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눈에서 그냥 흘러나오지 않는다. 피와 살과 뼈에서 가장 따뜻하고 순결하고 정직한 것들이 진액처럼 가슴깊숙이에 방울방울 고였다가 길어올려진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세상과 부딪치며 상처를 입는다. 그 상처가 곪고 진물이 나고 피가 흐르다가 아물어간다. 그리고 또 긁히고 뜯기우고 베여지며 다시 상처를 입는다. 그렇게 상처에 상처가 덕지덕지 덧대여지게 된다. 삶은 그 흉터와 잔해들이 루락되지 않은채 엉겨붙으며 굳어지고 두터워진다. 따라서 사람들은 늘 밖을 향해 날카롭고 차겁고 까다롭고 건조하다.
그 모두를 뚫고 나오는 것이 눈물이다. 세상으로부터 또 자신으로부터 진지하게 몸부림치며 안간힘으로 지켜낸 것이다. 인간에게서 궁극의 지향으로 존재되여온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운 시를 쓰거나 읽으며 살아가고 문득이나 갑자기나 자기도 모르게 예상치 못한 일들에 괜히 가슴을 떨며 감동한다. 그렇게 마침내 눈물을 흘린다. 실제로 한번도 그 고유의 것을 버려본 적은 없었기때문이다.
새로 돋아난 풀잎에 맺히는맑은 이슬같은, 아기의 발그스레한 고운 뺨같은,작은 풀꽃이 내뿜는 여린 숨결같은, 곱고 따스한 살결같은, 해비를 맞은 촉촉한 머리털같은… 그러한 것들이 눈물에는 남아있다. 그러한 눈물이기에 우리는 감히 서로를 적시며 뜨겁게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눈물은 다른 한 눈물을 마르지 않게 한다. 한 눈물은 다른 한 눈물을 썪지 않게 한다. 아니라면 우리는 눈물을 고고학 전시실이나 기념품가게에서 만나야 했을 것이다. 무엇이 세상에서 이렇게 오래 눈부시게 흐를수 있을가. 눈물은 인간본연의 언어며 몸짓이며 영혼이다. 인간에 대한 애정이며 련민이며 구원의 상징이다. 눈물이 고갈되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은 결코 인간다움이 훼손될 수 없다는 뜻이다.
아름답고 오래된 그리움을 간직한 그 사랑스러운 존재에게 나의 눈물을 바친다. 사람은 원래 그러하였다는 온전하고 깊은 본질을 깨닫는 순간이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