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풍경]

어제까지만해도 앙상했던 것들이 흰꽃송이를 활짝 터뜨렸습니다.  지각하는 줄 알면서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동네산책]

오후,  취소된 약속을 아쉬워하며 산책을 했습니다.  

[노들강변 봄버들]

옛날 이곳엔 백로가 노닐고 수양버들이 울창하여 '노들나루'라 불렸습니다. 석벽 밑으로 강물이 흐르고,  절경이 펼쳐져 있어 전국의 명인들이 찾았던 산수좋은 곳이였다고 합니다.   그 뒤, 한강철교가 준공되면서 나루터로서의 기능이 점차 상실되어갔습니다.

… … 지금은 '노들강변'이라고 씌여진 표석만이 옛정취를 지켜주고 있습니다.

[한강대교의 중심부- 노들섬]

  내가 보아온 꽤 오랜 시간동안 이 곳은 모래더미와 잡초, 텃밭, 갈대숲으로 뒤덮인 도심 속의 내밀한  제3의 세계였다. 그러다가 얼마전  문화공간이라고 부르는 쎈터가 들어섰는데…  … 어쨋든 문화라는 것은 뭐든지 그냥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그 주범은 인간이다.   

[학창시절의 점수처럼]

묘비에 적힌 죽은자들의 이름은 이제 어느 누구에게도 이롭지도 해롭지도 않은 것이 되였습니다.

[김대중의 봉분]

양지바른 곳에 고적하게 자리하고 있는 김대중 전대통령의 봉분… … 멀지 않은 곳에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의 묘소가 이웃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이승만, 박정희…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이들의 공통점은 '죽었다'라는 사실입니다.

[사진찍는 처자]

이제 곧 져버릴 벚꽃, 그리고 언젠간 가버릴 청춘;  둘을 꼭 붙잡고 놓치고 싶지 않은가 봅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시간과 죽음에 맞서려는 항거의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어떤 마음이 그를 더 생각할가]

무덤이 있는 동산에 올라서니 지나간 누군가가 떠올랐습니다. 그를 생각하니 행복하기도 하고, 울적하기도 합니다.  둘 중 어떤 감정이 그를 더 많이 그리워하는것일까.

[무제]

벚꽃나무아래서 수다를 떨고 있는 여고생들… …  벚꽃나무가 벚꽃의 무게를 지탱할 수 없듯이, 교복은 터질듯이 만개한 그녀들의 몸을 온전히 담기 벅차한다. 

[슬픈 나무]

잘린 팔,  흰 눈물… 

이 글을 공유하기:

아먹

작가를 응원해주세요

좋아요 좋아요
29
좋아요
오~ 오~
0
오~
토닥토닥 토닥토닥
0
토닥토닥

댓글 남기기

글쓰기
작가님의 좋은 글을 기대합니다.
1.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의 초고는 "원고 보관함"에 저장하세요. 2. 원고가 다 완성되면 "발행하기"로 발행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