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의 끝에서


1. 고중은 어머니가 정했다

– 열여덟전에는 옆에 끼고 살겠습니다

선생님이 연변일중에 지망하라 하셨을때 어머니는 거절하셨다. 

2. 대학은 선생님이 정했다

– 못붙으면 재수해라. 학비 안받을게.

고3때 누굴 붙잡고 펑펑 울었다. 왜 나한테 이리 혹독한 목표를 주냐

3. 첫 직장은 대선배님이 추천했다

– 연구생 공부 계획이 없다면 널 추천하려 해

고2때 모교로 오신 선배님이 멋있어서 대학 입학 후 막무가내로 찾아가 인연을 맺은 분. 내 생의 귀인이시다. 

4. 두번째 직장은 직장 선배님이 추천했다

– 마침 내가 퇴사하려 해서. 팀 분위기 좋아

몇달간 집에서 놀고 있으니 남편이 눈치를 주고 아버지가 자주 전화를 하시고 해서 밥벌이 등떠밀릴때였다. 역시 귀인이다. 

5. 직장을 그만두지 못했다

– 보험이 끊기면 애가 학교를 못다닌다

호구가 있는 다른 도시로 옮기려 하다 도저히, 차마, 억울해서, 悔しい해서 주저 앉았는데 타이밍을 놓치고나니 길은 한갈래만 남았다. 보험을 다달이 넣어서 자녀 교육 '혜택'을 받는것.

6. 바야흐로 애가 성인이 된다

– 곧 모든 핑게를 잃게 된다

…니까 어떨수 없어

대신 

…면 되죠머

할 자유를 얻는다. 

볼 눈치 하나 없이 오롯이 내 맘으로 선택할 자유를 얻는다

7. 터널의 끝에 서니 눈부시다

별빛 같고 등대 같다가 달님 같다가 이제 해살처럼 눈부시려 한다. 여기서 보이는 바깥 세상이.

그동안 하늘로 뻗는 나무의 뿌리로, 중심을 잡아주는 중력으로 단단히 얽매고 받들던 핑게들이 사라지려 한다.  

내가 원했던 핑게들이. 

그래요. 

…면 되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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