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성함 앞에 "故" 라는 한 글자의 수식어가 붙어야 하는 이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2020년 11월 8일. 큰 별 하나가 지었다. 

67세. 

요즘같은 시대에는 '청춘'이고 '제2의 인생'인데, 갑작스런 질환으로 우리 곁을 떠났다. 가족으로서 학자로서 아직도 할 일이 많은데 다시는 뵐 수 없게 되었다. 미국 태통령도 바뀌는데, 바라던 남북통일의 날도 아직 오지 않았는데 눈을 감았다. 참담한 마음이다. 

선생님은 1953년 1월 20일, 길림 연변(당시 자치구) 돈화(1956년 연변에 귀속)에서 태어났다. 1971년 참군하였고, 1982년 연변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북경의 중앙민족어문번역국에서 근무하였고 1992년부터 북경대학 동방언어학과 조선언어문화 전공에서 교편을 잡았고 2017년에 퇴직하였다. 그 사이 학문의 연찬을 멈추지 않고 2001년  북경대학 국제관계학원에서 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2018년 3월 17일, 제주 (출처: '日本財団' 블로그)

중일한의 여러 대학들에서 객원교수를 겸임하고 여러 학술지들의 편집진에 관여한 것은 물론, 《中国参加朝鲜战争起源》, 《중국조선족 문화론》, 《중국조선족 이민실록》, 《东方文化大观》 (한국파트 담당) 등 저서들을 펼쳐내었고, 반도 정치학의 통시・ 당대 연구의 일인자로서 꾸준한 활동을 해왔다. 북이 정상화 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중일한 사이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은 일본 게이오대, 한국 연세대, 중국 북경대의 수십명의 젊은 연구자들의 네트워크를 묶어 정기적인 모임을 이어온 것 역시 선견지명으로서 특기되어야 할 것이다. 

종군경험이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근엄한 표정일 때가 많았고 학술적인 토론에 있어서는 예리한 지적을 잃지 않았다. 그에 반해 사석에서는 한없이 자애롭고 따뜻한 아버지 같은 모습이었다. 북경대학 조선족 교사와 학생들의 모임에서도 늘 모습을 비치어, 학생 동아리 '역동'의 강의요청에도 여러번 흔쾌해 수락하여 학문적인 자극을 주던 일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게 어려온다. 

2015년 1월 17일, 북경대학조선족 신년모임

여기서 선생님을 그리는 까닭은, 한 가장으로서 한 학자로서 그를 잃음에도 있지만, 그의 삶이 우리가 안고있는 '조선족'이란 정체성의 선한 부분, 마땅히 있어야 할 모습을 보여주었음에 있다. 겨레에 대한 아낌과 아픔 위에 일어서서, 남과 북을 오가고 중국과 일본 학계를 한 줄에 꿰면서 자신의 '일'로써 그것을 극복하고 그것에 이바지하였던게 선생님의 일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제3자이면서도 당사자인 그의 얼은 나라와 민족과 이데올로기의 벽을 넘어 모두의 존경을 받았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한 작용의 귀감이 되었다. 

그런 그이를 잃었으니 뭐라고 할 말도 잃어 버렸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선생님의 저작집을 펴내고 싶지만, 마음을 추스려 후일을 기약하고 일단은 작게나마 선생님께서 10여 년간 한국 독자들과 소통하고 대북정책에 거울이 된 목소리를 내었던 <한겨레> 와 <내일신문>의 칼럼 글들을 한데 묶어 본다. 대개 시사 정치 칼럼이란 그 자체가 가지는 시효성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사라지기 마련이나, 선생님의 글은 달랐다. 그 이유는 반도문제에 대한 겨레에 대한 선생님의 오랜 사고와 철학이 이 글들 속에 그득이 담겨있고 곳곳에 묻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읽는 이들도 같은 걸 느낄 수 있으리라고 믿으면서 아래에 맡긴다. 

한겨레』  추모 기사

강대국 지정학 벗어나 ‘한반도 평화 번영’ 갈구했던 조선족 학자 (2020-11-09)

한겨레』 칼럼 <세계의 창> 

01. 한반도 통일과 중국 (2012-06-19) 

02. 동북아 질서 구축기의 진통 (2012-07-17) 

03. 한반도 문제의 외적요소와 내적요소 (2012-08-14) 

04. 북한의 변화, ‘개혁’일까 ‘변혁’일까 (2012-09-11) 

05. 21세기 중-한 관계 무엇이 달라야 할까 (2012-10-09) 

06. 중국은 과연 패권으로 나가게 될까 (2012-11-06)

07. 북극 빙하가 녹고 새 길도 뚫리는데 (2012-12-04) 

08. 북한의 변화가 절실하다면 (2013-01-01) 

09. 시장경제, ‘손오공 머리띠’ 되지 말아야 (2013-01-29) 

10. 북핵 게임의 진실과 곤혹 (2013-02-26) 

11. 미-중 관계와 북-중 관계 (2013-03-26) 

12. 북-미 치킨게임 어디가 끝일까 (2013-04-23) 

13. 중국 역할론은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2013-05-19) 

14. 북핵과 평화협정 (2013-06-09) 

15. 한국전쟁은 언제 끝나는 것일까 (2013-07-14) 

16. 덜레스와 흐루쇼프의 ‘평화적 이행론’ (2013-08-11) 

17. 중국 개혁개방 초기조건과 북한 (2013-09-08) 

18. 중국 대륙과 대만의 ‘지경학적’ 접근 (2013-10-06) 

19. 남북한 신뢰 구축의 딜레마 (2013-11-03) 

20. 동북아의 주요모순과 부차적 모순 (2013-12-01) 

21. 마오쩌둥은 다시 신으로 돌아온 것일까 (2013-12-29)

22. ‘신뢰 프로세스’는 실종되는 것일까 (2014-01-26)

23. 신뢰 프로세스가 펼쳐질 시공간 (2014-02-23) 

24. 남북한의 외적 통일과 내적 통합 (2014-03-23) 

25. 남북관계는 ‘남원북철’로 가는 걸까? (2014-04-20) 

26. ‘북핵 게임’과 중국의 딜레마 (2014-05-25)

27. 동아시아의 혼돈과 질서 (2014-06-22) 

28. 6자회담은 왜 공전하는 것일까 (2014-07-20) 

29. 갑오년에 되돌아보는 갑오중일전쟁 (2014-08-17) 

30. 북한의 조용한 변화와 남북관계 (2014-09-21) 

31. 북핵 문제와 북한의 변화 (2014-10-19) 

32. ‘북한 붕괴론’의 허와 실 (2014-11-16) 

33. 갑오개혁과 북한의 개혁 불씨 (2014-12-14) 

34. 북한의 ‘우리식 경제 관리 방법’ (2015-01-11) 

35. 남북통일의 천시, 지리, 인화 (2015-02-08) 

36. 이젠, 정치적 결단력이다 (2015-03-08) 

37. 북한 대외개방의 병목현상 (2015-04-05) 

38. 지정학의 반란과 한반도 (2015-05-03) 

39. ‘북핵 문제 변두리화’와 ‘미국의 큰 그림’ (2015-05-31) 

40. 중-북-러 관계와 신냉전 (2015-06-28) 

41. 남북관계 개선의 실마리 (2015-07-27) 

42. 중-일 갈등, 어디가 끝일까 (2015-08-23) 

43. 북핵, 어디가 끝일까 (2015-09-20)

44. 중-미 갈등과 한국의 선택 (2015-10-25) 

45. ‘자주’가 없는 통일은 가능할까 (2015-11-22) 

46. 뉴노멀 시대에 접어든 북-중 관계 (2015-12-20) 

47. 동북아의 전쟁과 평화 (2016-01-17) 

48. 전쟁 걱정은 기우일까 (2016-02-21) 

49. 마지노선을 넘는 남북관계 (2016-03-20) 

50. 엥겔스의 ‘합력론’과 한반도 (2016-04-17) 

51. 남북관계의 작용과 반작용 (2016-05-15) 

52. 대북 ‘봉쇄전략’의 허와 실 (2016-06-12) 

52. 북한 7차 당대회의 메시지 (2016-07-10) 

53. 동북아의 판도라 상자 (2016-08-07) 

54. ‘북한 붕괴론’과 사드 (2016-09-04) 

55. 북핵의 질주와 그 종착역 (2016-10-02) 

56. 치킨 게임 중의 오판과 전쟁 (2016-10-30) 

57. 제로섬 게임과 죄수의 딜레마 (2016-11-27) 

58. 불확실성의 최소화와 대전략 (2016-12-25) 

59. 사드 정국과 트럼프발 태풍 (2017-01-22) 

60. 한반도 문제의 최종 중재자 (2017-02-26) 

61. 한국의 전략 이익과 남북관계 (2017-03-26) 

62. 북-미 치킨게임과 중-미 관계 (2017-04-23) 

63. 한국 새 정부에 기대하는 비전 (2017-05-21) 

64. 다시 본 북한의 변화와 핵개발 (2017-06-18) 

65. 남북관계 다시 남원북철일까 (2017-07-16) 

66. 북핵제재와 8월위기 (2017-08-13) 

67. 북핵과 북-미 갈등, 중-미 갈등 (2017-09-10) 

68. 북핵의 지경학적 해법 (2017-10-08) 

69. 정전체제, 냉전구도와 북핵 (2017-11-05) 

70. 북한은 얼마나 더 버틸까 (2017-12-03) 

71. 새해 중-미 관계 속의 혼돈과 질서 (2017-12-31) 

72. 살얼음판에 올라선 문재인 정부 (2018-01-28) 

73. 평창올림픽과 남북관계 (2018-02-25) 

74. 북핵 타결의 천시지리인화 (2018-03-25) 

75. 북한의 지정학과 지경학 (2018-04-22) 

76. 북한 변화의 원동력 (2018-05-20) 

77.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 포인트 (2018-06-17) 

78. 북한 비핵화 의지의 유무 (2018-07-15) 

79. ‘종전선언’ 공방과 파급효과 (2018-08-12) 

80. 북한의 로드맵이 필요하다 (2018-09-09) 

81. 남북관계와 동북아 질서 향방 (2018-10-14) 

82. 격변기 한반도 변화의 원동력 (2018-11-11) 

83. 북한 경제발전 노선의 진로 (2018-12-09) 

84. 두 갈래 ‘새로운 길’ 앞에 선 북한 (2019-01-06) 

85. 북한은 핵을 포기할 수 있을까 (2019-02-10) 

86. 하노이 케이크는 왜 사라졌을까 (2019-03-10) 

87. 새 프레임이 필요한 북핵 정국 (2019-04-07) 

89. 남-북-미 북핵 게임의 허와 실 (2019-05-12) 

90. 북한의 경제 발전과 핵 포기 (2019-06-16) 

91. 종전선언의 허와 실 (2019-07-21) 

92. 동북아 혼돈이 질서로 가는 길 (2019-08-25) 

93. 도라산역에서 본 남북관계 (2019-09-29) 

94. 2년 만에 찾은 평양에서 본 남북관계 (2019-11-03) 

95. 갈림목에서 본 북한의 새로운 길 (2019-12-08) 

96. 남과 북이 미국에 당한 뒤 (2020-01-12) 

97. 한반도 평화와 북의 딜레마 (2020-02-16) 

98. 코로나19 사태와 북한의 자력갱생 (2020-03-22) 

99. 총선과 남북관계 (2020-04-26) 

코로나 시국 때문에 입원 사실을 알리지 않고, 다 나아서 다시 찾아 뵙겠다던 낙관적인 투병생활이었지만,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결국 선생님의 100번째 칼럼은 빛을 보지 못했다… 

내일신문』  추모 기사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 김경일 교수 별세] 한반도 평화의 꿈 남기고 간 김경일 교수를 애도하며(2020-11-11)

내일신문』 칼럼 <중국시평>

01. 남북 대화는 이제 물 건너갔나? (2010-12-01)

02. 한·중 관계와 중·미 관계 (2011-01-19) 

03. 남북관계 출구는 없나 (2011-03-09) 

04. 북한의 변화는 북한 자율에 맡겨야 (2011-04-20) 

05. 북한변화의 키워드는 경제 (2011-06-22) 

06. 김정일 방러와 지경학(地經學) 전략 (2011-08-24) 

07. 동해, 서해 경제권과 남북한 관계 (2011-10-12) 

08. 중국의 문화자각과 문화강국건설 (2011-11-30) 

09. 아시아는 두마리 호랑이를 용납할 수 있을까 (2012-01-11) 

10. 북미회담과 남북관계 (2012-03-07) 

11. 광명성3호 발사와 남북관계 (2012-04-25) 

12. 중용(中庸)이 필요한 한국, 넘치는 중국 (2012-06-13) 

13. 김정은식 개혁개방이 넘어야 할 산 (2012-07-26) 

14. 수교 40년에 겉도는 중일관계 (2012-09-06) 

15.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개혁개방 (2012-10-18) 

16. 신형대국관계와 한반도의 미래 (2012-11-22) 

17. 박 당선인에 우호적인 중국 언론 (2013-01-03) 

18. 역사의 흥망주기율과 중국 (2013-02-14) 

19. 북미 관계와 한국의 역할 (2013-04-04) 

20. 박근혜 대통령 방미가 남긴 과제 (2013-05-16) 

21. 한중 정상회담에 기대한다 (2013-05-30) 

22. 새로운 라운드의 북핵게임 (2013-06-27) 

23. 청과 조선의 관계가 남긴 교훈 (2013-08-08) 

24. [인터뷰 | 베이징대 진징이 교수] "중국에 과도한 기대는 금물" (2013-10-23)

25. 러시아의 동진전략과 한반도 (2013-11-21) [이하 유료] 

26. 시진핑의 '자기선택동작' (2014-01-09) 

27. 미국은 북한을 선제공격할 것인가 (2017-12-28) 

28. 핵을 포기하고 온 세상을 얻어라 (2018-04-26)

29. 중국 개혁개방 40년과 북한 (2018-06-14) 

30. 홍위병과 지식청년이라는 키워드 (2018-08-02) 

31. 일통백통의 새로운 패턴 (2018-09-20) 

32. 남북관계와 분단체제 극복 (2018-12-21) 

33. 북한은 왜 제재완화가 절실한가 (2019-03-21)

34. 다시 시험대 오른 남북관계 (2019-05-16) 

35. 남북한 제로섬관계를 뛰어넘어야 (2019-07-18) 

36. 북한 앞에 놓인 양날의 칼 (2019-12-12) 

37. 북한의 대남 무시, 어디가 끝일까 (2020-02-06)

[北京大学官网] 金景一先生讣告 (2020-11-09)

[腾讯网] 怀念著名半岛问题专家金景一先生

<내일신문>의 칼럼은 25번째 2013년 11월 21일짜부터 유료구독으로 설정이 바뀌어있다. 그리고 그 뒤 2014-2017년 사이의 칼럼은 무슨 문제인지 신문 사이트에서 키워드 검색에 걸리지 않았다. 이번 정리는 그 외의 문장들만 묶었음에 양해를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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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연변, 북경을 거쳐 교토에서 고전과 씨름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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