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원래 세계조선족글짓기대회 제28편 투고를 편집하려고 컴퓨터를 켰다가, 잠간 우리나무에 들리는 사이에 푹 빠져버려 결국 편집작업을 잠시 뒤로 미루고 나 자신의 글을 쓰게 되었다.
글 쓰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남의 문장을 편집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 고통스러운 일일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낀다. 내 마음속에 할 이야기가 많고, 내 머리속에 적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때는 남의 글이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내 마음을 비워놓고, 내 머리속을 비어놓을 때에만이 남의 이야기가 읽혀시고 남의 체험속에 들어가 그 속에서 풍부하고 다채로운 세상을 체험하며,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많은 것들을 배울 수가 있게 된다.
글 쓰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이기도 하고, 또한 알지 못했던 자신의 내면세계로의 탐험이기도 하다. 지금 시대에서는 많은 젊은이들이 핸드폰에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내용들에 정신이 빼앗긴 나머지, 남들이 마음과 정성을 담아 남겨놓은 유익한 글들을 읽는 여유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고 자기자신의 마음속을 여행하는 취미마저 잃어가고 있다.
세계조선족글짓기대회는 일본조선족경제문화교류협회에서 주도한 전세계조선족들을 대상으로 한 글짓기응모 활동이다. 모든 활동이 다 그러하듯 경제적인 뒷받침이 없이는 진행이 될수가 없다. 그래서 이번 활동은 협찬기업, 협찬개인, 주최측, 발표미디어, 투고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을 선택하여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행운스럽게도 나는 이 크다란 활동의 일부인, 글 발표하는 미디어의 편집의 신분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나의 직책은 이미 초기 심사를 마치고 발표가 결정된 문장을 미디어에 편집하여 발표하는 작업이었다.
활동전체를 아는바가 아니기에 활동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편집으로서의 개인적인 느낌과 자신에 대한 반성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솔직히 말해서 투고되는 글들을 다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모든 투고속에는 그 글 쓴이의 마음이 담겨있고, 그 글 뒤에는 하나하나의 생생한 인생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글들을 자세히 읽지 못한 이유는 내 마음속에 들어있는 편견과 자기생각이 너무 많았던것 같았다. 글들을 하나하나 편집하여 발표하면서, 나는 자신에게 타이르고 있다: 마음을 비워라, 그리고 나랑 같지 않은 인생들에 귀를 기울여라, 인생은 한가지 정답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같지 않은 인생들을 맛봄으로서 너의 마음은 비로소 부유해진다…
그리고 이 수행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두번째로 반성하고 싶은것은 나 자신의 참여태도였다. 일본에 있는 조선민족은 우리 세대가 막을 내리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이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공감이 되듯이 되어있다. 왜냐하면 우리들의 아래 세대들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 교육을 받고 우리말 보다는 한어를 우선으로 배우게 되고, 우리의 문화습관과 언어를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대회는 바로 이러한 사라지는 문화를 조금이라도 살리고자 진행한 활동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여기에 협찬한 기업이나 개인들도 모두 돈이 남아돌아서가 아니라 우리 민족에 대한 우려와 안타까움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은 여전히 사라지고 있다… 국내도 그렇지만 세계적으로도 조선족은 점차 세계각지에 융합되어 짙은 색채를 잃어가고 있다.
애 키우고 돈 버는것을 최우선으로 두다보니 편집이라는 직책을 짊어졌으면서도 최선을 다하지 못한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다. 하지만 민족의 대의를 앞에 두고, 개인의 힘은 너무나 약했고, 민족발전이 우선이냐 개인이 우선이냐 하는 선택길에서 나는 개인을 선택한 것이었다. 그 죄책감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조선족들의 발전에 조금 기여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지금 이렇게 우리나무에 우리말로 글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민족문화 라는 것은 너무나 크고 무거운 주제라서 감히 다루지 못하겠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한때는 그런 정책의 혜택을 받아왔고, 또한 부모와 선조들이 그러한 문화를 지켜옴으로 인하여 보다 짙은 문화특색을 가지고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과 기억들을 창조해 왔었고, 그것을 이어가자는 생각을 놓아버린 적이 없었다.
서쪽으로 지는 해는 개인힘으로 멈출수가 없다. 하지만 그 해가 지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우리말 카메라로 기록해 둘수는 있다. 한 글쓰기 좋아하는 자로서, 그 흐름에 몸을 담고 함께 퇴색하는 역사가 되어 가면서, 나도 그 순간들을 기록하는 하나의 카메라가 되련다.

이리 심각하게 반성을 하시면서 편집을 하셨군요. 인테넷에 응모글 올리는 것 말고 내용에 대해서도 하십니까?
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편집하지 않습니다. 편집이라고 하지만 어찌보면 저는 기술쪽으로 치우치는 작업이라 내용이나 조선어문법등에 대하여 전문적인 의견을 제기할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내용은 따로 심사하고 경우에 따라서 일부 용어나 구절에 대해 편집해주시는 분이 있답니다. 때로는 사투리언어나 정치적인 내용이 있어 일부 삭제하거나 단어를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옆에서 목격은 했습니다.
올라오는 투고들마다 작성자의 단어 사용습관과 지역적인 사투리들이 끼어있다보니, 어느정도 까지 내용에 대해 편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 도를 장악하기가 쉽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우리나무가 소중한 일을 하고 있음을 다시 깨닫게 해주시네요
예. 공감입니다. 그래서 저도 요즘따라 우리나무에 자주 들려 우리말로 글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를 지켜가고 우리의 삶의 모습들을 기록해가는데, 외부의 압력이나 심사의 간습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장소라고 생각합니다.