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났다.
차에 치이는 순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간이 쪼개져 늘어나고 있었다. 하… 엎드려 있는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나는 차가 내 몸을 깔고 지나갈까봐 두려웠다. 그리고 차문이 열리고 사람 다리가 보인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주차장 경비 아저씨 "119구 불러!".
차주인은 그의 어머니 집에 가는 길에 나를 치었다. 경찰이 와서 사건 기록하니 핸드폰도 면허증도 안갖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내가 지나가는 것을 못봤다고 말하며 우회전 하는데 내가 갑자기 튀어 나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가 외국인인걸 알고 무척 골치 아파했다. 골치 아픈 심정만큼은 이해한다.
119응급차가 오고 병원 관계자는 내가 멀정하게 서있는거 보고 병원을 갈건지 묻는다. 나는 이 상황에 보통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다. 관계자는 본인의 상태에 따라 병원에 이동할지 결정하면 된다고 했다. 경찰한테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다. 경찰은 당연히 먼저 병원 가서 검사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미 사건 기록을 했으니 접수번호라는 것이 문자로 뜨면 보험처리가 된다고 했다.
나는 그제서야 병원에 가기로 결정했다.
병원에 갔다. ct검사를 하고 살짝 벗겨진 무릅과 손바닥을 처치하였다. 담당 경찰이 전화왔다. 오늘 경찰서에 들러서 사건을 정식으로 접수하면 더 좋다고 했다. 나는 경찰서에 갔다. 늦은 시간이지만 사건을 담당한 경찰 아저씨는 친절하셨다. 그리고 cctv를 확인 하셨는지 이미 사고 당시 시뮬레이션 그림이 프린트 되었다. 의료 보상은 상대방 자동차 보험사가 해줄 것이고 보험이 안되면 경찰이 직접 나서서 배상하도록 청구할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셨다. 감사하고 든든했다. 오는 길에 골반통증이 조금씩 시작해서 다음날 한의원에 갔다.
한의원 선생님께서 다른 후유증이 몇일 뒤에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3주동안은 매일 내원하라고 말한다. 그 후엔 몇 일 간격으로 오라고 하셨다.(6개월 동안)
보험사는 전날 응급실 ct 비용을 오늘 바로 입금해주셨다. 그리고 혹시 몸이 괜찮다면 상대측과 협의하여 손해배상 금액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물었다.(내 귀엔 '먹고 떨어져라'라고 들렸다.) 나는 적어도 3주간 매일 진료해야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는 그럼 1주일 뒤에 나의 안부를 다시 묻겠다고 말했다. 불쾌 했다.
그 후 내 눈엔 승용차 밖에 안보인다. 전엔 겁없이 지나가던 좁은 횡단보도마저 이질감이 든다.
기계(자동차)와 인간. 나는 물리치료 받는 동안 처음엔 이것이 기계화 시대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보통 기계가 고장나서 사고나는 경우 보다 인간이 규칙을 지키지 않아서 사고나는 경우가 더 많을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한테 조금 미안했다. 적어도 너의들은 고장나지 않은 이상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니까. 자율주행(无人驾驶)의 수요에 대해 조금 공감이 갔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진짜 기계만 믿게되는 세계가 도래할까봐 불안했다.
이 과정에서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한 사회의 질서를 바로 잡아주는 직업군(경찰, 보험사, 의사 등) 들의 역할이다. 아주 새삼스럽게 이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이 험한 세상에서 치열하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구나…
나는 나와 거리가 먼 직업종에 대해, 아니 세상 모든 직업종에서 열심히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해, 그들이 한 개인으로써 자신의 직업에서 감수하고 있는 책임과 위험에 대해, 대신 슬펐고 또한 존경스러웠다.
나는 아주 빠르고,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나의 권익을 보상받았다.
그렇다면 이대로 해피엔딩일까?
차주인은 우회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았지만 내가 갑자기 튀어 나왔다는 웅변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합의를 재촉한다.
나는 정작 잘못한 사람한테서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받지 못하고 경찰, 보험사, 의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하게 되었다.
20211129
(20211202수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