현할 수 없다. 오직 텐서곱을 통해 생성된 거대한 벡터 공간만이 이 모든 정보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

1.3 다중 큐비트 표기법

다중 큐비트 상태를 표기할 때는 다음과 같은 방식들이 혼용되어 사용되므로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모두 같은 의미이다.

  • 텐서곱 표기:
  • 나열 표기:
  • 축약 표기:
  • 십진수 표기: (4큐비트 시스템에서 이진수 0001을 의미)

이러한 표기법은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길어지는 수식을 간결하게 만들어 주며, 알고리즘 설계 시 큐비트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2. 선형 연산자 (Linear Operators)

양자역학에서 물리적 상태의 변환, 관측이나 게이트 연산은 모두 선형 연산자로 표현된다. 양자역학에서 모든 상태 변환이 선형적이어야 할 이유는 중첩의 원리를 보존하기 위함이다. 만약 양자 상태 변환이 선형적이지 않다면, 중첩 상태의 확률 해석에 심각한 모순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상태이 변환되어이 되고, 상태이 변환되어이 된다면, 이들의 중첩 상태인역시 변환 후에는 그 비율 그대로이 되어야 자연스럽다.

만약 이 규칙이 비선형적이라면, 시스템을 독립적인 부분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물리학의 근본 원칙들이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의 모든 연산, 예를 들어 게이트, 측정, 시간 변화은 반드시 선형 연산자여야 한다.

2.1연산자의 정의와 선형성 (Linearity)

선형 연산자는 벡터 공간의 임의의 벡터와 스칼라에 대하여 다음 두 가지 성질을 만족해야 한다.

I.가산성 (Additivity):

II.동차성 (Homogeneity):

이 두 성질을 합쳐서선형성(Linearity) 이라고 부르며, 양자역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 성질이 중요한 이유는중첩의 원리를 보존하기 때문이다. 즉, 입력 상태가 중첩되어 있다면, 출력 상태 역시 각 성분에 연산이 적용된 결과들의 중첩으로 나타난다.

2.2 행렬 표현 (Matrix Representation)

유한 차원 힐베르트 공간에서 모든 선형 연산자는 기저가 정해지면 고유한행렬(Matrix) 로 표현된다. 기저 벡터에 대하여, 연산자의 행렬 원소는 다음과 같이 내적을 통해 정의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연산자가 상태 벡터에 작용하는 것은 행렬과 열벡터의 곱셈이 된다.

지난편에 소개했던 파울리 게이트를 예시로 보자.

예시: 파울리-X 게이트 (Pauli-X Gate)
파울리-X 게이트는 고전적인 NOT 게이트에 해당하며, 기저 상태를 다음과 같이 변환한다.

이를 행렬 원소 정의에 대입하여 계산하면:

따라서 행렬는 다음과 같다.


3. Tensor Products (텐서곱)

위에서 소개했듯이 텐서곱을 통해 생성된 거대한 벡터 공간만이 복잡한 양자 정보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다. 이제 두 개의 독립적인 벡터 공간을 하나의 결합된 공간으로 병합하는텐서곱의 수학적 정의를 상세하게 살펴보자.

3.1텐서곱 공간 (Tensor Product Spaces)

차원이인 벡터 공간와 차원이인 벡터 공간의 텐서곱 공간차원을 가진다.

이 공간의 기저는 각 개별 공간의 기저 벡터들의 텐서곱으로 구성된다.
2-큐비트 시스템의 경우:

  • 첫 번째 큐비트 기저
  • 두 번째 큐비트 기저

전체 공간의 기저는 다음 4개의 벡터로 구성된다.

표기의 편의를 위해 흔히로 축약하여 표기한다.

예시: 벡터의 텐서곱 연산
두 벡터의 텐서곱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두 벡터의 텐서곱은 앞 벡터의 각 성분에 뒤 벡터 전체를 곱하여 블록 형태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큐비트 예시:
의 텐서곱은 다음과 같다.

이것이 4차원 힐베르트 공간에서의상태 벡터이다.

3.2 분해 가능성 (Decomposability)

텐서곱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벡터가형태로 분해될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이 지점에서 양자역학의 고유한 현상이 발생한다.

  • 분해 가능한 상태 (Product State):
    의 형태로 표현 가능한 상태. 이 경우 두 큐비트는 통계적으로 독립적이다.
  • 얽힌 상태 (Entangled State):
    위와 같은 텐서곱 형태로 분해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태.
  • 대표적인 예시: 벨 상태 (Bell State)

이 벡터를 임의의 두 벡터의 텐서곱으로 표현하려는 시도를 해보자.

이 결과가과 같아지기 위해서는 다음 연립방정식이 성립해야 한다.

 2에서또는이어야 한다.
만약
이라면이 되어 식 1과 모순된다.
만약
이라면이 되어 식 4와 모순된다.
따라서 이 연립방정식의 해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이 상태는 두 개의 독립적인 큐비트 상태로 분해하여 설명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양자 얽힘의 수학적 정의이다.

3.3 텐서곱 연산자 (Tensor Product Operators)

상태 공간이 확장되었으므로, 이에 작용하는 연산자 또한 확장되어야 한다.
큐비트 1에 연산자
, 큐비트 2에 연산자를 동시에 적용하는 전체 시스템의 연산자는로 정의된다.

연산자의 텐서곱 역시 벡터와 동일한 곱 방식을 따른다.
행렬일 때, 결과는행렬이 된다.


예시
첫 번째 큐비트에 비트 반전(
)을 가하고, 두 번째 큐비트는 항등 연산()으로 유지하는 경우를 계산해 본다.


이 행렬을 기저 상태에 적용해보자.

이므로 4차원 벡터로는이다. 그러므로

행렬의 각 행과 벡터를 내적하면:

  • 1행: 
  • 2행: 
  • 3행: 
  • 4행: 

결과 벡터는 다음과 같다.

이 벡터는상태, 즉을 의미한다 (세 번째 성분만 1인 벡터). 초기 상태이 연산 후으로 바뀌었다. 이는 첫 번째 큐비트만 반전되고 두 번째 큐비트는 유지되었음을 수학적으로 표현한다.

4. 마무리

이와 같이 텐서곱을 활용하면 큐비트의 개수가 증가하더라도 시스템을 수학적으로 완벽하게 기술하는 것이 가능하다. 비록 행렬의 크기는 급격히 커지지만, 그 근본적인 원리는 항상 동일하다. 이번 편에 다룬 선형 연산자는 양자 컴퓨팅의 모든 연산을 구성하는 기본 빌딩 블록이다. 단일 큐비트 게이트와 다중 큐비트 게이트는 모두 텐서곱과 행렬 곱셈의 조합으로 표현된다. 텐서곱 공간에서 분해 불가능한 벡터, 즉 얽힌 상태는 단순한 수학적 호기심이 아니라 양자 컴퓨팅의 진정한 힘의 원천이다. 얽힘이 없다면, 다중 큐비트 시스템은 단지 독립적인 단일 큐비트들의 나열에 불과하며, 이는 고전 비트와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얽힘 덕분에 양자 알고리즘(Shor 알고리즘, Grover 알고리즘 등)은 고전 알고리즘이 도달할 수 없는 계산 효율성을 달성한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양자역학의 기본 가정(Postulates of Quantum Mechanics)을 상세하게 소개하겠다. 특히 EPR 역설(EPR Paradox) 아인슈타인, 포돌스키, 로젠이 제기한 “양자역학은 불완전하다”는 주장과, 이를 반박한 벨의 부등식(Bell’s Inequality)을 다루고, 왜 이러한 개념들은 양자 컴퓨팅 알고리즘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이론적 토대가 되는지에 대해 다루어 보겠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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