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글은 올해 2월 3일. 시간이 또 퍼뜩 지난다. 요즘 조금이나마 사전 통챌루 읽기 진도가 나간 만큼 끄적거려 보도록 하자. 

★가래토시(분포: 전역). 명사. 가래나무의 열매. 호두와 비슷하나 좀 갸름하며, 두껍고 거무데데한 껍질 속에 떫은 살이 조금 있다. 푸를 때 따다가 술에 넣어 약으로 쓴다. 

[참고] 이 지역은 '호두'가 없어 대부분이 제보자는 가래와 호두를 구분하지 못하고 통칭 '가래토시'라 한다. 

– 그게 가래토시오. 속에 이래 정마 잇구 굽어 먹습구마. 굽우무 딱딱해디는 거 그거 파먹으무 맛이 고소하구 어떻슴둥? 그게 가래토십구마. 조금 길쮹하구 똥골똥골하압구마. 기래 가래톳으 술에 불궈 어떻게 약으 하는가 하문 초복에 꺼 초복 전에 꺼 하르르 난 거 뜯어다 쏠아 말리워서 술에 불궈 약으 하압구마. 말은 아매약이라 하압데. 껍지 시퍼렇지 머. 맷매자디, 껍지는 맷매자구, 가래토시르 부수깨에다 굽어 씨르 따개무 영 고소하구 맛있어. 뺀질뺀질하구 껍질 뻿기무 파내무 샛하얗구. 그게 여물기 전에 약재르 쓰오. 칼르 쏠아서 뜯어말리워 술에 불궈 약으 하디. 껍지르 아이 바른다오. 발가서 파먹으무 맛이 잇습구마. 모양다리 이렇디. 불에다 파묻으무 벌어디디. 화릿도이다 파묻소. 꼬쟁이르 파먹소. [룡정 삼]

(그게 가래오. 속에 이렇게 정말 살이 있고 굽어 먹습니다. 구우면 딱딱해지는 거 그거 파먹으면 맛이 고소하고 그만입니다. 그게 가래입니다. 조금 길쭉하고 동글동글합니다. 그래 가래를 술에 불려서 어떻게 약을 하는가 하면, 초복에 난 것 초복 전에 여리고 가는 것을 따다가 썰어서 말려서 술에 불려서 약을 합니다. 흔히 말하기를 '아매약'이라 하더군요. 껍질이 시퍼렇지, 뭐. 껍질을 매끈하고, 가래를 부엌 아궁이에 구워 씨를 쪼개면 아주 고소하고 맛있어. 반질반질하고 껍질을 벗기고 파내면 새하얗고, 그것이 여물기 전에 약재로 쓰오. 칼로 썰어서 따 말려서 술에 불려 약을 하지. 그때 껍질을 안 바른다오. 발라서 파먹으면 맛이 있습니다. 생긴 모양이 이렇지. 불에다 파묻으면 벌어지지. 화로에다 파묻소. 꼬챙이로 파먹소.)

>> 나 역시 가래토시가 호두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둘이 다른 종이었음. 친척은 맞고. 어릴 적에 가래토시 거무스름한 걸 부수깨 아궁이에 구워서 작은 일자 도레바(드라이버)로 파먹은 기억이 돋아 남. 맛은 호두맛이랑 크게 차이 안났던 거 같은데 말이지. 근데 가래토시 술에 불린 것은 왜 이름이 '아매약'인지. 아매(할머니)들이 토속 약으로 마셨는가

구글 '가래' 검색 이미지

★가르-달아나다(분포: 전역). 동사. 1, 옆으로 달아나다. 2, 맞서거나 엇서며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다. 

– 오놀오느 모두 이 일으 하쟈구 하는데 뎌 사람우느 호분자 제 옳다구 가르달아니디. [도문 월청]

(오늘은 모든 사람이 이 일을 하자고 하는데, 저 사람은 혼자서 제 옳다고 엇나가지.)

– 언제나 뎌 사람은 어기메우더라, 가르달아나메. 반댈르 나간단 말입구마. 말으 바르 아니하구 언제나 삐뚜레르 가르달아나는 거. 이렇게 하라구 하무 뎌렇게 하구. 이짝이 옳으무 뎌짝으르 하구. 집이 세우는 거 어기메운다구 하압구마. [도문 월청]

(언제나 저 사람은 어긋나가더라, 옆으로 나가며. 반대로 나간단 말입니다. 말을 바로 아니 하고 언제나 삐뚜로 옆으로 달아나는 거. 이렇게 하라고 하면 저렇게 하고. 이쪽이 옳으면 저쪽으로 하고. 이렇게 고집을 세우는 것을 '어기메운다'고 합니다.)

>> 가르달아나다, 게걸음을 보는 것 같음. 너무 형상적인 말이지 않은가. 곁들여 같이 나온 '어기메우다'라는 말도 친근함. '어기매끼다'라고도 많이 썼는데. 일부러 남의 말 안 듣고 사람 애나게 하고 억이 막히게 하는 얄미운 사람들이 꼭 있었지. 청개구리도 아니고 참.

★가르-보다(분포: 전역). 동사. 옆으로 흘겨보다. 

– 그 밉광스럽운 게 옳이 볼 택이 잇소? 가르보디. [룡정 삼합]

(그 밉광스러운 놈이 옳게 볼 턱이 있소? 옆으로 흘겨보지.)

>> "자 나르 가르본다" 이와 비슷한 말, 한번 씩은 다 해보지 않았나? "어째? 가르보개?" 이건 걸고 드는 말. 눈동자의 흰자 면적이 그려지지는 않는가.

★가르-비늘(분포: 전역). 명사. 빨래할 때 물에 풀어서 쓰는 가루로 된 비누. 

– 가르비늘으느 이런 조만제 잇쟤이꾸 어떻소. 구거 서답우 풀어서 씿구, 깨까지 씿자무 서답비늘 통비늘으 발라 씿구. [룡정 삼합]

(가루비누는 이런 주머니에 있잖고 어떻소. 그거 풀어서 빨래를 빨고, 깨끗이 빨자면 덩어리로 된 빨랫비누를 발라서 빨고.)

>> 비닐로 포장된 것을 '조만제(조만지에) 잇'다고 ㅎㅎ 빨래를 이르는 '서답'이란 도 정겹네. 어릴 때 고향에서 장마당에서 어쩌다 하는 복권 현장 판매, 그때 말등(꼴등)이 가루비누였는데, 그것마저도 별로 당첨된 적이 없는 일인. 요즘은 가루비누는 커녕 액체 세제만 쓰는데… 상전벽해임…

하얀 고얘 가르비누

오늘은 제28페이지, 올림말 ‘가르쎃기’까지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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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

떠돌면서 듣고 모으고 배우는, 이야기 "꾼"이 되고싶은. 북에서 남으로, 서에서 동으로 돌다가 고전과 씨름하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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